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가운데 ''10년 방치된 폐카페를 리모델링''하여 만들어진 '360도 한강뷰' 호텔

버려진 교각 카페의 반전

한강대교 남단 교각 위에 2011년 설치되었다가 접근성과 운영 한계로 문을 닫고 장기간 방치됐던 전망 카페가 새 생명을 얻었다. 도심 경관의 허점으로 남아 있던 공간을 공공 자산으로 되살리기 위한 리모델링이 추진되면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체험하는 전혀 다른 방식이 제안됐다. 도로 인프라와 문화공간을 결합한 드문 재생 모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다리 위 ‘호텔형 체험’으로 재탄생

서울시는 한강 교량 상부 소규모 동공을 문화·숙박형 체험 공간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택했다. 단순 판매 공간이었던 카페는 체류형 콘텐츠로 기획이 바뀌며 운영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숙박 공유 플랫폼이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예약·안전·접근성 운영 체계를 민관 협력으로 정비해 ‘운영 가능한 리모델링’의 선례를 만들었다.

스카이 스위트, 360도 한강뷰 설계

새 이름은 스카이 스위트. 사방의 통창과 천장 유리로 교각 위 시야를 극대화해 노들섬에서 여의도, 남산과 도심 마천루까지 한 번에 조망하도록 구성했다. 침실·거실·욕실·간이주방을 콤팩트하게 배치해 체류 동선을 단순화했고, 야간 조도·차음·진동 대응을 고려한 건축 설비로 ‘다리 위 숙박’의 물리적 제약을 상업 등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숙박이지만 호텔은 아닌, 체험형 운영

공간 크기와 주차·접근 이슈를 고려해 완전한 상시 호텔이 아니라 사전 예약 기반 체험·전시·이벤트 중심으로 운영 콘셉트를 잡았다. 이용객은 지정 시간대 셔틀·도보 동선을 통해 입실하며, 안전·소음·진동 기준을 준수하는 제한적 체류를 원칙으로 한다. 지역 축제·불꽃쇼·공연과 연계한 ‘날짜 기반 경험’으로 가치가 최적화되도록 큐레이션이 설계됐다.

도시 재생의 새로운 공공 모델

교량이라는 도시 기반시설의 빈 공간을 공공문화 자산으로 전환함으로써 재생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유휴 인프라의 활용, 민간의 서비스 운영, 시민 경험의 공유라는 세 축을 묶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향후 교각·교량 하부 등 유사 공간의 전시·교육·체험 기능 확대 여부가 검토되고, 수상 관광·마리나·수상 호텔 같은 수변 체류 인프라와의 연계도 모색된다.

한강을 일상 속 ‘체류 경관’으로 즐기자

한강의 가치는 바라보는 풍경에서 머무는 풍경으로 확장될 때 더 커진다. 접근성·안전·환경 기준을 지키며, 시민 참여형 예약·이벤트를 늘리고, 수상교통·도보 네트워크와 연결해 체류 경험을 더 촘촘히 하자. 10년 방치된 작은 카페가 도시의 밤을 비추는 객실로 바뀐 것처럼, 한강의 유휴 자산을 새로운 도시 경험의 무대로 함께 키워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