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 "결혼, 겁 많아져..연상+동종업계 선호"[인터뷰]

손효정 2017. 11.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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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지현우를 만난 날은 갑자기 다가온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린 날이었다. 그러나 그와의 만남 후, 두꺼운 외투를 입지 않을만큼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현우를 인터뷰어(interviewer)로 만난 것은 두 번째다. 2014년 KBS2 '트로트의 연인' 종영 인터뷰를 했다. 3년 만의 만남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터뷰 후, 힐링을 받은 느낌이 똑같이 들었다. 그러나 지현우에게서 느껴지는 온도가 달랐다. 

당시 기사에 지현우를 '거센 파도가 지나간 후의 고요한 바다'라고 그를  표현한 바 있다. 지금은 이전보다 한결 편안해지고, 밝아졌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을 건넸다. 지현우는 잘 모르겠다는 듯이 가만히 미소 지었다. 

지현우는 최근 MBC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을 마치고, 밀린 TV 프로그램을 몰아봤다고 했다. 그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tvN '어쩌다 어른'과 JTBC '톡투유'. 그래서일까. 지현우와의 인터뷰는 그가 좋아하는 프로그램들과 닮았다. 

한 마디로 인간적이었다. 지현우의 공간에 초대받아, 대화를 한 느낌이다. 질문과 답만 오간 형식적인 인터뷰가 아니라, 소통이 됐다는 뜻이다. 지현우는 "오전에는 무엇을 하고 왔냐", "여자들이 드라마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이냐" 등 궁금한 점을 기자들(인터뷰는 2~3명씩 진행됐다)에게 물었다.

무엇보다 지현우의 현재 관심사 중 하나는 연애와 결혼으로 보였다. 지현우는 기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나이와 결혼 여부를 물었다. 그리고 기자들의 생각을 듣고 공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현우는 '도둑놈, 도둑님' 종영 후 결혼식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고. 그래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주변에 친구들도 결혼을 하고 애기가 한둘씩 생기니깐, 그런 상상은 해보죠. 진짜 내 새끼면 기분이 어떨까, 예쁘겠구나하고요"라고 말하는 지현우. 하지만 반전 고백이 이어졌다. 사랑에 겁이 난다고. 

"서른이 넘고, 일에 대한 욕심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그러면서 연애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귀찮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말을 진짜 잘 지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20대 때는 그런 게 없었는데 서른이 돼서는 겁도 많이 생기고, 연애를 하게 되면 결혼까지 할 것을 생각하게 되고…그 사람을 알기도 전에 편견을 갖게 되고,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으면 오만도 생기는 것 같고. 그러다보니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지현우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원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일하면서 만날 확률이 저희는 높죠"라면서 동종업계에서의 만남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소개를 받아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잖아요. '첫눈에 반했어요'가 아닌 이상 보통 겪어봐야 아니까요"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연하남'답게 실제로도 주로 연상을 만나온 지현우. 그는 현재도 연상을 선호한다고.

"어려서부터 선배들과 작업을 많이 했고, 형(지현수) 친구들하고도 어울리고 그런 환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연상이 편한 게 확실히 있죠. 후배들이 많이 생기니깐 내가 선배로서 뭔가를 망가지면 안 된다 그런 이상하게 생기는 것 같아요. 편하게 날 놓고, 다가가고 대화하고 그런 것이 어려워진 것 같아요. 선배들보다 후배들을 대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아날로그 감성을 품은 지현우는 트렌드를 자신이 못 따라가고, 못 읽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요즘은 후배들과 얘기할 때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DJ할 때는 신세대 노래를 알고 그랬는데, 요즘은 방탄소년단이 그렇게 핫한데 아는 노래가 없어요. 하하."라면서 웃었다. 지현우는 옛 감성의 작품도 그리워진다고.

"'올드미스 다이어리' 같은 작품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죠. 그때는 정말 신인이었고 아무것도 몰랐고, 마냥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신)원호 형도 잘 돼서 좋고, 김석윤 감독님과는 '송곳'도 같이 했죠. 우리나라에 시트콤이 많이 없어졌잖아요. '남자셋 여자셋', '논스톱', '세친구' 같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대중들도 많이 보고 웃을 수 있고, 배우들도 부담없이 연기할 수 있고 좋은 것 같아요."

레코드샵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연예계에 입문한 소년.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배우가 됐고, 22세의 나이에 '국민 연하남'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로부터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 동안 지현우는 30대가 됐고, 연기의 맛을 알게 됐다. 주연 배우로서 어깨도 무거워졌다. 지현우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걸어가면서, 자신의 색을 잃지 않으려 한다. 사랑에 소심해졌다는 그가 대중의 변함없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아직 많이 오지도 적게 가지도 않았단다.'라는 지현우의 노래 속 가사 한 구절이 떠오른다.

"아직 다음 작품이 정해진 것은 없어요. 좀 쉬면서 천천히 보고 싶어요. 예전에 '올드미스 다이어리' 할 때만 해도 저희가 끌고 가고 시청자들이 따라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대중의 반응이 빠른 것 같아요. 캐스팅부터 시작해서 말이 많으니깐, 신중하게 선택해야할 것 같아요. 그동안 저 스스로도 흔들린 작품이 많았어요. 뿌리를 지켜서 흔들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드림티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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