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라이프치히, BVB 홈 41경기 무패 깬 원동력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RB 라이프치히가 강도 높은 압박과 속공 및 고집스러운 측면 공략을 바탕으로 3-2 역전승을 거두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안방불패 신화를 깼다.
라이프치히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두었다. 라이프치히의 승리엔 바로 랄프 하젠휘틀 감독의 노림수가 있었다.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전망은 6승 1무 무패로 분데스리가 1위를 독주하고 있는 도르트문트의 승리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홈 41경기 무패 행진(34승 7무)을 이어오며 안방불패를 자랑하고 있었다. 반면 라이프치히는 이번 시즌 공식 대회 3패를 모두 원정에서 당했다(2승 3패).
그럼에도 하젠휘틀 감독은 도르트문트 원정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르트문트에겐 그 어떤 찬스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도르트문트전을 완벽하게 준비했기에 질 리 없다"라고 호언장담했다.
라이프치히는 이 경기에서 간판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순환 장애로 인해 벤치에서 대기한 가운데 유수프 포울센과 장-케빈 오귀스탱이 투톱으로 나섰다. 이에 더해 하젠휘틀 감독은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 대신 브루마를, 주장 빌리 오르반 대신 슈테판 일잔커를,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 디에고 뎀메 대신 케빈 캄플을 선발 출전시켰다.

라이프치히가 평소와 다른 선발 라인업으로 도르트문트 원정에 나선 이유는 바로 압박과 스피드 강화에 있다. 브루마는 지나치게 개인기를 고집하는 성향이 있으나 빠른 스피드와 돌파를 자랑하고 있고, 일잔커의 본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력 자체는 오르반보단 떨어지지만 대신 왕성한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캄플 역시 뎀메와 비교하면 수비력은 떨어지지만 활동량과 압박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도르트문트의 장기인 빠른 공격을 제어하면서 배후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라이프치히 선수별 활동량 및 전력질주 수치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포울센은 라이프치히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2.57km의 활동량을 자랑했고, 그 뒤를 브루마(11.67km)와 캄플(11.59km)이 따랐다(일잔커는 56분경 퇴장을 당했고, 오귀스탱은 65분경 교체됐다). 게다가 전력질주는 65분을 소화한 오귀스탱이 29회로 단독 1위를 달린 가운데 포울센(26회)와 브루마(25회)가 그 뒤를 이었다.
물론 모든 일이 하젠휘틀의 계획대로 이루어진 건 아니었다. 하젠휘틀의 승부수 중 하나였던 일잔커가 연신 실수를 저지르며 수비 면에선 흔들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일잔커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백패스를 시도하다 도르트문트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이른 시간에 다소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했다. 56분경엔 불필요한 파울로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공격에 있어선 하젠휘틀의 기대 이상으로 잘 풀려나갔다. 10분경 라이프치히는 약속된 세트 플레이로 빠른 시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캄플의 간접 프리킥을 186cm의 높이를 자랑하는 왼쪽 측면 수비수 마르첼 할슈텐베르크가 헤딩 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마르첼 자비처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은 것. 제공권에 약한 도르트문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제레미 톨얀을 공략한 노림수가 빛을 발한 골이었다.
하젠휘틀의 계획대로 이루어진 가장 대표적인 골은 24분경에 나왔다. 브루마가 측면 돌파를 통해 톨얀을 제친 후 뷔어키 골키퍼 다리 사이로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포울센이 골문 앞에서 가볍게 밀어넣은 것. 이 골 덕에 라이프치히는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초반에도 라이프치히의 압박과 속공은 빛을 발했다. 47분경 포울센이 전방에서 가로챈 걸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뎀메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오귀스탱을 향해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오귀스탱이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파파스타토풀로스로부터 파울을 얻어냈고, 직접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3-1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이 과정에서 파파스타토풀로스의 퇴장까지 이끌어내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라이프치히였다.
이 경기에서 라이프치히는 활동량에서 115.2km로 도르트문트(113.5km)에 우위를 점했다. 전력 질주에서도 219회로 도르트문트(206회)보다 많았다. 3-1 리드를 잡은 50분을 기점으로 남은 40분 동안 의도적으로 템포를 늦추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에 하젠휘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난 우리 팀 선수들이 매우매우 자랑스럽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 우리는 도르트문트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었고, 상대보다 더 많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다!"라며 기쁨을 표했다.
독일 현지 언론들 역시 라이프치히와 도르트문트의 8라운드를 가리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경기라고 호평하고 나섰다. 특히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슈퍼 매치! 분데스리가 경기는 매번 이래야 한다"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라이프치히는 '안방불패' 도르트문트를 꺾으며 5승 1무 2패 승점 16점과 함께 호펜하임을 제치고 분데스리가 3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승점 19점에 그치며 2위 바이에른 뮌헨과의 승점 차가 2점으로 줄어들었다. 도르트문트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첫 패를 당하면서 분데스리가는 이제 서서히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 도르트문트전 라이프치히 활동량 TOP 5
1위 유수프 포울센: 12.57km
2위 브루마: 11.67km
3위 케빈 캄플: 11.59km
4위 마르첼 자비처: 10.82km
5위 베르나르두: 10.65km
# 도르트문트전 라이프치히 전력질주 TOP 5
1위 장-케빈 오귀스탱: 29회
2위 유수프 포울센: 26회
3위 브루마: 25회
4위 다요트 우파메카노: 22회
5위 베르나르두: 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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