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소비자협회가 발간한다. 1936년 창간해 80년 역사를 자랑한다. 컨슈머 리포트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7,000개 넘는 품목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공유하기 때문이다. ‘늘 제대로 구매하세요(Buy right every time).’ 컨슈머 리포트가 앞세운 슬로건이다.
자동차는 컨슈머 리포트가 가장 자신하는 평가 중 하나다. 전문 인력은 물론 자체 테스트 시설까지 갖췄다. 컨슈머 리포트는 해마다 신뢰도 높은 차와 낮은 차를 각각 10대씩 뽑는다. 지난 19일, 올해도 어김없이 2017년 베스트 10, 워스트 10 자동차를 발표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번 조사를 위해 지난 1년간 소비자의 칭찬과 불만에 귀 기울였다.
컨슈머 리포트가 신뢰받는 비결은 광범위한 표본 조사다. 가령 각 차종마다 실제 오너 200~400명에게서 정보를 수집한다. 올해만 64만 대의 정보가 컨슈머 리포트를 거쳐 갔다. 평가 목록은 엔진과 변속기, 전기장치, 공조기, 실내품질 등 17가지. 2017년, 내구성과 성능에 의심이 가거나 소비자가 불만을 느낄만한 점이 많은 자동차 10대를 소개한다.
10위 쉐보레 카마로

컨슈머 리포트는 쉐보레 카마로의 핸들링과 주행 성능을 높게 샀다. “V6 3.6L 가솔린 엔진의 기본형과 V8 6.2L 가솔린 엔진을 품은 SS 모두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멋진 디자인도 카마로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전했다. 하지만 후방 시야를 방해하는 작은 창문은 ‘형편없다(atrocious)’고 말했다. “에어컨을 켜면 손이 시려 변속하기가 싫어질 만큼” 낮게 자리한 송풍구도 감점요소였다.
9위 메르세데스-벤츠 GLC

GLC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좌절감을 느낄 정도로 복잡한 인포테인먼트는 GLC의 멋진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치는 요소”라고 설명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값비싼 옵션도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긴급제동과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등 안전 기술을 넣기 위한 추가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덧붙였다. “GLC를 다시 구매하겠냐”는 질문에 긍정적 대답을 한 소비자 비율은 75%. 포르쉐 마칸보다 낮고 BMW X3보단 높았다.
8위 재규어 F-페이스

“핸들링 좋은 SUV 중 하나.” 재규어 F-페이스에 대한 칭찬은 딱 여기까지다. 실내에 대한 불만이 화면을 빽빽하게 채웠다. 독일 경쟁차와 비교해 ‘조악한 실내 품질’, ‘시끄러운 실내’, ‘후방 시야를 방해하는 창문’ 등의 불만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을 때도 많다”고 전했다. GLC와 마찬가지로 F-페이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컨슈머 리포트는 “단순한 조작도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7위 GMC 아카디아

아카디아는 GM 산하 브랜드 GMC의 중형 SUV다. 길이×너비×높이는 4,917×1,915×1676㎜로 싼타페 보다 크다. 컨슈머 리포트는 아카디아의 넓은 3열 좌석을 칭찬했다. 핸들링과 안정적인 몸놀림에도 놀란 눈치다. 하지만 “조악한 실내 마감에 고급차 가격표를 붙였다”며 비싼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 실내 품질을 지적했다. 시트에 요추 지지대가 없고, 모든 창문이 오토가 아니라는 점도 불만으로 손꼽혔다.
6위 피아트 500

피아트 500은 작은 차체가 가진 장점이 돋보였다. 소비자들은 민첩한 핸들링과 빠르게 오르내리는 엔진회전수, 쫀쫀한 수동 기어의 매력을 가진 피아트 500에 흠뻑 빠져들었다. 컨슈머 리포트는 “진짜 운전을 하고 있는 기분”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500은 IIHS(미국 고속도로 보험협회)가 실시한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최하 점수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안전요소 하나만으로, 피아트 500은 신뢰할 수 없는 차 6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 포드 포커스, 4위 피에스타

포드 포커스와 피에스타는 각각 5, 4위를 차지했다. 신뢰도 낮은 자동차 Top10에 2차종이 오른 브랜드는 포드가 유일하다. 포커스는 동급 소형차 중 상대적으로 좁은 뒷좌석이 흠이었다. 29대의 콤팩트 카 중 27위를 차지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낮은 속도에서 울컥거리는 듀얼클러치 미션도 포커스의 문제로 꼽았다.

피에스타 평가는 칭찬으로 시작한다. “작은 크기에 최고출력 120마력을 뿜는 1.6L 엔진을 얹어 운전 재미(Fun to Drive)와 연비 효율을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고 2만4,985 달러(약 2,800만 원)의 비싼 가격이 피에스타의 매력을 깎아 내렸다. ST 모델에서 고를 수 있는 레카로 시트는 “모든 체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평가받았다.
3위 볼보 XC90

리프 스프링(Leaf Spring)이 볼보의 기함 XC90의 덜미를 잡았다. 컨슈머 리포트는 “승차감이 다소 단단하다. 옵션으로 에어 서스펜션을 달면 좀 나아지지만 추가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하지 않은 SUV라는 점도 불만요소였다. 높은 실내 마감과 볼보 시트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실용성 떨어지는 3열 공간과 운전을 방해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불만거리로 남았다.
2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컨슈머 리포트는 “에스컬레이드의 주행성능이 동급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고 전했다. 특히 제동성능이 에스컬레이드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심지어 “멈출 수 없다(Can’t stop)”는 표현까지 나왔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좁은 실내도 불만이다. 2열은 시트가 불편하고, 3열은 좁아서 문제다. 컨슈머 리포트는 “과연 9만 달러를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 묻고 싶다. 쉐보레 서버밴이나 GMC 유콘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1위 테슬라 모델 X

모델 X는 1위답게 부족한 점이 가장 많았다. 문이 하늘을 향해 열리는 ‘팔콘 윙(Falcon wing)’부터 주행가능 거리까지 문제점도 다양하다. 멋진 디자인을 자랑하는 팔콘 윙의 문제는 여닫는 시간이다. 컨슈머 리포트는 “너무 느려서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커다란 앞 유리창은 두 가지 허점을 드러냈다. 햇빛이 너무 많이 들어와 시야를 방해하고 주행 중 바람 소리가 심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대개 SUV는 2열 시트를 접어 넓은 짐 공간으로 변한다. 하지만 모델 X의 2열 시트는 폴딩할 수 없다.(2017년 형부터 폴딩 가능)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인 주행가능거리도 꼬집어 말했다. 테슬라가 발표한 모델 X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414㎞(90㎾h 기준). 컨슈머 리포트는 “자체 시험 결과 230마일(약 370㎞)에 그쳤다”고 전했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