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GL 콘테스트 수상자 '마이부&로이치'가 말하는 코스프레의 매력

2017. 11. 2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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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4만 명 넘는 관람객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7현장을 찾았다. 이날 WEGL 2017 파이널 행사의 일환으로 코스프레 콘테스트가 진행됐는데,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 속에서 대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디아블로 코스프레를 선보인 '마이부'는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었다.

'마이부'는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코스튬을 착용한 채 디아블로로 완벽하게 변신,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로이치'가 선보인 젤다의 전설 링크는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어 인기상과 최우수상을 동시 수상하면서 2관왕에 올랐다. 인터뷰 당시 코스튬 파츠를 다수 제거한 '마이부'는 디아블로의 헤드 부분을 착용한 채 사진 촬영에 응했다.

코스튬 완성 후 성취감과 자기 만족감이 커 계속 코스프레를 하게 된다는 두 사람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코스프레 관심을 가졌다. '마이부'가 꾸준히 코스프레 활동을 한 것과 달리 '로이치'는 최근에서야 다시 시작하게 돼 서로 다른 행보를 걸었지만,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마음은 같았다. 또, 코스프레가 종합예술로 인정받고 더 많은 사람이 즐기기를 바라는 바람도 같았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마이부=디아블로3에서 '레아블로'라고 불리는 디아블로를 코스프레했으며 닉네임은 마이부를 사용한다.
▶ 로이치=닉네임은 로이치고, 젤다의 전설 시작인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링크 코스프레를 선보였다.

- 마이부는 최고상인 대상, 로이치는 2위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수상을 예상했는지
▶ 로이치=마이부님 수상을 예상했다. 나는 큰 대회에 나온 코스튬을 보면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연구한다. 화려한 코스프레를 하는 분들을 상대로 하기에 준비를 많이 했다.
▶ 마이부=대체로 개그 요소가 있는 수상작들이 많아 내가 수상할지 확신은 하지 못했다. 보는 분들은 개그 요소가 있는 코스프레를 선호하는 것 같다.
▶ 로이치=개인적으로 시간이 많이 투자된 화려한 코스튬이 수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코스프레 대회 룰이 확정되지 않아 웃긴 캐릭터가 수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걸 깨고 싶어하는 코스어들이 있는데 이번 지스타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 수상 소감을 말한다면
▶ 마이부=너무 좋다. 작업하는 3개월간 집안일에 신경을 못 써서 수상 후 남편 생각이 많이 났다. 남편이 일하느라 대회 현장에 오진 못했지만, 실시간 생방송으로 봤다면서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 로이치=일과 코스튬 제작을 병행하려니 몸이 힘들었지만, 수상해서 다행이다. 사실 부모님께서 코스프레 취미를 부정적으로 여기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취소하면 안 되는 일정까지 다 빠졌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 이번 코스프레 캐릭터를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로이치=지스타에 쟁쟁한 분들이 나올 것 같아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자신 있는 코스튬을 입고 싶었다. 링크가 편하고 친숙한 이미지라서 선택했다.
▶ 마이부=대회에서 커다란 코스튬이 유리하다고 생각해 여자가 할 수 있는 코스튬 중 가장 큰 걸 고르다가 디아블로를 하게 됐다.
▶ 로이치=원래 여자 코스어가 수상하는 경우는 드물다.
▶ 마이부=(코스튬을 입은 채) 지스타 현장을 돌아다닐 때 대부분은 내가 여자인지 모르신다. 대화할 때 놀라시더라.

- 코스튬은 어떻게 제작했는지
▶ 마이부=3개월 넘게 혼자 작업했는데 집에서 칸들기 큰 사이즈라 힘들었다. 파츠를 17개로 분해해 차량으로 운반했다. 최대한 저렴한 재료를 사용해 70만 원 정도 제작비를 들였다.
▶ 로이치=나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만들다 많이 실패한 탓에 6개월 정도 걸렸다. 전문가분들은 1~2주에 마칠 작업도 나는 몇 달씩 걸린다.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 재료구입비로는 50만 원정도 사용했다.

- 이번 코스프레 콘테스트에 출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마이부=이번 콘테스트에 같이 참가한 친구들이 대회가 열린다고 알려줬다.
▶ 로이치=큰 대회에 나가면 다른 분들 코스프레를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콘테스트 소식을 듣자마자 제일 먼저 1번으로 신청했다.
▶ 마이부=(로이치가) 가장 빨리 신청했다고 하더라.
- 언제부터 코스프레를 했는지
▶ 마이부=고등학교 2학년 때 코스프레 동아리에 가입해 처음 시작했다. 벌써 9년째다.
▶ 로이치=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코스프레하는 걸 주위 사람들이 싫어했다. 압박을 받아 13년간 하지 못하다가 올해 초 다시 도전했다. 예전보다 인식이 좋아지고 행사도 많아졌다.

-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
▶ 마이부=성취감이 제일 크다. 코스프레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제작부터 촬영, 편집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 다 신경쓰면서 완성해나가는 성취감이 있다. 코스프레를 하찮게 보는 시선도 있는데 시간과 노력과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일이다. 보기보다 힘들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
▶ 로이치=코스튬은 물론 메이크업도 중요하고, 소품 제작에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퍼포먼스와 춤도 잘해야 하면서 캐릭터 소화력, 대중적인 추세까지 고려해야 하는 점도 까다롭다. 이를테면 종합 엔터테인먼의 집결체다. 마이너 캐릭터 코스프레를 했다가 아무도 못 알아볼 때는 섭섭하기도 하다.

- 앞으로 개최될 코스프레 대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마이부=대회를 한다고 발표하는 시점이 한달 전 정도다. 직접 제작하는 걸 좋아하는데, 한달 만에 뭘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제작 기간을 많이 주면 좋겠다.
▶ 로이치=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번 검 무기만 해도 만드는 데 2주 정도 걸렸다. 화려한 걸 하려면 한달 남짓으로는 기간이 촉박하다. 시간 여유를 두고 대회 개최 공지를 해준다면 새롭고 보기 좋은 코스프레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코스프레를 하고 싶어도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달라
▶ 마이부=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나도 처음엔 손바느질로 옷을 만들었지만, 설레고 재미있었다. 그런 설렘을 같이 느끼면 좋겠다. 잘 못 해도 즐기는 데 의미가 있으니 잘하고 못하고에 신경 쓰지 말고 즐기기기 바란다.
▶ 로이치=나는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노력했다. 완벽하게 캐릭터가 될 수는 없지만,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대중과 주위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마이부= 단기간에 여러 번 코스프레하는 분들이 인기가 높고 호응도 많이 받는다. 나는 코스튬 제작 기간이 긴 편이라 1년에 한두 개 밖에 못 하니까 잊혀지는 편이다 그렇지만, 좀 더 시간과 공을 들여서 퀄리티를 높이려는 삶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러면 코스프레를 보는 시선도 바뀌어서 가치 있게 볼 거라고 생각한다.
▶  로이치=나는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저 SNS 팔로워 수만 늘리려고 하진 않는다. 팔로워가 많다고 잘하는 코스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잘하는 코스어들이 많이 발굴돼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바란다. 그리고 다 같이 코스프레를 즐기면 좋겠다. 

최민숙 기자 minimax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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