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다문화사회'의 대한민국..'다문화가정' 차별·경계 여전해
물론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이민자 숫자가 많은 건 아니지만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때와 확연히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세계화 흐름 속에 교류와 이동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벌어진 현상이기도 하지만, 일자리를 찾아 낯선 나라로 떠나온 이민자들도 많습니다. 그로 인해 적지 않은 갈등과 차별이 생겨나고, 이것이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사회 역시 이런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외국인의 거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는 낯선 인종과 민족에 대한 차별과 경계가 심한 편입니다.
특히 차별과 편견은 선진국 출신이나 백인 보다는 동남아시아 등 속칭 ‘우리보다 못산다’고 여겨지는 국가나 유색인종에게 주로 쏠려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솔직한 속내를 들여다봤습니다.

한국사회도 이제 다문화 사회에 가까워졌지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이거나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다문화 국가가 될 것 같다는데도 대부분이 동의했다.
10명 중 9명은 내 자녀가 다문화가정 아이들과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전체 76.2%가 우리나라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 심한 나라라고 답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3명(28.2%)이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라고 바라봤으며, 약간은 다문화 사회에 가깝다는 의견도 절반 이상(52.4%)에 달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이미 다문화 사회라는 의견은 여성과 30~40대, 그리고 공무원에게서 보다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거나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외국인 거주자 및 다문화 가정이 많아졌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우리나라가 아직은 다문화 사회가 아닌 것 같다는 인식(17.9%)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86.3% "다문화 가족 및 국내거주 외국인 수 더욱 증가할 것"
다문화 가정 및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통계자료에 대해서도 대체로 쉽게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면 다문화 가족이 100만명에 달한다. 법무부 자료를 보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통계와 관련해 10명 중 7명이 생각보다는 많은 것 같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거나(56.9%), 평소 생각한 것과 비슷한 수준(13.2%)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평소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던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 이상으로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이 훨씬 많은 것 같다(27.1%)며 놀라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향후 이런 변화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데도 이견이 없었다. 전체 응답자의 86.3%가 다문화 가족 및 국내거주 외국인의 통계 수치가 더욱 증가할 것 같다고 바라본 것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인식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을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바라보는 듯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전체 응답자의 77.9%가 앞으로 우리나라는 다문화 국가가 될 것 같다는데 공감한 것이다. 향후 보다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사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의 이런 인식이 가장 두드러졌다.
앞으로 외국인들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노동력을 얻기 힘든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인식(61.3%)이 많은 데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한국사회의 현실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단일민족국가’의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22%)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10명 중 9명 "내 자녀 다문화가정 아이들과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런 변화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녀 세대가 보다 다양한 인종 및 국가의 사람들과 공존하면서 살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내 자녀가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낯설지 않게 지내고(91.8%),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89.9%)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한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인종과 상관 없이 결혼할 수 있다는데 상당수(65.4%)가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런 인식과는 달리 자신의 자녀가 다문화 가정의 자녀와 결혼하는 것은 괜찮다는 의견(46.2%)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다문화 가정에 대한 보이지 않는 편견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여 한국사회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4명(40.7%)은 한국에서도 다문화 가정 출신의 정치지도자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바라봤으며,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은 사회적 약자이므로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52%)에 달했다. 다문화 가정 출신의 정치지도자가 등장해야 하고, 사회적 약자인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인식은 주로 고연령층에서 뚜렷했다.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실제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거나, 접해본 경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15.7%가 최근 1년 동안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있고, 주변에서도 자주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주변에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직접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15.4%,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평소 자주 봤다는 응답자가 28.5%였다.
이를 종합해보면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을 접해본 경험은 10명 중 6명이, 직접 대화를 나눠본 경험은 10명 중 3명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으로, 다문화 가족을 접하게 되는 경우도 결코 특별한 상황이 아니었다. 대부분 일상생활(61.4%)과 직장 및 일터(33.6%), 자녀의 학교(12.8%) 등 일상의 생활영역 안에서 다문화 가정을 마주치고 있었다. 평소 많이 접해 본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구성원의 국적은 주로 베트남(53.5%, 중복응답)과 필리핀(40.6%), 그리고 중국(33.6%)이었다.
◆76.2% "韓 인종에 대한 편견 심한 나라"
그러나 이렇게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실제 다문화 가정을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빈도가 잦아졌음에도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에서는 여전히 ‘차별’과 ‘경계’의 눈빛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6.2%가 우리나라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 심한 나라라고 바라봤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별히 좋아하는 인종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10명 중 6명(59.9%)에 이른 것이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외국인에게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태도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피부색에 따라 그 태도에 더욱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50대에 비해 20~40대가 우리나라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사람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인종이 있는 것 같다는데 더욱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4.1%는 자신 스스로가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무의식 중에 유색인종에 대해 무시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는 응답자도 10명 중 4명(40.4%)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한국인들이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인식도 상당히 획일적이고, 고정적인 시각에 갇혀있는 모습이었다. 우선 다문화 가정을 이루는 부부는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는 시각(90.1%)이 단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다문화 가정은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이 부부이거나(3.8%), 부부가 모두 외국인(3.9%)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문화 가정을 형성하고 있는 외국인의 출신 국가로는 주로 베트남(85.9%·중복응답)과 필리핀(72.4%)을 많이 꼽았다. 그밖에 △중국(31.9%) △태국(20.2%) △캄보디아(19.9%) △몽골(9.2%) △일본(8.7%) △중앙아시아(6.7%)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문화 가정이라고 하면, 으레 한국인 남성과 아시아 국가의 여성이 결혼을 해서 이뤄진 가족의 형태를 떠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사회적 계층은 중하층(54%)이거나, 하류층(29%)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 구성원의 학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64.1%) 또는 중학교 졸업 이하(11.8%)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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