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이슈] 인터밀란·AC밀란·유벤투스 모두 거친 '레전드' 피를로

김도곤 기자 2017. 11. 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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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를로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 A 최고의 명문 팀은 보통 유벤투스, AC 밀란, 인터밀란으로 꼽힌다. 위 세 팀을 모두 거친 선수는 흔치 않다. 안드레아 피를로가 그 중 1명이다.

피를로(38, 뉴욕 시티)는 6일(한국 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앞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은퇴 의사를 밝힌 데 이은 공식발표다. 피를로는 뉴욕 시티와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다.

1994년 브레시아 칼치오에 입단해 1995년 데뷔한 이래 인터밀란, AC 밀란, 유벤투스를 거쳐 뉴욕 시티에서 뛰고 있다.

인터밀란과 AC 밀란, 유벤투스를 모두 거친 선수 중 가장 유명한 선수는 주세페 메아차다. 현재 인터밀란 홈 구장 이름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으로 쓰고 있다. AC 밀란과 유벤투스에서도 뛰었지만 인터밀란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

현재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는 패트릭 비에이라, 크리스티안 비에리, 에드가 다비즈, 로베르토 바조 등이 있다. 하지만 피를로처럼 어떤 팀도 거치지 않고 연달아 세 팀에서 뛴 선수는 없다. 비에이라는 아스널, 비에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라치오, 다비즈는 바르셀로나, 바조는 볼로냐를 중간에 거쳤다.

올해 인터밀란이 리그 3위를 달리는 등 부활하긴 했지만 최근 세리에 A는 유벤투스 독주 체재였다. 하지만 피를로가 한참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때 세 팀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서로 견제가 심해 선수 이동이 쉽지 않았지만 피를로는 예외였다.

첫 이적은 2001년 인터밀란에서 AC 밀란으로다. 지금이야 최고의 패스 마스터로 기억되지만 당시에는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젊은 유망주였고, 이적 전 시즌에는 친정인 브레시아 칼치오로 임대를 다녀왔다. 인터밀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는 아니다보니 이적이 가능했다.

유벤투스 이적은 복잡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AC 밀란 이적 후 전성기를 맞았고 거의 매경기 출전할 정도였다. 인터밀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AC 밀란에서는 보다 아래로 내려오면서 지금의 피를로가 완성됐다. 탁월한 시야와 정확한 패스, 여기에 수비적인 능력까지 빛을 내면서 본격적인 전성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 어느덧 30줄에 들어갔고 밀란은 과도기를 겪기 시작했다. AC 밀란은 세대교체를 원했고 케빈 프린스 보아텡, 설리 문타리 등 다른 미드필더들이 중용받기 시작했다. 2010-11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하긴 했으나 결국 유벤투스 이적이 결정됐다. 세대교체를 원하는 AC 밀란과 경기 출전을 원하는 피를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피를로는 유벤투스로 떠났고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팀의 핵심이 된 것은 물론 2년 연속 세리에 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이때부터 유벤투스의 독주 체재가 형성됐고 리그 5연패를 달성했다. 피를로가 떠난 후 시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전무후무한 6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AC 밀란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피를로에 이어 필리포 인자기, 젠나로 카투소, 알렉산드로 네스타 등이 베테랑들이 팀을 떠났고 이들을 대신할 젊은 선수들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 선수 저 선수 영입은 했지만 누구도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전통의 명가가 리그 10권 밖으로 떨어지는 일이 허다했다. 밀란 시절 막판에 존재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피를로를 이적시킨 것을 뼈저리게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 선수생활을 뉴욕 시티에서 마무리하는 피를로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출발했지만 밀란 이적 후 보다 수비적인 쪽으로 경기 조율과 패스 등을 맡으면서 전성기에 오른 피를로다. 수비와 동시에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로 곧바로 공격을 전개하는 피를로는 21세기 최고의 미드필더로 군림했다. 그의 패스 능력을 살리기 위해 그보다 더 좋은 자리는 없었다. 포지션과 역할 변경이 그의 축구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택이었다.

피를로는 최고의 순간을 뒤로하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계약기간을 딱 채우며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적절한 순간에 이적을 선택했고, 은퇴도 적절한 시기에 결정했다. 한 순간도 최고의 순간이 아닌 적이 없을 때 미련없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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