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E-페이스, 배럴 롤에 숨은 속사정

‘아트 오브 퍼포먼스(Art of Performance).’ 재규어의 날렵한 디자인과 운동성능을 뜻하는 철학이다. 이에 걸맞게 재규어의 신차 행사는 화려하다. F-페이스는 롤러코스터처럼 360°로 회전하는 쇼를 벌여 기네스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지난달 등장한 E-페이스는 공중에서 옆으로 한 바퀴 도는 이른바 ‘배럴 롤(Barrel Roll)’을 멋지게 성공했다.

기네스 기록도 멋지지만, SUV로 이러한 몸놀림이 가능하다는 게 흥미롭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퍼포먼스를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우선 준비 기간만 756시간이 걸렸다. 철저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점프대의 각도와 차의 속도, 착지 위치 등을 구성했다. 주로 영화 속에서 활약한 스턴트맨들이 운전대를 잡았다.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단 하나. 42마일의 속도로 돌진해야 한다. 단 10㎜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점프대까지는 총 160m의 거리가 필요했고, 공중에서 270°로 돌아 착지해야 한다.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초. 짧은 찰나에 운전자가 느끼는 중력은 무려 5.5G다. 참고로 포뮬러 원 선수가 경험하는 중력이 4.5G니 상상만 해도 엄청나다.

재미있는 점은 연습 기간엔 E-페이스의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배럴 롤을 시도했다. 속도와 스티어링 휠을 차가 직접 주무르며 점프대로 돌진했다. 실내는 탑승자를 보호할 롤 케이지정도만 장착했다. 신차 발표행사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은 드라이버는 테리 그란트(Terry Grant). 단 한 번의 시도로 270° 공중제비를 완벽하게 성공했다. 이로써 재규어의 SUV들은 기네스 세계 기록을 하나씩 갖게 되었다.

E-페이스는 요즘 가장 뜨거운 소형 SUV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395×1,984×1,649㎜. 휠베이스는 2,681㎜다. 메르세데스-벤츠 GLA와 비교하면 길이는 45㎜ 짧다. 반면 너비는 179㎜나 넓다. 이안 칼럼의 고집스러운 비율 집착이 E-페이스에서도 여전하다.

보닛 속엔 디젤 3종, 가솔린 터보 2종 등 총 5가지의 인제니움 심장이 똬리를 틀었다. 국내 모델엔 최고출력 150마력 뿜는 디젤 엔진이 들어갈 전망이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같은 엔진이다. 변속기는 자동 9단 기어. 평상시엔 앞바퀴를 굴리다가 노면 상황에 따라 뒤 차축으로 구동력을 보내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곁들였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재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