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 IT" 티볼리 아머 타보니

박창영 2017. 11. 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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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30] 쌍용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에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2015년 제네바 모터쇼 공개 행사 당시 티볼리 뒤에 설치된 커다란 화면을 보던 유럽 기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는 것이다. 티볼리 영문 스펠링 'T I V O L I'가 좌우 반전되더니 'I LOV IT'으로 바뀌어 감탄했다는 내용이다. 다 큰 성인들이 글자 놀이에 그토록 열렬히 환호했다니 정말 전설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쌍용차가 출시한 '티볼리 아머'를 타고 서울 시내 100여 ㎞를 달리며 이 전설의 실체에 대해 탐구했다.

티볼리 영문명 'TIVOLI'를 뒤집으면 I LOV IT이 된다. 쌍용차관계자는 원래 그런 효과를 의도해 이름을 지은 건 아니다며 이탈리아 티볼리 시에서 명칭을 따왔다고 설명했다.

목차

1) 옵션: 배스킨라빈스가 된 티볼리

2) 디자인: 100m 레인지로버

3)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인민 자율주행

4) 주행력: SUV 특화 기업은 소형 SUV도 잘 만들까

5) 정숙성: 일취월장

6) 인테리어: 프리미엄 SUV를 꿈꾸다

본 시승기

1) 옵션: ★★★★

인기가 많은 차의 단점은 도로에 너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국내 소형 SUV 누적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티볼리의 가장 큰 걱정도 그 부분에 있다. 기자가 잠시 동안 차를 세워둔 서울시 구로구 모 주차장에서도 4대의 티볼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그 주차장에 있었던 차량 20여 대 중 20%에 해당했다. 소형 SUV라는 개념 자체가 국내에 생소하던 2015년에는 티볼리를 사는 것만으로도 차별화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어려워진 것이다.

2010년 걸그룹 f(x)는 자신들의 첫 번째 미니 앨범 `NU 예삐오`에 수록된 동명의 곡을 통해 `강한 개성과 독특한 취향을 지닌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이 곡의 가사는 `달라 달라 나는 너무 달라` `참 엉뚱하다 맨날 나만 놀리지` `독창적 별명 짓기 예를 들면 꿍디순디` 등 차별화를 추구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에 쌍용차는 고객 선택폭을 대거 늘린 '아머'로 소형 SUV 시장 수성에 나섰다. 티볼리가 공략하는 20·30대는 주머니가 얇긴 하지만 개성 추구 욕망까지 얇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 장애를 유발할 정도로 다양한 티볼리 색상 조합 예시는 아래와 같다.

티볼리는 기존 모델의 경우 일부 외장 컬러에서만 선택 가능했던 투톤컬러 사양을 8가지 모든 컬러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주문제작형 콘셉트의 스페셜 모델인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Gear Edition)도 함께 선보였다. 각종 사양을 변경해 수십만 가지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쌍용차 측 설명이다.

2) 디자인: ★★★

티볼리 성공 요인으로는 디자인이 가장 먼저 꼽힌다. 반듯한 면과 수평선을 곳곳에 활용해 멋진 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기존 국산 SUV에는 이런 디자인 요소를 택한 차량이 흔치 않았다. 바로 티볼리가 파고든 지점이다.

티볼리는 각진 면의 이미지를 채택하며 강인한 인상을 구축했다. 이 덕분에 멀리서 보면 `소형` SUV라는 게 잘 느껴지지 않는다.
기존 국산 SUV들을 늘어놓고 보면 티볼리 디자인의 강점이 더 드러난다. 다른 SUV들이 둥글둥글한 이미지를 채택할 때 티볼리는 '각진' 이미지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아차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

100m 거리에서 잠깐 스치듯 보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느낌도 난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하지만 티볼리 '아머'부터 선택할 수 있게 된 보닛 중앙의 데칼 장식은 어쩐지 테이프로 붙인 듯한 느낌이 났다. 데칼은 고객 취향에 따라 넣거나 뺄 수 있다.

