[Hi #리뷰]'꾼', 어디선가 본듯한 케이퍼무비 답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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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은 잘 만들어진 영화다.
이 부분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서 감독이 '꾼'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예고편에서도 등장했듯이 "의심은 해소시켜주면 확신이 된다" "감당 못할 텐데" "판 다시 짜야죠" 등 만약 '꾼'이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면 유행하게 될 대사들이다.
현빈의 원맨쇼라고 해도 무방하기에 '꾼'은 현빈의 새로운 대표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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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은 잘 만들어진 영화다.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잘 되는 상업영화의 모범답안을 뽑아 새롭게 정리한 듯하다. 유쾌하고 깔끔하지만 이미 우리는 다른 영화의 같은 장면에서 환호한 바 있다.
8년 전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은 억대 사기를 치고 동남아시아로 도망을 친다. 그는 해외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잘 살아있다. 황지성(현빈 분)의 아버지(정진영 분)는 장두칠을 해외로 빼돌릴 당시 도움을 주다가 죽임을 당한다. 이에 황지성은 장두칠을 잡으려 한다.
수석 검사 박희수(유지태 분) 역시 장두칠을 잡기 위해 사기꾼 황지성과 손을 잡고, 박희수의 뒷일을 봐주던 사기꾼 무리인 고석동(배성우 분), 춘자(나나 분), 김 과장(안세하 분)도 이 일에 합류한다. 이후 장두칠의 오른팔 곽승건(박성웅 분)을 만나면서 사건은 점점 더 커진다.
내용만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하다. 결국 영화를 보는 내내 끊임없이 다른 작품들이 떠오른다. 모델 같은 비주얼의 구성원들이 워킹을 할 때는 ‘도둑들’을 보는 것 같고, 본격적으로 사기를 치는 현빈의 모습은 ‘검사외전’의 강동원, 멤버들의 구성은 ‘기술자들’이나 드라마 ‘파수꾼’, 조희팔 사건을 모티프로 해 희대의 사기꾼을 잡으러 다니는 구성은 ‘마스터’와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 소재가 같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같은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그리고 어떤 철학을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꾼’은 소재부터 구성, 콘셉트까지 어느 하나 신선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특히 캐릭터를 소비하는 방법은 조금 민망하다. 리더격의 남자1, 웃기는 남자1, 기계를 잘 다루는 남자1, 화려한 외모로 남자들을 현혹시키는 여자1까지, 사기를 치거나 일을 꾸밀 때 구성되는 멤버들은 매번 이런 조합이다. 시리즈물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다만 다른 점을 찾자면 사기를 치는 대상과 사기를 당하는 인물이 예상과 다르다는 것. 이 부분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서 감독이 ‘꾼’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한 명의 사기꾼인 개인을 처단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권력 지향적 인식과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교훈성을 더한다.
또 ‘꾼’의 최대 미덕은 배우들의 비주얼과 연기를 보는 즐거움으로, 킬링타임으로는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기꾼을 잡는 사기꾼’들이 메인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타짜 앞에서 밑장을 빼는’ 행위들 또한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다. 인상 깊은 대사들도 많이 등장한다. 예고편에서도 등장했듯이 “의심은 해소시켜주면 확신이 된다” “감당 못할 텐데” “판 다시 짜야죠” 등 만약 ‘꾼’이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면 유행하게 될 대사들이다.
해당 대사를 내뱉는 현빈은 밝은 에너지와 넘치는 끼로 관객을 홀린다. ‘공조’로 흥행을 맛본 그는 모든 면에서 물이 올랐다. 치고 빠질 때를 알고 펄펄 날아다닌다. 현빈의 원맨쇼라고 해도 무방하기에 ‘꾼’은 현빈의 새로운 대표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조연들도 화려하다. 감독은 코믹과 진지함 다 되는 배우들인 배성우-나나-안세하-박성웅 등을 캐스팅해 그들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냈다. 특히 명품 조연으로 불리던 배성우는 웃음 코드를 담당하며 감초 연기의 최대치를 선보인다. 현빈과 ‘앙숙 케미스트리’를 자아내는 그는 한 신 한 신 모두 살려낸다. ‘굿 와이프’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나나는 첫 스크린 데뷔작인 ‘꾼’에서도 제대로 녹아들며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오는 22일 개봉.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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