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19일부터 이틀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2017 ‘아시아 오토 짐카나 컴피티션(Asia Auto Gymkhana Competition)’이 열렸다. 한국에서 열린 첫 짐카나 국제대회였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손관수 회장)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하는 아시아 각국 자동차경주협회들이 뜻을 모아 창설한 리그다.
올해 1전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렸고, 2전이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것이다. 3전은 대만, 4전은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네팔, 대만,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홍콩 등 아시아 12개국 대표 드라이버 32명이 출전했다.
32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열린 개인전에서는 M.E. 리베라(필리핀)가 이인용(한국)을 파이널에서 꺾고 우승했다. 이종혁(한국)이 3위를 차지했다. 2명씩 한 조를 이뤄 치른 단체전(국가대항전)에서는 필리핀이 말레이시아를 2위로 밀어내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의 박동섭-고세준 조는 3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 선수로 직접 출전한 조정훈(52•조선일보 부장) 드라이버의 출전기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지긋지긋한 여름 더위에 지쳐 소파에 누워 혀 빼물고 있던 어느 저녁, 후배의 전화가 걸려왔다. “선배, 국내에서 짐카나 국제대회가 열리는데, 한번 참가해서 출전 체험기 좀 써 주세요.” 지피코리아 김기홍대표였다.
짐카나 경기라······. 도로 공사할 때 길 막는 표시로 쓰는 ‘고무 꼬깔’ 놓고 하는 경기, 카레이스의 기초 종목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덥썩 물어버릴 만한 ‘미끼’는 아니었기에 몇번을 고사했지만,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담당기자 출신이자 동호인의 한사람으로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半) 협박에 못 이겨 ‘OK’를 하고 말았다.
저질러 보자고 결정하고 나니 걱정이 컸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선 “뭐 그까짓 거 대충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도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나름대로 레이스 좀 해 봤다는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카트 경기에서 몇 차례 입상도 했고, 2015년 인제군수배 내구레이스 3인조전에서 우승도 해봤다. 포뮬러머신으로 진행하는 코리아포뮬러스쿨 과정도 수료했다.

자동차는 아니지만 바퀴는 제법 굴려봤다. 전공은 엔듀로 바이크다. 국내 대회에 여러 차례 출전했고, 2015년 8월 태국에서 일주일 동안 열린 아시아크로스컨트리랠리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모토부문 23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운전면허만 1종대형, 1종보통, 특수(트레일러), 2종보통, 2종 소형을 다 갖고 있다. 국제면허증에는 모든 칸에 도장이 찍혔다. 버스운송자격증, 화물운송종사자격증, 택시운전자격증도 땄다. 거기에 요트면허, 조종(동력보트)면허,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소형선박조종사 자격도 취득했다.
벼락치기 준비에 들어갔다. 일단 짐카나의 역사부터 뒤졌다. 짐카나라는 말은 힌두어 ‘gend-khān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말을 타고 이곳저곳에 놓인 작은 깃발을 낚아채는 '징기스칸 레이스(Genghis Khan's race)'라는 경기에서 시작된 승마 대회라는 뜻이 우선 하나 있다.

또 하나는 ‘빈 주차장에서 드라이버들이 자동차를 동시에 몰고 복잡하게 엉킨 코스를 드라이브 기술을 이용해 도는 자동차 대회’였다. 일명 꼬깔이라고 불리는 ‘파일런’을 설치해 놓고 그걸 건드리지 않고 정해진 코스를 빠져 나가는 경기다. 그런데 코스를 검색해보니 이건 뭐 완전 기하학 수업이나 미대입시 디자인 공부를 위한 자료를 보는 것 같았다. 이리저리 꽈배기처럼 돌고 돌아서 원 안에 들어가 뱅글 돈 뒤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머리가 온통 하얘졌다. 다시 폭풍 검색 돌입. 동영상을 찾아 봤다. 제대로 된 짐카나 인캠(인사이드 카메라) 영상을 보니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이번 대회 안 되겠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미 다 통보됐고, 등록 끝났습니다. 낙장불입입니다.”
주워담을 수 없는 건 ‘엎질러진 물’뿐만이 아니었다. ‘공부하자! 공부하자! 그럼 된다.’ 마음을 다잡았다. 다행히 짐카나 레이싱에 대해 아주 정리를 잘 해놓은 블로그를 찾았다. 달달 외웠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기 차량이 아니라 주최측이 제공하는 차량으로 똑같은 조건에서 기량을 겨룬다고 했다.

