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맞아 40분간 심장 멈춘 교사, 28일 만에 기적적 퇴원···“의료진에 감사”

고귀한 기자 2024. 9. 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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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 맞고 쓰러진 김관행씨가 퇴원 후 자신을 치료한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낙뢰를 맞고 쓰러져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20대 교사가 28일 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병원에서 퇴원했다. 이 교사는 자신을 치료해 준 의료진에 고마움을 표하며 후원금을 기탁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낙뢰 사고로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광주서석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29)가 지난 2일 퇴원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8월 5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교원 연수를 받은 뒤 이동을 하다 낙뢰에 맞아 쓰러졌다. 당시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약 3000번의 낙뢰가 관측됐다.

김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서 심정지 통합치료를 하며 다시 심장은 뛰었지만 이미 40분이나 지난 상태였다. 심장이 멎은 후 5분이 지나면 혈액과 산소가 공급 안돼 심장과 폐는 물론 뇌까지 문제가 생길 가능성 크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김씨는 사흘간 심장과 폐에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다발성 장기부전과 피가 멎지 않는 혈관 내 응고까지 심각한 증상을 보였으나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면서 열흘 만에 인공호흡기를 뗐다.

조용수 응급의학과 교수는 “치료가 매우 어렵긴 했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

퇴원을 한 김씨는 장기간 입원으로 인해 섭식 장애, 근력 감소, 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을 겪고 있지만 현재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의료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지난 4일에는 후원금 1000만원을 병원에 기탁했다.

김씨는 “힘든 치료 과정을 버틸 수 있게 도와준 의료진에 감사하다”며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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