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시피] 자동차 광고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광고 슬로건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카테고리별로 많은 키워드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광고 속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적절한 키워드를 소비자들의 머리에 새겨 넣는 것은 모든 마케터들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이러한 마케터들의 고민이 집약된 결과물이 바로 TV 광고 슬로건입니다. 자동차 광고는 15초의 짧은 시간 동안 짧은 키워드들로 핵심 메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때문에 무작정 프리미엄이나 최고라는 단어를 남발해서는 좋은 슬로건이 될 수 없습니다. 마케팅 슬로건은 모든 소비자는 아니더라도 해당 차급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최소한 다음과 같은 조건 중 1~2가지는 만족해야 좋은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해당 차량의 매력과 잘 어울리는 수식인지

2) 경쟁 차량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제대로 드러나는지

3) 키워드나 메세지가 신선해서 타겟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지

이런 기준에서 최근에 출시된 차들의 마케팅 슬로건들을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크루즈: 오늘 가장 멋진

크루즈의 슬로건은 “오늘, 가장 멋진”입니다. 하지만 이 마케팅 슬로건은 다소 아쉽습니다. 크루즈의 광고 내러티브는 소비자들에게 크루즈에 대한 얘기보다는 오늘을 (크루즈와 함께) 멋지게 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상품의 매력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데다가, 오늘을 멋지게 살기 위해 왜 크루즈와 함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약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팅어: Live Your Dream

스팅어는 차량의 성격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슬로건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크루즈의 “오늘 가장 멋진”과 스팅어의 “Live Your Dream”은 비슷한 맥락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크루즈는 비교적 대중적인 가격의 준중형 차량이지만 스팅어는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후륜 패스트백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팅어의 당신의 꿈을 따라가라는 메시지가 조금 더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이 있었을 걸로 보입니다.

SM6: Beyond Driving

SM6의 슬로건은 Beyond Driving입니다. 차량의 퍼포먼스를 직접 강조하는 수식으로 BMW의 Sheer Driving Pleasure가 연상되는 슬로건으로 해당 차량의 성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심플한 슬로건입니다. SM6는 광고를 통해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넘어선 감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SM6가 가장 비판을 받는 부분이 드라이빙 퍼포먼스라는 점입니다. SM6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크게 주목을 끌었지만 동시에 후륜에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아닌 AM링크가 적용되어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습니다. 승차감이 아닌 퍼포먼스 영역에서 역시 경쟁차 대비 뚜렷하게 앞서 나가는 점이 없다는 점에서 차량의 특성과는 다소 맞지 않는 슬로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코나: SUV의 새로운 발견 vs 스토닉: Yesuv! Stonic

스토닉은 SUV임을 강조하는 광고 슬로건을 선택했습니다. 소형 SUV 자체가 정통 SUV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머릿속에 SUV라는 카테고리로 확실하게 들어가기 위해서 마케팅 슬로건에 직접 SUV를 넣은 것은 좋은 시도로 보입니다. 또한, YESUV이라는 신조어를 통해 경쾌한 느낌을 준 것 역시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삐딱하게 보면 “누가 SUV가 아니래?”라고 묻고 싶어지는 슬로건입니다.

코나 역시 SUV를 강조하는 슬로건을 썼습니다. 소형 SUV 카테고리에 늦게 등장한 만큼 새로움을 강조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다만 다소 밋밋한 느낌의 마케팅 슬로건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현대차는 아반떼의 Super Normal 등 멋진 광고 슬로건을 만들어냈던 적이 많은 만큼 코나의 슬로건은 조금 아쉽습니다.

G4 렉스턴; 대한민국 SUV의 자존심

쌍용의 G4 렉스턴은 렉스턴의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슬로건을 썼습니다. SUV 명가 하면 쌍용을 떠올리는 소비자들의 마음에 와 닿는 슬로건입니다. 하지만 전 세대 렉스턴의 '대한민국 1%'라는 강렬한 슬로건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밋밋한 슬로건입니다.

BMW 신형 5시리즈: 이것은 가장 지적인 다이내믹.

BMW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입니다. 신형 5시리즈는 이러한 BMW의 이미지와 함께 새로운 기술들이 탑재된 것을 강조하는 “이것은 가장 지적인 다이내믹”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습니다. 차량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그대로 나타내는 한 마디입니다.

다만 왜 지적인지에 대해서 광고만으로는 알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물론 제한된 광고 시간 내에서 이미지 위주로 광고가 진행됨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광고 슬로건 = 마케터들이 가장 하고 싶은 말

어떤 광고 슬로건이 가장 마음에 와 닿으셨나요? 확실한 건 광고 슬로건 한 문장을 써내기 위해 자동차 마케터들은 오랜 시간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광고 슬로건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광고 슬로건이 훌륭하다고 안 팔릴만한 차가 잘 팔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광고 슬로건은 분명 자동차 판매와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광고 슬로건이 소비자에게 어떤 느낌도 주지 못한다면 그 광고는 이미 실패한 광고로 해당 차량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는 자동차 광고의 슬로건도 한 번 유심히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는 광고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일 것입니다.

김진석 객원기자 carrecipe@encarmagaz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