미니쿠퍼 JCW는 2.0L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kg•m다. JCW는 John Cooper Works(존 쿠퍼 웍스)의 고성능튜닝버전을 말한다. 이 이름이 붙었다는 건 일종의 스포츠카라는 의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가속후 시속 100km 도달시간)이 6.1초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246km/h다.
실제로 몰아보니 앙증맞은 모습과는 달랐다. 얌전하던 녀석이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마자 야생마처럼 반응하기 시작했다. 민물에서 붕어 낚시하다가 바다에서 방어 낚시하는 것처럼 손맛이 바뀌었다. 출퇴근길 운전하면서 조금씩 연습을 해보고, 동영상을 찾아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도 했다. 그렇게 불안한 날들이 지나고 마침내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토요일인 19일. 새벽같이 집을 나섰다. BMW드라이빙센터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서 현장 분위기라도 익히고 싶어서였다. ‘공항가는 길’에 그렇게 마음이 무거운 적은 예전에 없었다. 경기장에선 KARA 최용석 스포츠사업팀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오피셜들이 대회 준비에 한창이었다.

경기장 바닥에 놓인 꼬깔(파이런)들이 지뢰처럼 보였다. ‘아, 개그 프로에서 술취한 연기를 하는 여자 출연자가 한쪽 발에 꼬깔 끼고 걸어다니는 걸 보고 웃는 게 아니었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한국대표들도 일찍 나와서 코스를 살피고 있었다. 박동섭, 고세준, 이종혁, 이재선, 양우람, 전영빈, 이인용, 이동현, 박상욱, 그리고 나(조정훈). 10명의 선수가 출전자다. 26살부터 36살까지 패기 넘치는 청장년들 사이에 나만 52살이나 먹은 ‘아재’선수라 조금은 뻘쭘했다.
중앙일보 기자이자 카레이서인 박상욱은 나와 함께 ‘KOREA5’팀이 됐다. 국가대항 단체전에 2명씩 출전하는데, 주최국인 한국은 5팀을 만들어 엔트리 등록을 했다.
8시30분쯤 본부호텔에서 출발한 셔틀버스가 도착했다. 각국 선수들이 내렸다. ‘아, 무조건 내가 최고령이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보다 ‘연식’이 더 됐을 것 같은 사람들이 보였다.


레이싱수트를 입은 걸 보니 분명 선수다. 선수들 프로필을 살폈다. 홍콩의 라오 호 이인 선수와 싱가포르의 소흐 세이 라이 선수는 56살이었다. 세상 공기 먼저 쐰 순서로는 내가 ‘넘버3’였다. 18세 이상만 출전할 수 있는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는 스리랑카의 이르샤드 파하람. 21살이었다.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한국 선수들은 여러 외국 선수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중 필리핀의 메달로 에밀리로 리베라를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22살의 이 선수는 F3 출전 경력도 있다고 했다.
등록을 하고 연습 주행. 정식 코스 공개 전에 차의 운전 감각만 익혀보는 시간이다. 슬라롬 주행. 지그재그로 콘(파이런)을 통과하고 마지막에 콘을 360도로 돌아 다시 지그재그로 빠져나오는 방식이다. 그런데, 장난 아니다. 내가 동영상에서 보고 연습했던 건, 직선으로 놓인 파일런 주행이었다.


그런데, 대회 코스는 스키 회전 코스 처럼 하나씩 좌우로 더 빼놓은 코스다. 그것도 콘이 2개씩이다. ‘액셀만 사용해서 가속한 뒤 콘을 통과할 무렵 액셀을 떼면서 턱인(Tuck-in·언더스티어 현상이던 차가 가속을 멈추면 차량 무게 중심 이동으로 별안간 안쪽으로 휘어들어가는 현상)을 이용해 콘을 통과한다’는 전략이 완전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게다가 서클코스 또는 오메가(Ω)코스로 물리는 곳에서 탈출이 문제였다. 차가 들어가서 정상적으로 돌아나오려면 전진과 후진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다시 들어온 곳으로 빠져 나올 수가 있는데, 그러면 시간 손해가 많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거기서 핸드 브레이크 턴을 한다. 소위 주차브레이크를 사용한 턴이다. 요령은 코스에 최대한 가속을 해서 진입을 하면서 핸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반바퀴 정도 급격히 돌리는 동시에 핸드브레이크를 무지막지하게 당겨 주는 것이다. 그러면 차가 그림처럼 미끄러지면서 180도 턴을 한다.(이렇게 설명을 잘하면서 결국 나는 제대로 된 핸드 브레이크 턴을 한번도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했다.ㅜㅜ)


