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구하기 쉬워졌지만 어렸을 적만 해도 자동차 장난감은 ‘희귀품’이었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아이들 손바닥 만한 작은 모형도 가격이 비쌌다. 파는 곳도 많지 않았다. 미국에 친척이 있다며 장난감 자동차 수십개를 자랑하던 녀석이 아주 부러웠었다. 외할아버지가 사주신 장난감 자동차를 아주 애지중지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한동안 잊고 있던 자동차 장난감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모 대형마트의 장난감 코너에서 ‘핫 휠(Hot Wheels)’, ‘토미카(Tomica)’ 등을 봤다. 요즘 인기 있는 자동차들 수십 가지를 모아놓은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주로 토미카를 샀다. 싸고 귀여워서 가끔 몇 개씩 사다보니 제법 많이 모았다.
토미카의 제조사는 일본의 ‘타카라 토미’다. 1970년부터 장난감 자동차인 ‘토미카’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일본 내에서도 자동차 장난감이 귀했다고 한다. 대부분 미국산 장난감을 들여왔다고.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자국산 자동차 장난감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아이들의 손바닥에 올리기 좋은 작은 크기의 모형 만들어 ‘토미카’라고 이름 붙였다.

아이들이 자국산 자동차에 관심 갖도록 최대한 실제 차와 비슷한 느낌 주려 다듬은 구성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철제로 차체를 만들고, 실제 자동차처럼 구운 에나멜 마감제를 이용해 차체를 칠했다. 촉감에 예민한 아이들을 고려한 부분이다. 또한 서스펜션 등의 추가 기능을 넣어서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당연히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타카라 토미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8세 미만의 일본 어린이 5명 중 4명이 적어도 1대 이상의 토미카를 갖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만들었기에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는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는 140개 모델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월 세번째 토요일에 새 모델을 내놓으며 계속 라인업을 바꾸고 있다. 따라서 오래된 토미카는 수집품으로도 가치가 있다.

특이한 토미카를 모아 전시회도 연다. 일본의 삿포로 TV가 2018년 1월 6일부터 14일까지 ‘액세스 삿포로’에서 ‘삿포로 토미카 박람회(원제: トミカ博 in SAPPORO)’를 연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상대로 여는 행사다. 올해로 개최 15주년을 맞았다.
아이와 어른 모두 고려한 행사인지 전시 내용이 제법 화려하다. 700만 엔(약 6,764만 원)의 플래티넘 토미카 ‘닛산 페어레이디 Z432’와 100만 엔(약 966만 원)짜리 순금 토미카 ‘닛산 블루버드 SSS 쿠페’ 등을 전시한다. 플래티넘 토미카는 비매품. 순금 토미카의 경우 2008년 8월 정식 발매했었던 모델이다. 현재는 판매하지 않는다. 더불어 옻칠 기법을 이용해 만든 토미카 ‘닛산 페어레이디 Z(Z34, 국내명 370Z)’ 등 희귀 모델을 전시한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도 오랜 시간 동안 만드면 부모와 자식이 공감할 수 있는, 세대를 뛰어넘는 콘텐츠가 된다. 나중에 아이와 함께 ‘아카데미과학’의 자동차 프라모델을 같이 조립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dtest.kr)
사진 토미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