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 X파일>長壽물질 함유한 랍스터

고급 음식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랍스터(lobster·바닷가재)가 과거엔 복어처럼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17∼18세기 미국에선 가난한 사람을 위한 음식이었다. 당시엔 죄수용 음식으로 돼지·염소의 사료로 쓰이거나 비료로도 뿌려졌다. 매사추세츠주는 ‘계약 노예’에게 매주 두 번 이상 가재를 먹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랍스터에는 캐나다에서 카리브해까지 대서양 서안에서 서식하는 미국 랍스터와 대서양·지중해에서 잡히는 유럽 랍스터 등 두 종류가 있다.
영양적으론 저열량·고단백·고칼슘 식품이다. 100g당 열량은 89㎉, 단백질은 19g, 칼슘은 96㎎이다. 몸에 유익한 마그네슘, 칼륨, 아연이 각각 43㎎, 230㎎, 4㎎ 들어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EPA 등 오메가-3 지방도 풍부하다.
다른 가재류와 마찬가지로 랍스터도 첫 번째 집게발이 강력 파워를 자랑한다. 집게발을 프랑스인은 ‘오마르(homard)’, 독일인은 ‘호마(hummer)’라고 부른다. 둘 다 ‘망치’란 뜻이다. 10㎏짜리 랍스터 집게발은 사람 팔을 부러뜨릴 수 있을 정도다. 포획한 랍스터의 집게발을 고무 밴드로 묶은 뒤 시장에 내보내는 것은 그래서다.
랍스터라고 하면 ‘레드’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 몸 색깔은 짙은 초록색·노란색·짙은 파란색이다. 불에 익히면 선명한 붉은색으로 변한다.
랍스터 몸속의 녹색 물질은 타맬리(tomalley)라고 하는 일종의 간(肝)이다. 이 부위가 맛있다고 여겨 일부러 찾는 사람이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비성 패류 독소(PSP)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타맬리에 PSP가 다량 함유돼 있어도 랍스터 살을 먹는 것은 안전하다는 것이 FDA의 평가다. 랍스터는 토막 내어 보관하면 특유의 단맛이 사라져 맛이 떨어진다. 되도록 통째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조리할 때도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랍스터는 클수록 속살도 꽉 차 있으므로 큰 것이 상품이다. 다리를 눌러보면 속이 꽉 찼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 랍스터는 장수·노화 분야에선 연구 대상 생물이다. 2009년 1월 미국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선 9㎏짜리가 선을 보였다. 이 랍스터의 나이는 140년쯤으로 추정됐으며 바다로 되돌려 보냈다. 올 6월엔 132년으로 추정된 랍스터 ‘루이’가 ‘미국 랍스터 주간’을 맞아 20년간 갇혀 있던 수조에서 벗어나게 돼 화제가 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2013년 9월 18일자 지면엔 “랍스터가 영원한 삶의 열쇠를 쥐고 있을 수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미국 랍스터는 생물학적으로 ‘불멸’이 되게 하는 화학물질을 몸에 갖고 있다. 텔로머라아제란 효소다. 이 효소는 수명을 좌우하는 텔로미어(telomere·염색체의 말단 부분)의 파괴를 막는다. 대부분 동물은 성적으로 성숙하면 더 이상 자라지 않지만 텔로머라아제를 가진 랍스터는 계속 성장한다. 막 태어난 새끼 랍스터는 길이가 평균 8㎜ 정도이지만 지금까지 잡힌 것 중 가장 무거운 것은 무게가 20㎏에 달했다. ‘사고’로 사지가 절단돼도 재생된다. 먹이가 부족하면 서로 잡아먹기도 하므로, 야생에선 수컷은 평균 30년, 암컷은 50∼60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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