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였던 자이씨앤에이(C&A)가 캡티브 공사 감소의 영향으로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GS그룹 편입 이후 그룹 내 주요 건설 계열사인 GS건설, 자이에스앤디 등에 밀려 외연 확장에 나서지 못하는 양상이다.
자이씨앤에이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1조475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2.4%(7720억원), 영업이익은 86.2%(941억원)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72억원으로 78.7%(639억원) 줄었다.
그룹 계열사 수주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LG그룹 계열 디앤오(옛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건설사업 부문의 물적분할로 설립된 에스앤아이건설은 이듬해 GS그룹 편입된 후 자이씨앤에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전체 지분 가운데 60%는 자이에스앤디가, 40%는 LG그룹 계열사인 디앤오가 보유하고 있다.
LG그룹이 일감 몰아주기(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디앤오 건설사업부를 GS그룹에 넘기면서 소속이 바뀌게 됐다. 2022년 편입 첫해는 기존 수주 공사로 매출이 전년 대비 급증했다.
매출 10% 이상을 차지한 주요 고객사는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이다. 회사는 LG그룹 내 계열사의 공장 설립 등을 책임지며 꾸준히 매출을 늘려왔다.
GS건설 편입 이후 공사가 진행되면서 인식되는 매출이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지연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자이씨앤에이는 연구시설, 석유화학 플랜트에 강점이 있는 회사로 클린룸, 배터리공장, IDC 등 시설설계 역량을 활용해 대외 수주를 강화하고 있으나 실제 수주 확대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에 편입된 후에는 사실상 캡티브 수주가 사라졌다. GS그룹의 사업구조상 자체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부 수주 확보가 성과의 관건이 됐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10% 이상의 매출을 내는 4곳의 매출 비중은 50.7%(5314억원)로 2023년의 38.7% 대비 증가했다. 2023년 LG디스플레이, LG화학 관련 매출이 704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많았지만 전체 매출이 급감하면서 비중은 반대로 확대된 모양새다.
GS그룹 관련 매출은 GS건설 자회사이자 폐배터리 업체인 에너지머터리얼즈를 통해 올린 194억원이 가장 크다. 이마저도 전년(505억원)보다 줄어 매출 감소의 원인이 됐다.
자이씨앤에이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별로 외부 수주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산업 플랜트 분야에서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기계산업 같은 하이테크 분야에서 전보다 다양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