3)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

한성컴퓨터에 인민에어라는 별명을 붙일 수 있다면 티볼리에 탑재된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도 인민자율주행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한성컴퓨터에서 판매하는 울트라북 시리즈는 합리적 가격에 맥북 에어와 닮은 디자인, 그에 버금가는 스펙을 갖춰 `인민에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현재 국내에서 반자율주행 기능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자동차들은 크게 LKAS(주행조향보조시스템)과 SCC(스마트크루즈컨트롤)의 두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조합되면 운전자 개입 없이도 차가 일정 구간 스스로 달린다. 티볼리는 이 중에서 LKAS를 지난해 2017년형을 출시하면서 탑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만 해도 1000만원 후반대~2000만원대 차에 해당 기능이 적용된 차량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서민들도 기초적인 수준이나마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을 티볼리가 열어준 것이다.

일정 속도로 안정적으로 달리다 보면 계기판에서 LKAS에 해당하는 아이콘에 녹색 불이 들어온다. LKAS가 작동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때 보이지 않는 손이 핸들을 잡고 돌려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학창시절 많은 이들이 즐겼던 분신사바와 같은 감각이랄까. 다만, 정확도나 지속도가 높은 LKAS가 채택된 건 아니라 핸들에서 손을 떼는 건 금기다. 보다 안전한 운전을 위한 보조 도구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하다. LKAS와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 스마트하이빔(HBA),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이 포함된 스마트드라이빙 패키지Ⅰ을 장착하기 위해선 60만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4) 주행력: ★★☆

SUV에 특화한 회사가 만든 소형 SUV답게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시승한 차에 탑재돼 있었던 4WD(4륜) 시스템 덕분에 요철이 많은 구간도 부담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스마트 4WD 시스템은 도로 조건에 따라 전·후륜 동력을 다르게 분배하면서 최적의 주행 성능을 추구한다.

엔진 파워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경쟁 소형 SUV 사이에서 절대 처지지 않는다. 티볼리 아머 디젤은 최대토크가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1500~2500rpm 구간에서 터진다. 가족과 편하게 나들이 가는 데 무리가 없다.

운전대 감도는 드라이빙 상황에 따라 컴포트, 노멀, 스포츠의 세 가지 모드로 조절 가능하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바꾼다고 해서 운전대가 묵직해진다든지 하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다는 건 아쉽다.

5) 정숙성: ★★★

이번 티볼리에서 가장 크게 향상된 건 소음 차단 능력이다. 기존 티볼리는 자연과 함께하는 SUV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부 소음 차단에 취약했다. 도로에서 달리고 있노라면 노면과 바람과 엔진의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내는 하모니에 쉽게 피곤해졌다.

이번 티볼리 아머는 고객 불만 사항을 대거 반영해 소음 차단 능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엔진음, 풍절음, 노면소음이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국산 소형 SUV 표준 수준까지는 도달했다. 언더코팅 범위를 확대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소음을 최소화하는 등 NVH(소음·진동 방지)에 심혈을 기울인 덕이다.

6) 인테리어: ★★★

티볼리 아머 인테리어의 특징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고급스럽게 꾸릴 수 있고, 또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최소한의 사양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승한 차량은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73만원), 통풍시트 패키지(40만원), 세이프티 선루프(40만원)를 적용해 티볼리 아머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내장을 갖췄다.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사양 중 통풍시트 패키지와 세이프티 선루프가 유용하게 느껴졌고,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는 73만원어치만큼 프리미엄해 보이진 않았다.

7) 총평: ★★★☆

티볼리는 코나, 스토닉, QM3, 트랙스의 4방위 공격을 받으면서도 월 5000대 판매선을 유지하고 있다. 어떤 소형 SUV 구매를 고려하더라도 비교 선상에서 빼놓기 어려운 티볼리의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번 티볼리 아머는 구형 모델의 단점으로 꼽혔던 소음을 저감시키고 소비자 개성 표출 범위를 넓혀주면서 상품성이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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