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부산 그 맛' 그대로…73년 만에 태평양 건넌 돼지국밥

양보원 2026. 9. 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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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 첫 해외 매장
한글 간판 걸고 세계화 ‘첫발’
1953형제돼지국밥 라스베이거스점에 내걸린 한글 간판. 부산시 제공

부산 피란민의 허기를 달래던 돼지국밥이 73년 만에 태평양을 건넜다. 부산 향토 브랜드 ‘1953형제돼지국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첫 해외 매장을 열고 돼지국밥 세계화에 나선다.

1953형제돼지국밥은 이달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인 로드에 약 198㎡(60평) 규모의 매장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눈에 띄는 것은 매장 이름이다. 별도의 영문 상호를 만들지 않고 ‘1953형제돼지국밥’이라는 한글 간판을 그대로 내건다.

라스베이거스점에서는 맑은 돼지국밥과 뽀얀 돼지국밥, 매콤한 불꽃국밥을 비롯해 밀면과 간장육수, 고기순대 등을 선보인다. 현지 입맛에 맞춰 맛을 바꾸는 대신 돼지고기와 사골 등 재료만 미국산으로 바꾸는 ‘재료의 현지화’를 택했다.

가장 큰 난관은 미국산 재료로 부산에서 먹던 국물 맛을 내는 일이었다. 라스베이거스 현지 주방에서 3주 동안 20여 차례 육수를 끓이며 레시피를 다시 맞췄다. 짧은 기간에 부산의 맛을 옮길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 쌓은 ‘맛의 데이터’가 한몫했다. 감에 의존하던 전통 조리법을 그램(g) 단위로 표준화했다.

1953형제돼지국밥의 뿌리는 한국전쟁 피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안남도 출신 외할머니 나묘식 씨가 피란 이후 1953년 부산진역 일대에서 수레에 솥을 걸고 국밥을 팔기 시작했다. 그 손맛이 어머니 한현정 씨를 거쳐 최석윤·최제윤 형제에게 이어졌다. 형제는 2009년 경성대 앞에 ‘1953형제돼지국밥’을 열었고, 이후 광안리와 중앙동, 사직, 서면 등으로 매장을 확대했다.

올해 안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추가 매장을 열고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부산에서 생산한 돼지국밥 육수를 치킨스톡, 비프스톡과 같은 ‘돈골스톡’ 제품으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1953형제돼지국밥 최석윤 대표는 “현지 소비자들이 한 끼 식사를 넘어 국물에 담긴 부산의 정과 문화를 경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