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내부통제, 삼성=자산관리... 하반기 채용 분야 보면 증권사 속사정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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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이번 채용을 살펴보면 증권사별로 집중하려는 업무 분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신한투자증권 채용 공고에선 STO(토큰 증권) 관련 업무를 하는 블록체인 분야가 사라졌다.
작년에는 IB 분야 직무 내용에서 부동산 PF를 제외했던 신영증권은 올해엔 다시 채용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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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먹거리 찾을 인력 확보
중형사는 기존 수익원 IB·리테일에 다시 집중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모집 분야를 살펴보면 증권사마다 주력하려는 분야가 드러난다. 대형사가 퇴직연금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충원할 계획이라면, 중소형사는 기업금융(IB) 분야 채용에 집중하는 식이다. 직원의 대규모 매매 손실과 허위 보고로 논란이 된 증권사는 내부통제 인력 확충 공고를 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오는 12월 입사를 목표로 현재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LS증권과 신영증권, DB금융투자가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이번 채용을 살펴보면 증권사별로 집중하려는 업무 분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하반기 일반 공채(신입사원 5급) 모집 분야를 보면 작년에는 없던 ‘퇴직연금’이 추가됐다. 업무 내용은 ▲연금 영업·마케팅 ▲컨설팅 ▲상품 관리 ▲계약 관리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증권과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으로 업계 3, 4위를 다투고 있다. 이달 31일부터 400조원 규모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가 시행되는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 사업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채용 공고에 드러났다. 지난해 ‘리테일영업’으로만 기재했었던 채용공고에 올해는 WM을 모집 직무의 첫 번째로 소개했다. 삼성증권은 WM의 전통적인 강자이지만, 최근 전통부유층에서 나아가 신흥부유층·패밀리오피스 고객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신한투자증권 채용 공고에선 STO(토큰 증권) 관련 업무를 하는 블록체인 분야가 사라졌다. 대신 내부통제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금융당국이 잇따른 횡령 사고에 준법 감시 인력 확충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내부통제 부실로 1300억원 파생상품 운용 손실이 발생한 만큼 전문성 있는 직원을 뽑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대부분 IB나 리테일 인력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악화를 중심으로 IB 부문 손실이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 전년 대비 반 토막 난 실적을 거뒀다. 그런데 하반기부터 업황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다시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작년에는 IB 분야 직무 내용에서 부동산 PF를 제외했던 신영증권은 올해엔 다시 채용공고를 냈다. 신영증권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부동산 PF 관련 자산 규모를 전체 포트폴리오의 5% 이하로 유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왔다. DB금융투자도 채권자본시장(DCM) 등 전통 IB 부문 인력 모집을 공고에 추가했다.
올해 6월 사명 변경 후 첫 공채에 나선 LS증권은 리테일 분야 채용을 크게 늘렸다. 작년엔 지점 영업 인력만 뽑았지만, 올해는 STO 발행 등 기획 분야와 온라인(비대면) 영업 분야로 확대했다. 해외주식 등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신규 고객을 확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채권 운용과 관리 등을 담당할 트레이딩 분야도 추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새롭게 인력을 확충하려는 분야는 곧 내년 경영 전략과 결이 닿아있다”면서 “자본 규모에 차이가 있다 보니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형사와 수익원을 다양하게 만드는 대형사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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