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의 모든 것]트렉 에몬다 SL6 - 올라운더에 대한 트렉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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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의 경량 올라운드 로드바이크 에몬다‘(EMONDA)’의 차세대 모델이 드디어 국내 출시되었다. 에몬다는 정식으로 신형 모델의 존재가 발표되기 전부터 알베르토 콘타도르의 애마로 주목받았던 로드바이크다. 가벼운 무게와 높은 무게대비 강성으로 ‘클라이머를 위한 올라운더’로도 잘 알려진 에몬다는 플래그십인 ‘SLR’이 양산형 초경량 로드바이크의 한계를 초월한 600g대 중반의 프레임 무게로 화제를 모으는 한편, 함께 공개된 보다 대중적인 모델인 ‘SL’ 역시 플래그십의 기술을 적용해 진화한 성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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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은 에몬다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양산형 로드바이크 라인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플래그십인 SLR의 아래에 위치한 에몬다 SL까지 ‘초’경량 로드바이크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프레임은 탄성과 부드러움이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며 뛰어난 추진력과 승차감을 제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제공한다. 이런 고성능 올라운더 콘셉트는 SL 또한 그대로 이어받았다. 특히 신형 에몬다 SL은 과거 에몬다 SLR에만 적용되었던 특징을 물려받으며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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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몬다 SL6는 플래그십이 아님에도 여전히 주목할 만한 올라운더다. 프레임 무게는 1,000g을 살짝 넘겼고, 포크는 SLR과 똑같은 것을 사용한다. 여기에 시마노의 신형 울테그라 구동계와 트렉의 보급형 카본 휠인 에올루스 프로 3를 장착했다. 그래서 에몬다 SL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느냐고 묻는다면, ‘0.1초의 기록을 놓고 싸우지 않는 이상은’ 누구에게나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특히 많은 자전거 브랜드가 비슷한 스펙의 자전거을 내놓고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에몬다 SL은 올라운더에 대한 트렉의 확고한 콘셉트로 그 존재감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콘타도르의 자전거 vs 에몬다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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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1,000만 원에 근접하는 최상급 모델을 거침없이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의 에몬다 SL6가 전하는 사이클링의 즐거움이 그 절반이냐 하면 그 또한 아니다. 스펙만을 놓고 본다면 분명 에몬다 SL은 형인 SLR보다 부족해 보인다. 우선 프레임에서, 에몬다 SLR의 프레임 무게는 640g이고 에몬다 SL은 1,091g이다. 이 차이만큼은 사실 부품 업그레이드로 좁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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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몬다 SL이 살짝 부족해 보이는 것은 전적으로 에몬다 SLR의 탓이다. 형뻘되는 SLR이 엄청나게 가벼우니, 충분하고도 남을 성능을 지닌 SL이 괜히 자꾸 비교가 된다. 이번에 시승한 에몬다 SL6의 무게는 시승차를 실제로 재었을 때 7.17kg으로 준수한 편이다. 이전 세대 에몬다 SL도 우수한 올라운더로 정평높았던 모델인데, 이보다 더 진화한 신형 에몬다 SL은 과연 어떤 성능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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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에몬다 라인업에서 플래그십인 SLR과 SL이 차이를 보이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브레이크였다. 이전 세대 에몬다는 SLR에만 다이렉트 마운트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되었지만, 이번 세대에서는 에몬다 SL에도 적용된 것을 가장 큰 변화라 말하고 싶다. 프레임과 포크에 2개의 피벗이 고정되어 있고, 여기에 브레이크 암이 직접 결합된다. 무게가 더 가벼울 뿐 아니라 더 강한 제동력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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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마노가 아닌 본트래거 스피드 스탑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된다. 트렉이 독자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으로, 상당히 가볍지만 훌륭한 제동력을 내는, 아주 탐스러운 부품이다.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링크로 연결된 알루미늄 막대가 좌우 브레이크 암을 좌우 대칭, 동일한 힘으로 밀어내며 강력한 제동력을 만들어낸다. 시판되는 최고의 브레이크 캘리퍼 중 하나로 인정받는 ‘ee’ 제품과 동일한 작동 방식이다. 그러니 가벼울 뿐 아니라 성능 또한 당연히 좋을 수밖에!  

