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찬의 軍] "시동을 걸자마자 그 장갑차는 스포츠카처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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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경남 창원 현대로템 공장 내 주행실험장에서 K808, K806 차륜형장갑차를 속도를 내며 주행시범을 보이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차체에 강철판을 덧씌운 전투차량인 장갑차는 차륜형과 궤도형으로 구분된다. 차륜형장갑차는 일반적인 자동차 바퀴를 사용하는 반면, 궤도형 장갑차는 전차처럼 무한궤도를 사용한다. 우리 군은 그동안 M113과 K200, K21과 같은 궤도형 장갑차를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도시화의 확대로 인한 도시 및 후방지역작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국방개혁으로 임무지역이 확장된 육군 보병부대의 기동성 향상 문제까지 겹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차륜형장갑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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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808 차륜형장갑차가 시속 65㎞의 속도로 직선 주로를 질주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운전면허 있으면 단기간 교육 거쳐 운전 가능
이날 기자가 탔던 K808의 후방 탑승 공간에는 9명의 병사들이 탈 수 있다. 무장을 한 채 탑승하며 군장은 K200 장갑차처럼 별도 공간에 보관한다. 그런 측면을 감안할 때 내부 공간은 생각만큼 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좌석에 앉아 고개를 들어보니 버스에서 볼 수 있는 에어컨이 눈에 들어왔다. 신형 차륜형장갑차는 좌석마다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장갑차에 장시간 탑승한 채 이동할 병사들에게 쾌적한 공기를 제공할 수 있다. 병사들이 앉는 의자는 장갑차 바닥에서 5㎝ 정도 떨어진 채 차체 옆면에 고정되어 있다. 현대로템측은 “지뢰 폭발 시 병사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차체의 장갑은 적의 기관총 사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화생방 방호기술도 적용되어 탑승인원들이 적의 독가스 공격에도 안전하게 전장을 이동하며 작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K-4 고속유탄기관총이나 K-6 중기관총을 장착해 보병의 작전을 엄호하는 능력도 확보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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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808, K806 차륜형장갑차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자 장갑차가 시동을 걸고 주행시험장을 달리기 시작했다. 420마력짜리 현대자동차 D6-HA 버스용 엔진이 8개의 특수타이어에 동력을 전달하면서 장갑차는 출발한 지 불과 수초만에 시속 65㎞의 속도로 질주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시속 100㎞까지 달릴 수 있는데, 주행시험장 여건상 속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달리는 동안 20t이라는 무게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민첩했고 내부 소음도 생각보다 낮았다. 곡선 주로에서 부드럽게 선회하면서도 제 속도를 유지했다. 승차감과 기동성 등에서 미국의 스트라이커를 비롯한 선진국 차륜형장갑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듯 했다.
K808이 주행시험장을 질주한 직후 K806은 경사진 도로를 올라가는 등판능력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60도 각도의 경사로로 구성된 등판능력 시험장을 K806 장갑차가 시험장 정상까지 올라가기까지는 불과 수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상까지 올라간 K806 장갑차는 후진하면서 도로로 내려왔다. 조종수의 능숙한 운전솜씨 덕분에 16t이라는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도로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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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과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들이 기자(가운데)와 함께 생산중인 차륜형장갑차 위에 올라 장갑차의 기술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생산라인 한 켠에는 장갑차에 장착되는 거대한 타이어들이 놓여있었다. 동행한 현대로템 관계자는 “장갑차에 장착되는 각각의 모든 바퀴에 독립 구동 기능을 갖추고 있고, 총탄에 피격되어도 시속 48㎞로 한 시간 정도 주행할 수 있어 차륜형장갑차의 단점인 낮은 생존성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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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808 차륜형장갑차는 육군 보병의 작전을 지원하는 핵심 장비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국방일보 제공 |
◆올해 말 첫 생산물량 군에 납품 예정
현대로템은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청과 차륜형장갑차 초도생산 계약을 체결한 직후 군 장비품질보증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과 함께 양산에 필요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군을 대표해 차륜형장갑차의 생산 및 품질 점검을 총괄하는 서재현 국방기술품질원 기동화력센터장은 “개발단계의 시제품은 장인(匠人)이 만든 예술품과 같아 생산단가가 높고 제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양산과정에서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속도를 높이면서 군이 요구하는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대로템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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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808 장갑차는 육군 보병의 작전을 지원하고 K806 장갑차는 후방 주요 시설 경비를 맡는다. 국방일보 제공 |
현대로템과 국방기술품질원의 노력에 힘입어 차륜형장갑차의 생산 납품 일정은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청과 차륜형장갑차 초도생산 계약을 맺으면서 내년 2월에 장갑차를 육군에 인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생산일정이 순조로운 점을 감안해 계약서에 명시된 시점보다 두 달 빠른 올해 12월 차륜형장갑차 초도생산분 10여대를 육군에 납품할 계획이다. 이후 기술적 보완절차를 거쳐 500여대를 생산, 육군에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차륜형장갑차를 활용한 지휘차량 개발도 진행중이다. 사단, 여단급 지휘통제 C4I 시스템과 대대급 이하 부대에서 사용하는 전투지휘체계 등이 탑재되며 내년 중 시제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K808 차륜형장갑차의 차체에 30㎜ 기관포를 장착한 차륜형 대공포 개발도 진행중이다.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는 “차륜형장갑차는 적의 공격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고 시가전 및 산악지역에서 뛰어난 기동성을 가진 차량”이라며 “30㎜ 차륜형 대공포와 차륜형지휘차량의 기본 차체로 활용되는 등 육군 무기체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표 현대로템 방산공장 이사는 “한국지형에 최적화된 차륜형장갑차는 육군 보병의 기동성을 높일뿐만 아니라 엔진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로 운영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의 요구사항도 반영해 수출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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