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Wardsauto)가 최고의 엔진 10가지를 선정했다. 올해엔 ‘단골손님’인 독일차들이 실종됐다. 반면, 토요타와 혼다, 인피니티 등 일본 제조사의 엔진이 무려 4가지나 올랐고, 현대자동차의 V6 3.3L 가솔린 터보 엔진도 수상했다. 이외에도 쉐보레 볼트 EV의 파워트레인도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참고로 워즈오토는 지난 1995년부터 매해 10가지 엔진을 추려 상을 준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로 제한하며, 선정 기준도 매우 까다롭다. 가령, 자동차 가격은 6만1,000달러(한화 약 6,650만 원)를 넘지 않아야 한다. 워즈오토 소속 기자들이 2달 간 엔진의 출력과 토크, 신기술, 효율성, N.V.H(소음‧진동‧불쾌감)을 체크해 점수를 매긴다.
① 쉐보레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도 2018 세계 최고의 엔진에 올랐다. 비록 엔진은 아니지만, 워즈오토가 올해부터 전기차를 평가 무대에 올렸다. 참고로 지난해엔 쉐보레 볼트(Volt)가 수상한 바 있다. 볼트 EV의 심장엔 영구 자석 싱글모터와 60㎾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갔다. 최고출력은 150㎾(204마력), 최대토크는 36.7㎏‧m다. 특히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83.17㎞(국내 기준)로 압도적인 성능을 뽐낸다.
②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PHEV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심장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V6 3.6L 가솔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 그리고 LG 화학이 빚은 16㎾h 리튬-이온 배터리 구성이다. 이 차는 역대 미니밴 가운데 최고로 살뜰하다. 가령, 미국 EPA(환경보호청)에서 84MPGe(1L 당 35.7㎞)를 인증 ㅂ다았다. 또한, 전기 모터만으로 최대 53㎞까지 달릴 수 있으며 총 주행가능 거리는 911㎞에 달한다.
③ 포드 F-150&링컨 노틸러스

포드 F-150과 링컨 노틸러스(구 MKX)가 품은 V6 2.7L 가솔린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심장도 수상했다. 이전 세대 V6의 레이아웃을 쓰되 폐활량을 줄이고 터보차저를 두 개 붙인 ‘다운사이징’ 엔진이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3.0㎏‧m을 뿜는다(F-150에선 각각 325마력, 51.8㎏‧m). 구형 F-150의 커다란 V8 엔진을 대체하기에 손색없는 실력이다.
④ 포드 머스탱 GT

포드 머스탱 GT가 품은 V8 5.0L 가솔린 엔진은 10개 중 유일한 자연흡기 심장이다. 최근 신형으로 거듭났는데 배기량이 4,970cc에서 5,030cc로 늘었다. 압축비는 11:1에서 12:1로 올라갔다. 게다가 엔진의 회전 한계는 500rpm 올라가 7,500rpm까지 맹렬히 회전한다.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새롭게 짝 지어 0→시속 60마일 가속을 3.9초에 끊는다. 최고출력은 460마력.
⑤ 혼다 클래리티

혼다 클래리티는 미국 친환경 자동차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린카저널(Green Car Jounal)’이 뽑은 ‘2018 올해의 친환경차(GCOY, Green Car Of the Year)’에도 오른 바 있다. 핵심은 파워트레인.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총 3가지 심장을 모두 품은 첫 번째 양산차다. 특히 수소 버전은 단 3분 충전으로 최대 589㎞를 달릴 수 있다.
⑥ 혼다 시빅 타입 R

혼다의 고성능 해치백, 시빅 타입 R도 뛰어난 엔진 성능을 입증 받았다. 이로써 혼다는 10가지 파워트레인 중 유일하게 두 개를 올린 제조사이자 ‘기술의 혼다’임을 증명했다. 시빅 타입 R의 보닛 속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VTEC 터보 엔진이 자리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302마력, 40.7㎏‧m. 지난 4월엔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43초80의 기록으로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아우디 R8 V10 플러스(1세대), 파가니 존다 C12 S 등을 제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⑦ 인피니티 Q50&Q60


인피니티 Q50과 Q60이 품은 V6 3.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00마력 버전과 400마력(레드스포츠) 버전 두 가지가 있다. 최대토크는 40.7~48.4㎏‧m. 실린더 블록과 헤드를 알루미늄 합금으로 빚어 무게는 줄이되 내구성은 높였다. 여기에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제어 시스템(CVTCS)와 직분사 시스템 등을 얹은 게 특징이다.
⑧ 재규어 XE, XF, XJ, F-타입, F-페이스


재규어 식구들이 두루 쓰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인제니움 엔진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인제니움은 재규어가 8,900억 원을 들여 20여년 만에 처음 내놓은 독자 개발 엔진이다. 가솔린과 디젤 모두 배기량 1,999cc로 같다. 재규어 XF의 인제니움 가솔린 버전은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4.7㎏‧m을 뿜는다. 또한, F-타입도 최근 인제니움 엔진을 품었는데, 최고출력은 300마력으로 더 화끈하다.
⑨ 제네시스 EQ900, G80 스포츠, G70, 기아 스팅어


반가운 친구가 등장했다. 현대‧기아차의 V6 3.3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 2018 세계 10대 엔진에 올랐다. 제네시스 식구들과 기아 스팅어가 품은 심장이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을 낸다. 특히 최대토크는 1,300rpm부터 4,500까지 줄기차게 뿜는 게 특징. 국산차의 0→시속 100㎞ 가속 4초대를 만든 주인공이다. 외신 기자들도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⑩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최근 국내에도 등장한 토요타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도 ‘명기’를 품었다. 핵심은 직렬 4기통 2.5L 다이내믹 포스 엔진. 연료로 만든 열에너지 가운데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비율을 뜻하는 ‘열효율’이 가솔린은 40%, 하이브리드는 41%다. 통상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은 30%를 넘기 어려운데, 대단한 효율을 뽐낸다.
여기에 세계 최초의 가변용량 오일탱크도 눈에 띈다. 오일챔버의 가벽을 움직여 용량과 압력을 조절할 수 잇는데, 주행 상황에 맞춰 오일 유속을 바꿀 수 있고 마찰도 줄인다. 또한, 토요타는 전기 모터 등을 개선해 구형보다 효율을 20% 가량 높였다. 시스템 총 출력은 211마력, 최대토크는 22.5㎏‧m. 정부공인 복합연비는 16.7㎞/L로 1등급을 따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5g/㎞에 불과하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