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표 -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니다

이재용 2017. 7. 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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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70] 재무제표. 경제생활을 하는 우리에게는 친숙하지만 왠지 막연하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이다. 그것이 가진 의미를 알고 있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새발의 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정말 조금만 공부하면 회계에서 조족지혈 수준을 넘어서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항목에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주석이 있다. 사실 뒤의 세 가지는 회계사나 회계재무팀 등 그들만의 것이라는 느낌이 들고, 회계 초보인 우리들은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본다. 하지만 때로는 뒤의 내용에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을 때도 있다. 오늘은 그중 현금흐름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기업의 경영자, 주주, 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재무제표를 본다. 실제 기업의 재무제표는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보통 20~30페이지 이상이며, 100페이지를 넘는 경우도 많다. 그럼 그들은 재무제표의 그 많은 내용 중에 어떤 것을 가장 먼저 볼까? 필자가 보건대 그것은 십중팔구 손익계산서이며 그중에서도 당기순이익이다. 어떤 회사가 1년에 얼마의 이익을 내는지 아는 것은 그 회사를 이해하는 가장 쉽고 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당기순이익은 모든 것의 척도이다. 그것은 경영자의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이며, 투자를 결정하는 척도이며, 때로는 구직자가 취업을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당기순이익은 중요하며 당기순이익에 대한 우리의 신뢰는 굳건하다.

그런데 당기순이익이 좋아보여도 갑자기 무너지는 회사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이익이 잘 나는 것과 돈을 잘 버는 것은 조금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잘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실적이 안 좋아지는 이유는 매우 많지만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영업이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부채를 갚을 현금이 없는, 소위 말하는 '흑자도산' 같은 상황이다. 물론 당기순이익에도 여러 가지 위험을 미리 반영하여 적절히 차감된 금액으로 표시하도록 회계는 규정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기업에 실제 발생하고 있는 현상보다는 조금 느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더 빨리 알아볼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은 현금흐름표를 보는 것이다. 현금흐름표는 말 그대로 현금의 흐름을 나타낸다. 일정 기간 동안 보유한 현금이 늘었으면 플러스 금액으로, 줄었으면 마이너스 금액으로 표시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표에서는 현금흐름을 몇 가지 활동으로 구분해서 표시한다는 것인데, 현금흐름표를 보기 전에 회사의 활동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자. 회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굉장히 복잡하고 종류도 많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회사에서 하고 있는 활동을 나열해 보라고 한다면 최소한 10가지 이상은 쓸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회사라는 것은

1. 누군가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아서(재무활동)

2. 어떠한 것에 투자(시설, 기술, 사람 등)를 하고(투자활동)

3. 무언가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영업활동)

이런 것들이 회사가 하는 모든 활동의 기본 구조이다.

즉 그 기업의 자금 조달 현황, 투자 현황, 영업실적을 아는 것은 그 기업의 근간을 아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내용은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를 통해서도 유추해 볼 수 있으나 현금흐름표는 아주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아주 간단한 양식의 현금흐름표 요약본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금흐름표는 1년 동안 얼마의 현금이 늘었거나 줄었는지 표시해주며(Ⅵ) 그 이유를 영업(Ⅰ), 투자(Ⅱ), 재무적인 관점(Ⅲ)에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상기의 표를 통해 유추해 보자면 이 회사는 2.5억원을 빌려와서, 2억원을 투자했고, 영업을 통해 3억원을 벌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당기순이익인 2억원과는 조금 다른 결과라는 사실만 기억하고 자세한 내용은 무시하자.

그럼 이번에는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함께 보자. 아래 손익계산서는 실제 어떤 기업의 손익계산서의 요약본이다. 잠시 한번 살펴보자.

위 손익계산서의 첫인상이 어떠한가? 수익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매출액 714억 대비 당기순이익률(2.7%)이 높지 않은 편)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이익이 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괜찮은 상황인 것 같다. 그럼 이번엔 해당 회사의 현금흐름표를 한번 살펴보자.
2년 동안 상당히 많은 금액을 재무활동을 통해 조달했으며(173억 및 226억), 무언가 굉장히 많이 투자했는데, 최근 연도의 영업현금흐름이 좋지 않다. 즉 상당히 많은 매출(714억)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이 19억원이었으나, 그 영업을 통해 실제 현금은 79억원을 잃었다는 뜻이니 뭔가 좀 이상하다.

이는 현금흐름의 상황이 좋지 않은 회사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경우는 물건을 팔았지만 수금이 잘 안 되거나, 재고가 계속 쌓여 팔리지 않는 등 소위 말해 돈이 잘 돌지 않는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어쨌든 회사를 유지하는 것은 분명 돈(현금)인데, 영업을 통해 돈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될까?

현금흐름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1.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면, 현금이 부족하게 되고

2. 계속해서 돈을 빌려오게 된다.(재무활동현금흐름 플러스)

3. 그래도 부족하면 가지고 있는 재산을 팔게 마련이다.

그럼 투자활동에서 돈이 들어오니 투자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가 된다. 이것이 기업에게 가장 안 좋은 신호인데, 투자자산을 팔다 보면 계속해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설비, 인력, 기술이 부족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영업활동은 더더욱 안 좋아지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와 반대로 한번 생각해 보자

1.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벌어들이(+)는 회사는 현재 상황이 좋다는 뜻이며,

2. 투자활동에 많은 현금을 투입(-)하는 회사는 앞으로 잘될 가능성이 높으며,

3. 재무활동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갚아나가는(-) 회사는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한다.

현재까지 이야기한 것처럼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상황을 좀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현금흐름표를 알게 되면 '회사가 현재 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며, 이익이 나고 있다고 해서 좋은 상황이라고 이야기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으로 우리가 재무제표를 볼 때 재무상태표 및 손익계산서와 더불어 현금흐름표를 더하여 종합적으로 살펴 볼 수 있다면 회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력은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확실하다.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외부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계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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