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노동법] '대기발령후 기간내 복직 못하면 당연퇴직' 조항 유효할까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7. 8. 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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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당연퇴직 당시 정당한 해고사유 없었다면 '부당해고'

'대기발령'은 징계일까요. 또 '대기발령 후 일정기간이 경과해 복직 발령을 받지 못한 경우 당연퇴직된다'는 내용이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당연퇴직 당시에 해고사유가 없었다면 그 해고는 유효할까요. 이를 다룬 판례(2007두1460)가 있어 'SOS노동법'에서 소개합니다.

A씨는 B사에 입사해 일하다 전임 대표이사의 배임사건을 계기로 설치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자 근로자들이 설립한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장으로 활동했습니다. B사는 지난 2004년 비대위를 해체하기로 이사회 결의를 했지만 A씨는 18일 동안 휴가를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원래 근무하던 공장에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비대위가 보관하고 있던 주주의 주권을 반환하라는 지시도 거부했습니다.

B사는 같은해 7월 A씨를 대기발령시켰다가 10월 대기해제여부 심의를 거쳐 당연퇴직시켰습니다. 취업규칙에 '대기발령 후 3개월 이내에 재발령을 받지 못하였을 때에는 그 사유 발생일에 당연퇴직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에 근거해서였습니다. 노동위원회가 A씨를 복직시키고 임급을 지급하라고 구제명령을 내자 B사는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습니다.

대법원은 대기발령, 이른바 직위해제는 '징계와 성격이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대기발령에 대해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라고 보았습니다.

즉 사측의 대기발령 자체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기발령 조치만으로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가 대기발령이 당연퇴직으로 이어진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은 "인사규정 등에 대기발령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복직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연퇴직된다는 규정을 두는 경우,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 처리를 일체로서 관찰하면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요건인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판례에서 "대기발령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의 당연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 "(A씨의) 대기발령 당시 이미 그 대기발령 사유가 중하여 사회통념상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였다거나 또는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확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백인성 (변호사) 기자 isbae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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