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인 한화오션 재무실장(부사장)이 ㈜한화의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이동했다. 기존 김우석 재무실장이 ㈜한화 건설부문 사업총괄(대표)로 이동하면서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도 연쇄 이동하게 됐다. 신 실장은 한화솔루션, 한화오션 등 그룹 핵심 계열사에서 CFO를 맡은 경험이 있는 만큼 그룹 전체의 투자 및 재무 전략을 담당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 실장은 이달 1일부터 ㈜한화의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맡게 됐다. 신 실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화종합화학에 입사한 뒤 2002년부터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하며 재무·기획·지원 등 역량을 쌓아왔다. 2013년 6월에는 한화첨단소재의 전신인 한화L&C에서 상무보로 승진했으며 2014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기획조정팀장으로 옮겼다. 2015년에는 다시 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로 이동해 계열사 및 자회사 관리를 담당했다.
과거 한화그룹도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컨트롤타워가 있었다. 1990년대 비서실에 이어 설립된 구조조정본부는 2006년 경영기획실로 재편됐다. 그룹 경영기획실은 인사, 재무, 전략, 법조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중심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당시 경영기획실은 한화그룹의 대표 전문경영인인 금춘수 전 수석부회장이 맡았다.
그룹 경영기획실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금 전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지원부문으로 개편됐다. 지원부문은 이전보다 조직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한화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금 전 수석부회장은 지원부문에서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하기 이전까지 계열사 및 자회사의 전략을 지휘했다. 그룹 계열사의 사업은 물론 지배구조와 승계, 인수합병(M&A) 등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원부문은 계열사에서 파견 형식으로 인력을 받아 운영됐다. 당시 상무였던 신 실장 또한 외견상 한화솔루션 소속이었지만 한화그룹 지원부문에서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전략과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수립했다. 이후 2024년 금 수석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지원부문 또한 사라졌으며 김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번 CFO 교체는 한화그룹 내 재무라인의 순환배치 성격이 강해 보인다. 한화그룹은 그간 ㈜한화를 포함해 계열사별로 CFO를 이동시키며 배치했다. 신 실장은 ㈜한화 CFO로, 김우석 ㈜한화 재무실장은 건설부문 대표로, 윤안식 한화솔루션 CFO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정원영 한화솔루션 금융담당은 재무실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이 내부 순혈 재무통들을 기용해온 만큼 계열사별 역량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순환배치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전략부문 산하에 재무실을 두고 자금흐름과 사업 전략을 관리한다. ㈜한화 또한 김 부회장이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으며 산하에 재무실이 위치해 있는 구조다. 신 실장은 경영기획실과 지원부문에서 오랜 기간 김 부회장을 지원해온 만큼 오너 일가와 신뢰도가 두터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신 실장은 또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믿을맨으로 꼽힌다. 신 실장은 2020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되면서 출범한 한화솔루션의 초대 CFO를 맡았다. 이후 약 4년간 한화솔루션의 재무안정성 확보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이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신 실장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잉곳, 웨이퍼, 셀, 모듈을 통합 생산하는 대규모 태양광 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는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CFO로 이동했다. 그룹 대표 재무전문가인 신 실장을 배치해 한화솔루션과 마찬가지로 한화오션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의도였다. 신 실장 부임 이후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 이와 함께 최근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겹치면서 현금 유입이 늘었고 한화오션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사로 거듭나게 됐다.
신 실장은 올 연말부터 ㈜한화의 재무실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이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편은 끝냈기 때문에 당장 신 실장이 적극적으로 추가 개편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 등 제조부문 △ 차남 김동원 사장이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부문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백화점, 리조트, 정밀기계 등 유통부문으로 이미 각자 사업영역을 구축했다. 또 김승연 회장이 올해 ㈜한화 보유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삼형제에게 증여하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의 밑그림은 마무리지었다.
신 실장은 ㈜한화에서 그룹 전체의 투자 및 재무 전략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컨트롤타워와 핵심 계열사에서 CFO를 경험한 만큼 재무와 전반적인 경영 전략 수립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그룹 자금관리는 물론 김 부회장 산하의 방산·에너지·우주항공 등 계열사의 인수합병(M&A)에도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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