 

신형 부품을 대거 적용한 에몬다 SL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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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노 울테그라 구동계의 성능에 누가 감히 불만을 말하랴? 특히 신형 울테그라는 디자인이 MTB용 부품을 닮은 것은 그렇다 쳐도, 점점 더 크기가 커지는 카세트스프라켓과의 궁합이 좋다는 점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산악’을 누비는 올라운더 스타일 로드바이크가 대부분 11-25T 카세트를 사용했지만, 이 에몬다 SL6만 보아도 11-28T 카세트 스프라켓을 장착하고 있다. 커져가는 기어에 맞춰 새로운 변속기를 장착했다. 이것이 바로 로드바이크의 새로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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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상급 알루미늄 휠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면 카본 클린처 휠도 선택할 수 있는 시대다. 에몬다 SL6에 기본 장착된 본트래거 ‘에올루스 프로 3’ 휠 또한 반갑다. 이 카본 휠은 보급형 모델이지만 상급의 초경량 카본 휠인 에올루스 D3와 모양이 같다. 무게와 구르는 느낌은 달라도, 공기역학적 성능은 동일하다. 동호인 라이더용으로 충분한 성능을 내며, 가격은 레이스용 휠보다 훨씬 저렴하다. 445만 원의 가격표를 단 완성차에 이 정도의 휠이 따라오면 훌륭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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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올루스 프로 3는 클린처 타이어와 ‘튜브리스’ 타이어를 모두 지원한다. 기본 장착된 타이어는 본트래거 R2 하드케이스 라이트로,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입문-중급자용 타이어지만, 어차피 타이어는 소모품이다. 다음 시즌에 더 가볍고 우수한 컴파운드를 사용한, 튜브리스 방식으로 교체한다면 더 훌륭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타이어를 바꾸었을 때의 변화는 로드바이크 초보자라도 곧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큰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튜브리스 방식 타이어에 실런트를 넣어 사용한다면, 타이어가 바늘에 찔려도 멀쩡하게 달릴 수 있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장거리 도로 라이딩에서 튜브리스타이어는 거의 무적이다.

 

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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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주에 걸쳐 연이어 쏟아지는 비에 입맛만 다시다가, 해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곧장 에몬다의 안장에 올랐다. 이전 세대 에몬다 SL을 시승하고 무척 만족했던 기억이 있기에 외관에서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신형 모델에 대한 기대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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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몸에 맞추면서 약간 고생을 했다. 사실 이전 세대 모델을 시승할 때 안장 높이를 높이기 위해 순정상태의 에몬다에 장착된 것보다 긴 시트마스트 캡으로 교환해야 했다. 시트포스트가 프레임 내부에 들어가는 자전거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안장 높이를 하염없이 위로 뽑아 올릴 수 없다.   

트렉이 이런 독자적이면서 세팅하기 번거로운(?) 부품을 장착한 이유는 무게와 승차감이다. 프레임 내부에 큼지막한 덩어리를 넣고 달리는 것보다 가볍고, 속이 꽉 찬 것보다 비었을 때가 더 유연하기 때문에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더 줄여준다. 일단 세팅만 잘 마쳤다면 일반 시트포스트보다 장점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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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페달을 밟을 때의 느낌은 예상했던 그대로의 가벼움이다. 에올루스 프로 3는 초경량이 붙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볍다. 휠의 성능은 적당한 가벼움과 무난한 구름성능을 보여주는데, 딱히 흠잡을 데 없는 모습에서 왠지 ‘성실한 모범생’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스포크는 DT스위스의 상급 제품인 에어로라이트를 사용했다. 체중이 무겁거나, 자전거를 거칠게 다루거나, 넘치는 파워로 스포크가 끊어진 경험이 있는 라이더라면 특히 기뻐할만한 소식이다. 마지막만 빼곤 모두 해당하는 필자다.

