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수영 女帝 '20세 괴물' 무릎 꿇리다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이탈리아)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다. 2009년(이탈리아 로마)과 2011년(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작성된 뒤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여자 자유형 200m 세계 기록(1분52초98)도 그가 작성한 것이다. 그는 '수영 여제'라고 불렸던 선수였다.

하지만 1988년생으로 어느새 29세가 된 펠레그리니가 예전 화려했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27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헝가리 부다페스트) 여자 자유형 200m 결승전을 보는 팬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결승 출발대 위의 펠레그리니는 8명 중 최고령이었다. 같은 출발대에는 '20세 수영 괴물' 케이티 러데키(미국)가 있었다. 이미 이번 대회 3관왕에 오른 러데키가 4번째 금메달을 따낼 것인지가 세계 팬들의 관심사였다.
150m 구간을 지날 때까지 펠레그리니는 러데키와 지난해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에마 매키언(호주)이 일으킨 물보라를 맞으며 4위로 헤엄치고 있었다. 중계진은 "러데키와 매키언의 2파전"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모두가 둘의 경쟁을 바라보고 있을 때 펠레그리니는 남은 50m에서 무서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는 듯 역영(力泳)했고, 1분54초7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펠레그리니는 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남녀를 통틀어 수영 역사에서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7회 연속 단일 종목 메달 획득(금3·은3·동1)이라는 기록이 써지는 순간이었다. 러데키와 매키언이 공동 은메달이었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 12번 진출해서 모두 1위를 차지했던 러데키의 '무조건 1위 행진'은 13번째 도전에서 막을 내렸다. 펠레그리니는 "금메달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내 인생에서 자유형 200m는 엄청난 선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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