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찬 교수의 중국어와 중국 문화>이상한 사자 석상.. 사실은 '상상 속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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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가옥이나 큰 건물에 가면 문 앞 양쪽에 사자 석상 두 마리가 놓인 경우가 있다.
이 사자 석상은 어느덧 중국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유명하다.
여기서 말하는 사자는 동물원의 사자가 아니라 신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을 말한다.
이처럼 고대 서적에 나오는 기린이나 사자는 지금 동물원에서 보는 기린이나 사자가 아닌 신화나 전설 속 상상의 동물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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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가옥이나 큰 건물에 가면 문 앞 양쪽에 사자 석상 두 마리가 놓인 경우가 있다. 전통적으로 사자 석상은 권력과 위엄의 상징으로 귀신과 요괴를 몰아내며 액운을 막아준다고 한다. 결국 부귀의 상징인 것이다. 언뜻 보면 두 마리 사자 석상은 똑같아 보이지만 암수 구별이 있다고 한다. 얼굴이나 몸은 거의 똑같으니 암수를 구별하려면 발을 봐야 한다. 오른쪽 앞발로 둥근 구슬을 잡고 있는 것이 수컷으로 오른쪽에 위치하고, 왼쪽 앞발로 새끼 사자를 잡고 있는 것이 암컷으로 왼쪽에 위치한다. 이 사자 석상은 어느덧 중국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데 사자 석상의 모양이 이상하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커다란 입을 하고 있는 석상은 아무리 봐도 보통 알고 있는 사자와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각 기술이 달리는 것인지 아니면 실물을 제대로 보지 않고 만들어서 그런 것인지 이상해 보이긴 한다. 그런데 이 사자는 그 사자가 아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 중에, 사자는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벼랑 끝에서 던져서 살아 돌아온 새끼만 키운다는 말이 있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는 듣기엔 멋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사자는 초원에 사는 동물이고, 초원은 벼랑이 없는 평야다. 그런데 어디서 새끼를 떨어뜨리겠는가. 또 실제로도 사자는 새끼를 그렇게 키우지 않는다.
사자 석상이나 벼랑의 사자, 여기에 오해가 존재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자는 동물원의 사자가 아니라 신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용, 봉황, 주작과 비슷한 상상 속의 동물인 것이다. 사실 기린도 마찬가지다. 공자孔子의 어머니가 기린 꿈을 꾸고 공자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그때 벌써 아프리카와 교류가 있었나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기린은 동물원의 기린이 아니다. 역시 상상 속의 동물이다.
기린은 한자로 기린麒麟이라고 쓰는데, 중국에는 ‘장경록長頸鹿(changjinglu)’이란 단어도 있다. 기린은 상상의 동물인 기린을 나타내고, 목이 긴 사슴이란 뜻의 장경록은 동물원의 기린을 나타낸다. 영어사전에도 기린에 두 가지 단어가 나오는데, 동물원의 기린은 giraffe로, 상상의 동물은 kylin으로 표시한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한자나 단어를 많이 쓰기는 하지만, 근대화 과정이 서로 달라 새로운 언어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차이가 나타나게 됐다. 기린이란 단어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원래 기린은 공자의 태몽에 나오는 목이 긴 상상 속 동물이지만, 지금은 동물원에서 보는 기린으로 거의 대체된 상황이다.
이처럼 고대 서적에 나오는 기린이나 사자는 지금 동물원에서 보는 기린이나 사자가 아닌 신화나 전설 속 상상의 동물임을 알아야 한다. 급격히 진행된 근대화 과정에서 전통과 단절되면서 생긴 혼동이라 하겠다.
사자나 기린의 예처럼 고사나 고서적에 나오는 단어는 지금의 단어와 의미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한·중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중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과 교류하려면 이런 문화적 지식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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