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건 내리건 이젠 다 겁난다”...배당주로 투자자금 몰린다

8일 코스피는 31.93p(1.30%) 오른 2,483.64로 장을 마쳤다.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연금투자자들 사이에서 배당주 펀드가 핵심 투자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배당주를 분산해서 담을 수 있는 배당주 펀드는 단기 시장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한 배당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일경제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금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분석한 결과 배당주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규모는 2019년 1조625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조6878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기에도 배당주 펀드 투자는 1조2386억원 가량 늘었다.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IRP 계좌수도 2019년 4만582개에 그쳤지만 지난해 14만4260개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연금개미들 사이에서 배당주 펀드 투자가 느는 것은 시장상황에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이 마음편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최근 1년 -7%를 기록했지만, 3년 간 투자했을 경우 12.3%였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으며 주주 환원을 늘릴 수 있는 기업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전체 연금계좌에서 가장 많이 투자한 상품은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였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 신영밸류고배당펀드, KB퇴직연금배당40 등의 펀드가 뒤를 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는 연초 이후 6.4%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ETF를 통해서 배당주 펀드에 간단하게 투자할 수 있다. 고수익을 토대로 장기적으로 배당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는 ‘배당성장주’ 투자 수요도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MKF 배당귀족 ETF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ETF는 지난해 10월 상장 이후 이달 7일까지 8.3%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기존 고배당 ETF가 금융, 증권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됐다면 MKF배당귀족은 에너지, 통신, 지주사, 필수소비재 등 각 섹터의 대표 배당주들을 나눠 담는 것이 특징이다. 10년 연속 주당 배당금을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는 국내 대표 30개 배당주에 투자한다.

연금계좌를 통해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면 배당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당금을 받을 때 15.4%의 세율을 부과하지만 연금계좌에서 발생한 배당은 당장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인출할 때 과세한다. 연금저축과 IRP 가입자는 만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3.3~5.5%의 낮은 수준의 세금을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