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소총 군단 롯데, 92년 우승 공식 데자뷔

임동우 기자 2025. 8. 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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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 타자 레이예스 한 명 뿐

- 팀 타율·경기당 안타 리그 1위
- 찬스 잡으면 득점, 승리 가져와
- 정규리그 3위…흐름도 꼭 같아

거인이 8년 만에 가을 야구에 가장 가까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 순위표와 팀 상승세 원동력을 살펴보면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묘하게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여전히 순위 다툼이 치열해 안심할 수는 없지만 롯데는 ‘소총 군단’을 앞세워 가을야구 너머를 겨냥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승민, 레이예스, 손호영, 윤동희, 전준우


지난 3일 키움과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한 롯데는 리그 3강을 굳히는 분위기다. 롯데는 4위 SSG와 승차를 5게임 대로 유지하고 있다. 롯데의 뒤를 쫓는 4위 자리 주인공은 계속해서 바뀌나 4~6위를 오갈 뿐 롯데의 3위 자리는 뺏지 못하고 있다. 중위권과 격차를 벌린 롯데는 1, 2위 한화와 LG의 뒤를 4게임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올해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선발진 불안이 끊이지 않았다. 선발진이 흔들리자 불펜진 과부하도 피할 수 없었다. 휘청이는 마운드를 안고서도 롯데가 전반기 리그 3강에 오르고 현재 자리를 계속해서 지킬 수 있는 힘은 타선에서 나왔다.

▮군단급 소총 부대로 KBO 휩쓸어

4일 현재 롯데 팀 타율은 0.277로 리그 1위다. 득점권 타율은 0.288로 더 높아진다. 올 시즌 롯데의 경기당 안타는 9.5개로 역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강력한 타선을 위한 모든 요소를 갖춘 듯 보이지만 딱 한 가지가 없다. 바로 ‘큰 것 한 방’이다. 롯데 장타율은 0.384로 리그 6위까지 내려간다. 홈런은 53개로 최하위다. 1위 삼성(108개)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롯데는 장타와 홈런 없이 이른바 단타로 승부를 보는 ‘소총 부대’인 셈이다. 소총 부대라고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안타 머신 빅터 레이예스는 소총 부대에서 가장 강력한 연사력을 자랑한다. 레이예스는 104경기 모두 출장해 안타 138개를 쳤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0.331로 리그 3위다.

불리한 코스로 공이 날아와도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어 내 레이예스는 9개 구단 투수 모두가 상대하기를 꺼린다. 오죽하면 같은 팀 투수 알렉 감보아마저 레이예스가 같은 팀이라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다. 타선의 고른 활약에 이름만 소총 부대일 뿐 화력만 놓고 보면 ‘군단급’이다.

▮‘1992년 우승’과 닮은 올 시즌

순위표와 팀 상승세의 원동력을 보면 1992년이 저절로 떠오른다. 당시에도 정규 리그 흐름은 지금과 꼭 같았다. 롯데는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한화 전신 빙그레는 81승을 올리며 압도적인 선두로 일찌감치 가을 야구 티켓을 확보했다. 2위와 10승 이상 격차를 보인 까닭에 한국시리즈 우승은 당연히 빙그레 몫으로 보였다. 1992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는 빙그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선보였다. 이 때문에 현재 순위표를 두고 ‘1992년 데자뷔’를 언급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단순히 순위표만 닮은 게 아니다. 1992년 롯데를 우승으로 이끈 힘도 타선에서 나왔다. 1992년 롯데 팀 타율은 0.288로 리그 선두였다. 안타 또한 1213개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장타율은 0.417로 리그 3위, 홈런 수는 68개로 꼴찌였다. 1위 빙그레(146개)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당시 롯데는 군단급 화력을 자랑하는 소총 부대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3할 타자 적어도 고른 타력 중무장

올 시즌과 1992년을 비교해 차이가 있다면 ‘3할 타자’가 적다는 점이다. 1992년 리그를 통틀어 3할 타자는 15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롯데 소속은 5명(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이종운 전준호)이었다. 올 시즌은 리그 전체 3할 타자가 11명에 불과하다. 롯데 타자는 레이예스 한 명뿐이다.

3할 타자가 적어도 높은 팀 타율과 경기당 안타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몇몇 선수가 몰아치는 게 아니라 팀 타선 전반이 고른 타격 성적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찬스를 잡으면 매서운 응집력으로 점수를 내고 승리를 가져오는 것도 올 시즌 롯데 타선의 특징이자 힘이다.

9회말 투아웃에도 승패가 뒤바뀔 수 있는 게 야구다. 롯데가 중위권과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1992년의 역동적인 대서사시를 다시 쓸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다만 우승 청부사라고 불리는 롯데 김태형 감독이 지난주 ‘총력전’을 선언했다. 롯데 선수단 모두가 매 경기 승리와 가을 야구 진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쳤다. 어쩌면 거인의 진격은 이제 비로소 시작됐을 수도 있다.
◇ 올 시즌과 1992년 우승 당시 성적
올 시즌 1992년
팀 타율 0.277 0.288
팀 안타 988 1213
팀 홈런 53 68
팀 평균 자책점 4.53 4.26
※자료 : 올 시즌은 8월 4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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