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꽂자마자 순식간에…'8분 38초' 풀충전, 中 전역에 2만개

전기차에 충전기를 꽂자마자 배터리 게이지가 순식간에 차오른다. 24% 충전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이미 120km를 달릴 수 있는 충전량을 확보한 배터리 게이지는 다시 5분만에 70%를 가리켰다. 전기차 실사용 기준 완충 단계인 97%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분 38초.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BYD의 초고속충전 브랜드 '샨충(閃充)' 부스에선 "지금부터 재충전 없이 약 7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두 모델엔 BYD가 지난달 공개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충전 시간을 사실상 내연기관 수준으로 단축한 배터리다. 제원상 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70%를 충전하고 9분이면 97%에 도달한다. 영하 30도 환경에서도 12분이면 충전을 끝낸다.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BYD의 기술이 집약됐다.

특히 이날 첫 공개된 대형 6인승 플래그십 스마트 SUV '이징 X9'을 통해 '화웨이 OS 풀패키지'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징 X9엔 △하모니OS 기반 콕핏△ADS 5.0 자율주행△896라인 라이다△AI 인식 실내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이 가운데 하모니OS는 차량 내부의 모든 기능을 통합해 디스플레이, 앱,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만드는 뼈대인 셈이다. AI 인식 실내 시스템은 자율주행 상황을 판단하는 동시에 음성과 행동 등 탑승자의 상태를 이해하는 기능이다.

이징 X9에선 뒷좌석 탑승자가 "조금 덥다"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최적의 온도를 추산해 에어컨을 가동해주고 "30분 뒤 식당을 예약해 줘"라는 지시에 알아서 식당 목록을 추전하고 예약까지 대신 해주는게 가능하다.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가 각각의 독립 화면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연결해 주행과 차량 상태 정보를 파악하거나 메일을 보내는 등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산업의 판매이익률은 전년대비 0.2%포인트 하락한 4.1%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자동차 공급 과잉이 이어진 가운데 업계 내부의 기술경쟁은 물론 가격경쟁까지 과열된 결과다. 이 같은 경쟁 과정에서 해외 브랜드의 영향력은 내려가는 반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장악력은 갈수록 올라간다. 2020년 약 44%였던 중국 토종 브랜드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부단한 혁신만이 중국 시장을 뚫을 무기란 것.

현대차는 이 같은 중국 시장에 올해 오토차이나 행사를 계기로 재도약의 출사표를 던졌다. 한때 중국시장을 주름잡던 현대차그룹이지만 2020~2025년 현지 판매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동시에 가장 경쟁이 심하고 첨단기술 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라며 "많이 배우고, 또 그만큼 얻어가야 할 게 많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전기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번째 중국 전략형 모델 '아이오닉V'를 공개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전동화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아이오닉 V는 중국 합자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제조됐다. 중국 1위이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협업한 배터리가 탑재돼 CLTC 기준 1회 충전 시 6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 모멘타와 협업해 한층 진보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제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차량 구매부터 소유까지의 모든 과정을 혁신해 고객 중심적인 전동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신규 전동화 SUV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고,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을 중·대형급까지 지속 확대해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한단 계획이다.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글로벌 전동화를 선도하는 중국에서 아이오닉 V를 공개한 것은 중국 시장에 대한 깊은 존중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표현한 것"이라며 "아이오닉 V와 새로운 중국 시장 전략으로 글로벌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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