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간부 자녀 뽑으려고? 이력서에 추천인 요구 논란

파이낸셜뉴스 2017. 9. 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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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친.인척채용 물의후 공개선발 1년 만에 폐지
사원모집 이력서 지원동기에 버젓이 '본회 추천인' 항목
간부 자녀나 친.인척 유리.. 정부 블라인드 채용과 배치

2015년 친.인척채용 물의후 공개선발 1년 만에 폐지
사원모집 이력서 지원동기에 버젓이 ‘본회 추천인’ 항목
간부 자녀나 친.인척 유리.. 정부 블라인드 채용과 배치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기간제 사원 모집에 사용하는 이력서. 지원동기 항목에 채용공고에 의한 지원과 추천에 의한 지원이 나눠져 있고 추천에 의한 지원을 하려면 추천인의 이름과 소속을 써야 한다.
지난 2015년 친.인척 50명 채용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모집 이력서에 '협회 추천인을 적으라'고 요구해 채용차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친.인척 채용 이후 시정 방안으로 도입한 공개채용을 1년 만에 폐지하고 '깜깜이 채용'을 고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문재인 정부가 시행하는 블라인드 채용과 전면 배치되는 행태"라며 "이력서에 추천인을 쓰라는 것은 지인을 통해 채용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지적했다.

■국감 지적에 공채하다 '없던 일로'

4일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현재 본부, 서울(강남), 광주, 경기 등 전국 지부에서 직종별 사원 모집을 하면서 이력서 지원동기에 '본회 추천인'이라는 항목을 두고 있다.

지원자에게 협회 지인을 적으라는 내용으로, 추천인 이름과 소속을 모두 기재토록 했다. 또 가족 사항에서는 직장명까지 요구했다. 채용에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한 지부 관계자는 '추천인'에 대해 "우리 지부를 포함, 다른 지부 지인을 이력서에 쓸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광주 지부는 지원자 별로 '채용공고에 의한 지원'과 '추천에 의한 지원'을 나눠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자가 '추천에 의한 지원'을 선택하려면 협회 추천인을 반드시 적어야 한다. 한 협회 직원은 "지원자 사이에서 '누구 빽'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오간다"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간부 자녀, 친척이 아니면 채용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행태는 채용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지원자 능력과 상관 없는 추천인 유무를 요구하면 채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지원자의 주거 현황, 흡연여부, 주량 등 채용과 무관한 사안도 요구했다. 정부가 인적사항이나 스펙을 보지 않고 능력만 평가하도록 추진하는 블라인드 채용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추천인이 있다고 지원자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닌데 이를 요구하는 것은 채용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문제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협회가 2015년 국정감사에서 5년간 친.인척 50명을 채용한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문제를 지적한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협회는 공개채용 제도를 도입하고 외부 독립 기관을 통한 채용으로 친.인척 채용을 막겠다는 시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협회는 문제가 불거진 해 처음 공개채용을 도입하고는 다음해 곧바로 폐지했다.

협회는 2015년 이전 채용 방식과 동일하게 기간제 사원 채용 뒤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시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채용 시스템이 친.인척 등용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게 직원들 전언이다. 한 직원은 "기간제 사원 중 간부에게 평가를 잘 받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데 이들만 정규직 전환 시험을 볼 수 있다"며 "통상 100명 중 3~4명만 무기계약직이 되는만큼 친인척이 아니면 정규직 전환 자격을 갖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채 시험에서 친.인척 지원자들이 모두 탈락해 원래 채용 방식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독립 기관을 통해서도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협회는 지부별로 필요 인원을 공고해 입사서류 평가부터 면접까지 채용 전반을 자체 진행한다. 친인척 채용 논란 이후 개선된 게 전혀 없는 셈이다.

■가족 직장명까지…블라인드 대세 역행 지적

직원들은 협회 내 친.인척 채용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한 직원은 "협회 내에서 친.인척이 아니면 모두 비주류 취급을 받는다"며 "모집부터 승진에서도 누구 아들, 친척이 아니면 어렵다"고 밝혔다. 이상혁 한국노총 법률팀 노무사는 "친인척 4~5명만 채용해도 사회적 문제가 큰데 50명은 엄청난 규모"라며 "기간제만 채용하고 이들 가운데 특정인만 정규직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일반 기업에서는 찾기 어려운 경우로, 친.인척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데 적합한 구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모집.채용은 협회의 고유권한"이라면서도 "관련 부서가 연수를 떠나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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