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 등장한 스포츠 카 총정리-1편>에선 페라리의 12기통 고집 812 수퍼패스트부터 F1 기술의 집약체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원을 살펴봤다. 2편에 등장하는 차들도 만만치 않은 실력자다. 가장 빠른 내연기관 스포츠카부터 시작해 전기차, 심지어 SUV까지 목록에 올랐다.
⓵ 포르쉐 911 GT2 RS

지난 9월, 포르쉐 911 GT2 RS가 녹색지옥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놀라운 기록과 함께 돌아왔다. 911 GT2 RS는 20.6㎞에 달하는 길이의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을 6분47초30만에 돌았다. 기름 벌컥벌컥 마시는 엔진만 얹은 양산차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전기차까지 포함한 전체 성적은 3위. 포르쉐의 하이퍼카 918 스파이더보다도 10초가량 빠르다.

비결은 경량화. 포르쉐는 911 GT2 RS의 지붕과 안티 롤 바를 CFRP로 빚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또한 배기 시스템 재질을 티타늄으로 바꿔 7㎏을 덜어냈다. 911 GT2 RS의 무게는 1,470㎏. 911 터보 S보다 210㎏ 더 가볍다. 911 GT2 RS의 수평대향 6기통 3.8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700마력, 최대토크 75.48㎏·m를 뿜는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2.8초다.
⓶ 테슬라 로드스터

테슬라가 2세대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전기모터 3개를 얹고 200㎾h 대용량 배터리를 물렸다. 일반 전기차보다 약 7배 더 큰 용량이다. 앞뒤에 각각 1개, 2개씩 전기모터를 달아 네 바퀴를 모두 굴린다. 테슬라가 밝힌 로드스터의 휠토크는 자그마치 10,000Nm. 순간적으로 1,019㎏·m에 달하는 힘을 바퀴에 전달한다.

0→시속 100㎞ 가속성능은 2.1초. W12 8.0L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 4개를 얹은 부가티 시론보다 0.4초 빠르다. 일론 머스크는 로드스터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가격은 정확하게 밝혔다. 테슬라 로드스터의 시작가는 20만 달러, 약 2억2,000만 원이다. 2020년 출시와 동시에 차를 받으려면 5,500만 원을 내고 예약하면 된다.
⓷ 쉐보레 콜벳 ZR1

11월엔 쉐보레 콜벳의 끝판왕이 등장했다. 콜벳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911 GT2 RS를 조준선에 올렸다. 보닛에 품은 V8 6.2L 가솔린 수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755마력, 최대토크는 98.9㎏·m를 뿜는 야수다. 내년 봄 공식 출시 예정이다. 쉐보레가 콜벳 ZR1의 가속 성능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콜벳 Z06이 0→시속 97㎞ 가속을 3.0초에 끊기 때문에 더 빠른 기록을 기대할 수 있다.

꽁무니의 커다란 리어 윙이 압권이다. 르망 24시 내구레이스를 뛰고 있는 콜벳 C7.R의 날개를 빼 닮았다. 공기역학에 맞춰 리어 윙과 앞뒤 범퍼, 사이드 스커트의 디자인을 바꿨다. 그 결과 콜벳 ZR1은 최대 431㎏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서스펜션을 더해 진정한 ‘서킷 위의 왕자’로 재탄생했다.
⓸ 맥라렌 세나

맥라렌은 얼티메이트와 수퍼, 스포츠 3가지로 라인업을 나눈다. 그 중 얼티메이트는 가장 강력하다. 맥라렌 P1이 은퇴하고 얼티메이트는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 12월, 전설의 F1 레이서 세나의 이름을 단 얼티메이트 모델, 세나(Senna)가 등장했다.

맥라렌 세나는 V8 4.0L 가솔린 트윈터보 심장을 품고 최고출력 800마력, 최대토크 81.6㎏·m를 토해낸다. 소형차와 비슷한 공차중량(1,198㎏) 덕분에 0→100㎞까지 가속하는 데 2.5초면 충분하다. 겉모습은 과연 ‘바람의 사나이’ 세나답다. 여기저기 괴팍하게 구멍을 뚫어 공력성능을 최대로 끌어냈다. 지붕엔 에어 인테이크도 마련했다. 르망 LMP1 머신에서나 볼 수 있는 장비다. 차체 옆면에 자리한 아가미와 함께 공기를 엔진으로 보내 열을 식힌다.
맥라렌은 세나를 단 500대만 생산할 계획이다. 2018년 3분기부터 영국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한다. 가격은 75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0억9,800만 원이다.
⓹ 람보르기니 우루스

2017년을 빛낸 마지막 스포츠 카는 SUV다. “SUV가 스포츠 카?”라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SUV 앞에 수퍼를 더해 ‘SSUV’를 외쳤다. 그 이름은 우루스. 불어로 들소를 뜻한다.
형제들보다 키만 클 뿐 겉모습은 람보르기니 핏줄답다. 떡두꺼비 닮은 얼굴과 Y자 모양 주간주행등, 커다란 숨구멍 등 람보르기니 가문의 DNA를 가득 담았다. 문 네 짝 달렸다고 성능을 무시했다간 큰코다친다.

V8 4.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6,000rpm에서 최고출력 650마력을 뿜고, 2,250~4,500rpm에서 최대토크 86.7㎏·m를 발휘한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3.6초. 우루스는 벤틀리 벤테이가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빠른 SUV’ 타이틀을 뺏어왔다.
속도에 따라 뒷바퀴를 최대 3°까지 비트는 사륜 스티어링 기술을 심어 빠릿빠릿한 몸놀림도 자랑한다. 미친 황소 정신차리게 하는 브레이크 성능도 무시무시하다. 앞뒤에 각각 자리한 10피스톤, 6피스톤 캘리퍼는 우루스를 꽉 붙들어 맨다. 시속 100㎞에서 완전히 멈추는 데 필요한 거리는 33.7m에 불과하다. 시작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2억2,114만 원. 옵션을 더하면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