오전 10시 드라이버 브리핑에서 코스가 공개됐다. 이때부터 코스를 외워야 한다. 예선 1차전용, 예선 2차전용, 예선 3차전용, 결선 개인전용, 결선 단체전용. 5개의 코스를 모두 순식간에 외워야 한다. 탱탱 놀다가 벼락치기 공부하는 수험생(아들)을 갈궜던 건 4년전쯤 일이지만, 정작 벼락치기의 초조함을 느껴본 건 30여년만의 일이었다. 대충 머릿속에 넣은 뒤 1차전 코스에 집중했다.
다행히 경기 전에 트랙 워킹(Track Walking) 시간이 있었다. 선수들이 직접 코스를 걸어보면서 표면 상태와 거리감, 진입각도 등을 체크하는 순서다. 다른 선수들은 코스를 체크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겠다’ 하는 계산이 서면서 여유를 찾는 것 같았다. 난 정반대였다. ‘아니, 여길 돌아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다 똑같이 생긴 콘들이 사방에 놓여있고, 거기가 거기 같은데······.’
내 상황이야 어떻게 됐든, 경기는 시작됐다. 오후 들어 예선 1차전. 26번 엔트리를 차에 붙이고 승차.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TCS(Traction Control System)를 껐다. 타이어가 공회전 하지 않도록 차량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TCS를 꺼야 짐카나 테크닉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선에 섰다. 아드레날린이 팍팍 혈관을 쑤시며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초록 깃발이 나부끼는 걸 보고 출발! 부아앙! 끽! 부아앙! 끽! 제법 각이 나왔다. ‘음, 이대로 가면 괜찮겠는 걸?’하는 생각을 하면서 반대편 코스로 들어가면서 그만 파일런을 한번 더 돌고 말았다. 코스 이탈. 얼굴이 화끈 거렸다. 나 같은 선수가 4명이 더 있었지만, 쪽팔림은 나눈다고 줄어들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2차 코스를 외웠다. 눈을 감고 실제로 돌듯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코스를 타 봤기 때문에 경기 전에 막연하게 하던 것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트랙 워킹을 할 때도 헷갈리기 쉬운 코스에서는 뒤쪽에 있는 지형지물을 눈에 담았다.
2차전에선 코스 이탈을 하지 않았다. 연속8자 돌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한국대표팀 동료들이 ‘핸드 브레이크를 살짝 잡으면서 돌면 훨씬 편하고 빠르게 돌 수 있다’는 조언이 힘이 됐다. 예선 2차전은 17등이었다.



