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젠더·복지] ‘페미’자만 들어도 고개를 돌리는 당신들에게

어디에 가도, 누구와 비교해도 학벌이면 학벌, 인물이면 인물, 인품이면 인품 어디 하나 빠지지않는 당신.
그런데 사회에서 활동적인 여성을 보면 ‘나댄다’고 생각하며 칭찬보다는 지적질을 하고 싶은 당신, ‘성평등’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뜩잖은 표정으로 변하는 당신, ‘페미’ 글자만 봐도 고개를 외로 꼬는 당신….
당신들에게 정색하고 한 번 물어보고 싶군요.
여성과 남성, 모든 성이 평등하게 살아가자는 것이 왜 그렇게 못마땅하신지요. 성별에서 나아가 모든 사람이 재산, 건강, 직업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똑같이 인권을 누리자는 게 혹 부당하게 느껴지시는지요.
당신들이 내면으로 뭐라고 정의하는지 몰라도 페미니즘의 사전적 정의는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사회, 정치, 법률상의 지위와 역할의 신장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는 그 주장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쯤에서 당신들은 이렇게 반응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평등? 이미 실현되지 않았나? 오히려 남성들이 차별받고 기를 못 펴는 세상 아닌가?’
아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측정해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GCI)’라는 게 있습니다. 즉, 각 나라별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방해 요소를 수치화한 지수인데 한국은 2013년부터 2024년까지 대상국 29개국 중 29등으로 내리 12년째 꼴찌를 했답니다. 올해는 꼴찌에서 벗어나 28등이라고 하니 위안을 삼아야 할까요?
남녀임금격차는 어떠한가요? 역시 OECD 국가 중 십수년 째 격차가 제일 심한 나라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혹시 위 통계를 들어도 ‘그거야 단순통계가 그렇지, 실생활에서는 이미 여성이 차별받지 않은 지 오래’라는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직장 내에서 임금은 차치하고라도 성희롱, 성추행을 당하는 사람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밤거리를 걷는 것이 두려운 성은 주로 여성입니다. 교제 살인으로 숨지는 사람,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돌봄의 문제로 전전긍긍해야하는 것도 주로 여성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탄핵된 윤석열 정부는 시작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었습니다. 강화해도 시원찮을 판에 폐지라니요.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을까요?
이제 21대 대통령 선거라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수레에 타고있는 정당 후보들의 정책에 특별히 성평등 의제가 강조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과문해서인가, 여성가족부 강화를 내걸고 있는 후보가 있나요?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죽어갔는데도 여성혐오범죄 근절과 피해자 권리보장을 언급한 후보가 있나요?
지난 토요일 전국의 페미니스트 1000여 명이 모여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구 삼각지 인근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이번 대선 정책에 ‘성평등 의제’가 다루어질 것을 요구하며 거리 대행진을 했습니다.
‘모든 정당과 후보들은 지금 당장 페미니스트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페미니즘 의제 없이는 페미니스트의 표도 없다!’ 소리높여 외치면서 말이죠.
이 쯤에서 벌써 작고 7년째를 맞는 한 정치인을 소환하고 싶어집니다. 바로 노회찬 의원입니다. 고 노 의원은 정치인 중 자타가 공인하는 페미니스트였습니다.
호주제 폐지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작고 전까지 14년간 3.8 세계여성의 날이 되면 국회 내 여성 청소노동자 등 각계각층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던 사람.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문제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구성원들의 공동과제이며, ‘우리 사회 전체의 성평등에 관한 문제’라며 세태를 깨웠던 사람. 노회찬 의원이 계셨더라면 지금보다는 성평등 정책이 더 많이 논의되고 실현되지 않았을까요?
어떠신가요. 아직도 페미, 성평등은 못마땅하고 사소한 것으로 여겨지실까요?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셨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선거에 임하는 후보와 관계자가 곱씹고 곱씹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성평등은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대통령 후보는 성평등을 공약하라!’
#성평등 #페미니스트 #도민시론 #페미니즘 #대부분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진태 지사, 강원FC 춘천시장 출입제한에 “구단주로서 대신 사과”
- [속보] 한덕수, 김문수 선대위원장직 고사…사실상 선대위 불참
- [속보] 윤석열 첫 법원 공개출석…포토라인 패스·묵묵부답 법정행
- [속보] 의대생 8305명 유급 확정…46명은 제적 처리
- 꿈 속 노인 지시 따라 산에 갔더니 '산삼 11뿌리' 횡재… "심 봤다"
- 18년 만에 돌아온 '2m 구렁이'… 영월 금강공원 소나무서 발견
- 미시령도로 손실보전 갈등 장기화, 도 재정 시한폭탄 되나
- 105세 김형석 교수가 말하는 '대통령이 실패하는 이유'
- 로또 1등 춘천·강릉 등 전국 20명 당첨… 각 13억8655만원씩
- ‘이혼숙려캠프’ 출연했던 전 강원FC 선수 강지용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