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롯데 형제 화해..신격호 회장 거처도 갈등 요인으로 떠올라

안재만 기자 2017. 7. 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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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거처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옛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커지고 있다. 형제가 지난달 29일 2년 만에 처음 독대하면서 화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한 이견에 신격호 총괄회장 이사 문제까지 맞물리며 당분간은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월 20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부터)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롯데그룹은 지난 1일 롯데호텔 신관 리노베이션(건축물 개보수)으로 인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거처를 현재의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구관(본관)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노베이션은 13개월간 진행된다.

그러나 신동주 회장 측은 “치매를 앓고 있는 90대 노인의 거처를 함부로 옮기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롯데그룹 측은 “바로 옆 구관 스위트룸을 현재 거처와 똑같이 꾸며 놓았고 집기류 등도 똑같아 생활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신격호 총괄회장 거처 이전 내달 확정…롯데 측 “6성급 호텔 전쟁 중이라 더는 못 미뤄”

20일 롯데그룹과 SDJ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 이사 문제는 지난달 29일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2년 만에 처음 독대했을 때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아버지 거처를 마음대로 옮기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처 이전 문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이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에다 치매를 앓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현재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으로 두고 있다. 한정후견인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법률행위를 동의·대리하거나 신상에 관한 결정권을 갖는 이로 법원이 지정한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후견인 지정에 불복해 항고·재항고했으나 지난 6월 대법원이 기각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후견인은 내달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의 의사를 묻고 이사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이 30여 년간 신관 34층에 머물며 그룹을 경영해와 ‘보통의 집’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안다”면서도 “경쟁 호텔들은 6성급 호텔로 리뉴얼을 끝낸 상태라 롯데호텔 또한 국빈 등 VIP를 잡으려면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총괄회장이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상황이었다면 진작 리노베이션 결정이 내려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선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114층 거처를 상징적 의미에서 마련하긴 했으나 신 총괄회장의 건강 등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잠실 이전은 중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롯데그룹 지주회사 전환구조 /삼성증권 제공

반면 SDJ 측은 “신 총괄회장은 지금도 병원 등 밖에 나가면 ‘집에는 언제 가느냐’고 묻는다”면서 “그만큼 집이 큰 의미인데 굳이 지금 옮기라고 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 “롯데쇼핑 분할 말라” 주주제안…8월 29일 주총

신동주 회장은 지난 17일 법무법인 두우를 통해 롯데쇼핑(023530)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음료(005300), 롯데푸드(002270)의 분할 합병안과 관련해 롯데쇼핑을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넣었다.

현재 롯데그룹은 4개 회사를 투자회사, 사업회사로 나누고 투자회사 4곳을 합쳐 신동빈 회장이 지분 20~30%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당장 호텔롯데를 상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대안이다. 다만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케미칼(011170)등 주력 계열사가 지주회사 밖에 있다는 점이 한계 요인이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설립이 마무리되고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지분 정리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신동주 회장은 주주 제안과 관련해 4월 26일 이사회 결의 당시 롯데쇼핑에 잠재돼 있던 사드 보복 등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회장 측은 “분할 합병에 따른 지주회사 설립이 특정 인물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면서 “사드 보복으로 롯데쇼핑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비율대로 합병하면 나머지 3개사의 주주들이 손해를 입게 된다”고 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주주제안 등과 관련해서는 주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계열사 4개사의 주주총회는 오는 8월 2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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