본트래거 에올루스 프로 3 휠은 트렉 에몬다 SL6에 기본 장착되었으나, 휠만 별도로 구입할 수도 있다. 가격은 앞바퀴가 89만원, 뒷바퀴가 99만원으로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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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의 공식적인 제원은 아니지만, 경험상 트렉 OCLV 700 카본기술을 적용한 프레임에서 다소 단단한 느낌을 받았다면, OCLV 500 계열에서는 부드러움을 기대하게 된다. 실제 에몬다 SL을 타보니 예상이 많이 빗나간 것은 아닌 듯하다. 프레임은 딱딱하다기보다는 편안하다. 페달링에 반응해 폭발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스프린터 스타일은 아니다. 적당히 가벼운 무게감과 유연함의 밸런스를 갖춘, 쉽게 다룰 수 있고 무난하게 만족할 만한 그런 자전거다. 

사이즈 선택에서 실수하지만 않는다면 대부분 에몬다 SL6를 편안한 자전거라고 느낄 듯하다. 트렉의 양산형 모델에 적용되는 H2핏 디자인은 프로 선수의 자전거보다 헤드튜브가 약간 더 길어 핸들위치가 살짝 높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더라도 편안하다 느낄 포지션인데, 선수들처럼 앞으로 푹 숙인 자세가 대부분의 동호인에게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프로 선수처럼 극단적인 세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스템을 조절해 충분히 핸들을 낮출 수 있으니 피팅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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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프로 레이스용 사양이라 할 수 있는, 최상급 모델과의 상대적인 비교이며, 레이스에 나가 반나절 동안 온 몸의 에너지를 쥐어짜 불태우며 달릴 것이 아니라면 마냥 딱딱한 자전거가 좋은 것도 아니다. 꾸준한 페달링으로 원하는 속도를 유지하기에 편안할 정도의 탄성을 지녔고, 노면의 충격은 충분히 걸러준다. 형제 또는 자매라 할 수 있는 트렉의 인듀어런스 모델 도마니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편안하다. 

자전거가 민첩하다는 것은 완벽하게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더 불안하다는 말과 같은 소리다. 에몬다 SL6는 핸들 포지션이 살짝 높고, 칼 같은 핸들링의 날카로움보다 안정감을 추구한 느낌이다. 승차감과 더불어 고속으로 내리막을 내려가는 중 핸들이 ‘털리는’ 현상이 거의 없을 만큼 편하다. 프레임과 포크의 밸런스가 아주 훌륭하다. 하위모델인 에몬다 SL5까지는 카본 포크레그에 알루미늄 스티어러튜브를 적용했지만, 시승한 에몬다 SL6부터 플래그십 모델인 SLR과 같은 포크를 사용했다. 포크도 프레임과 마찬가지로 한 번 자전거를 구입하면 업그레이드가 어려운 부분이다. 자전거를 바꾸지 않고 오래 탈 계획이라면 이런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스펙을 더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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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을 하자면 에몬다 SL6는 ‘MCT’ 같은 순위를 다투는 레이스에 나간다면 다소 부드러운 느낌 때문에 아쉬움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란폰도’에 나간다면 생각보다 더 가벼운 느낌과 장거리에서도 적은 피로감, 다루기 쉬운 자전거로 에몬다 SL6는 넘치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전거다

 

트렉 2018 뉴 에몬다 SL6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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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500 시리즈 OCLV 카본, 다이렉트 마운트 브레이크, 내장식 케이블 라우팅
포크 : 에몬다 풀카본, 카본 E2 스티어러, 카본 드롭아웃, 다이렉트 마운트 브레이크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50/34T
시프터 : 시마노 울테그라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뒤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카세트 : 시마노 울테그라 11-28T 11단
체인 : 시마노 울테그라
브레이크 : 본트래거 스피드 스탑
: 본트래거 에올루스 프로 3 튜브리스레디
타이어 : 본트래거 R2 하드케이스 라이트 700×25c
안장 : 본트래거 몬트로스 콤프, 크롬몰리 레일
시트포스트 : 본트래거 카본 시트마스트 캡, 20mm 오프셋
스템 : 본트래거 프로 31.8㎜, 7도, 속도계 및 라이트 마운트 포함
핸들바 : 본트래거 엘리트, VR-C, 31.8㎜
사이즈 : 44, 47, 50, 52, 54, 56, 58, 60, 62
색상 : 매트 메탈릭 건메탈
가격 : 445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