3차전에서는 욕심을 냈다. ‘이번엔 핸드 브레이크 턴을 과감하게 해보는 거야. 어차피 예선은 순위만 정하는 거니깐.” 이렇게 마음을 먹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오메가 코스는 내 발목을 또다시 잡았다. 30도 정도만 더 돌았으면 되는데, 밀리고 말았다.
후진으로 뺀 뒤 빠져나와야 하는데, 후진이 안 들어갔다. 더듬거리며 겨우 기어를 넣고 액셀을 밟았는데, 차가 움직이질 않는다. ‘제길. 차가 망가졌나?’ 애먼 차를 탔하다가 불현듯 떠올랐다. ‘아차, 핸드 브레이크를 안 풀었구나.’ 간신히 수습해 피니시했지만, 24위였다.
정신없는 예선을 마친 결과, 예선 종합 23위. 결선 1라운드 상대는 예선 10위를 차지한 아친티야 메흐트로트라(인도)로 정해졌다. 단체전에서는 박상욱 선수와 조를 이뤄 말레이시아팀과 맞붙게 됐다. 첫날 저녁에는 본부숙소인 영종도 웨스턴인터내셔널호텔에서 선수단 환영 만찬이 열렸다.
정선혁 KARA부회장, 김준호 KARA이사(슈퍼레이스 대표)의 환영사 등에 이어 즐거운 식사시간이었다. 한국대표선수들도 친선을 도모하는 취지에서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결선이 열린 20일. 차를 몰고 가는 길에 차 지붕에 빗방울 듣는 소리가 후두둑 들리더니 폭우가 쏟아졌다. 경기장에 도착해 보니. 주변에 설치 해놓은 가설물들이 바람에 넘어갔다고 한다. 트랙 워킹을 하던 중간선수들은 결국 비를 피해 머리를 가리고 코스를 빠져나와야 했다.
개회식은 BMW드라이빙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려 아무 문제가 없었다. 손관수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회장은 “KARA는 지난 3월 FIA 아시아지역 스포츠총회에 이어 이번 아시아짐카나대회 유치 등 국제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짐카나 경기를 자동차경주의 풀뿌리 강화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힘을 합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촬영을 위해 태극기를 들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는 순간, 뭔가 뭉클한게 가슴 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듯했다.
폭우가 내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는 와중에 결선 경기가 시작됐다. 오피셜과 진행요원들은 아예 우비도 벗어버린 채 비를 쫄딱 맞으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영어로 사회를 보며 대회 진행을 깔끔하게 이끈 ‘미녀레이서’ 박보람도 흐트러짐 없는 밝은 표정으로 중심을 잡았다.

외국 선수들도 의연하게 진행하는 오피셜들의 모습에 엄지를 여러 번 추켜세웠다. 녹아웃(Knockout) 방식 개인전. 내 순서는 5번째 레이스였다.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해도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비가 퍼부었다. 동영상을 찍기 위해 헤드캠을 달았지만, 차 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방향이 틀어져 천정만 찍고 말았다.
상대 아친티야 메흐트로트라(인도)는 노련했다. 완패였다. 나를 꺾은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경기후 그를 만나 출전기를 쓸 거라고 얘기하고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아, 이 친구 완전 프로였다. 27살, 인도 뉴델리에 살면서 독일계 자동차 계측 전문회사인 IPETRONIK의 테크니컬 세일즈 스페셜리스트로 일하고 있고, 자신이 직접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2009년에 카레이스에 입문해 2015년과 2016년 뉴델리 오토크로스 챔피언을 차지했다. 나로서는 같이 레이스를 했다는 것만 해도 영광인 셈이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불행하게도 2라운드에서 한국의 이인용을 만났다. 이인용은 이 친구를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비 때문에 경기가 지연됐다. 주최측은 결국 오후 1시30분에 경기를 중단했다. 점심 식사 후 속개하기로 한 것이다. 오후에는 비가 좀 잦아들었지만, 노면이 미끄러운 건 별 차이가 없었다. 파이널에선 메달로 에밀리로 리베라(필리핀)가 이인용을 꺾고 우승상금 2000달러의 주인이 됐다. 둘의 결승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몸짱 근육맨 이종혁은 후안 카를로스 나톤(필리핀)을 2대1로 꺾고 3위에 올랐다.
마지막 단체전(국가대항전). 내 상대는 모드 샤즈미에 빈 모드 일리아스(말레이시아)였다. 33살의 이 드라이버는 예선 종합11위를 기록했던 선수다. 이를 악물고 정신을 집중해 달렸다. 내 딴에는 실수 없이 최선을 다해 달렸지만, 나보다 먼저 말레이시아 친구가 피니시를 했다. 예상한 결과였지만, 아쉬움이 해일처럼 몰려왔다.
팀 동료인 박상욱 선수도 선전했지만, 간발의 차로 패했다. ‘KOREA5’팀은 종합 2대0으로 단체전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그래도 최종 결과를 보니 위안이 됐다. 말레이시아팀은 결승에 올랐고, 필리핀에 아깝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었다.



그리고 아시아와 함께 손을 잡고 더 큰 그림을 그리려 하고 있다. ‘쉰살’ 넘은 아재 레이서가 직접 그 속에 들어가 달려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보였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육상이고, 육상의 기본은 ‘100m’다. 자동차 경주에서 ‘짐카나’가 100m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카나가 제대로 자리잡아 한국모터스포츠가 풍성한 열매를 맺는 뿌리깊은 나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조정훈(모터칼럼니스트) tigercho333@hanmail.net, 사진=지피코리아, K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