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고려아연 지키자”, 울산 전역으로 목소리 확산

경영인단체들, MBK 규탄하고
1인1주식 갖기 운동 동참 촉구
고려아연 사외이사들 지지선언
정치권도 나서 “좌시 않을 것”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맞서 지역 상공계, 노동계, 정치계, 시민 등이 하나로 뭉쳐 향토기업 지키기에 나섰다. 이들은 적대적 M&A 시도에 대한 유감 표명에 이어 ‘1인 1주식 갖기 운동’ 등 적극적인 실천에도 동참하고 있다.
 
 ◇경영인 단체 “현 경영진 체제서도 견조한 성과”

 경상일보 비즈니스 컬처 스쿨(BCS) 총동문회 등 울산 6개 기업 경영인 단체는 지난 2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향토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결탁한 영풍과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BCS를 비롯해 울산상의 최고경영자 아카데미 총동문회, 울산대학교경영대학원 총동문회, 울산 카네기 총동문회, 울산 메타 리더십 CEO 총동문회, UBC 아카데미 총동문회 등 6개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은 세계 1위 종합비철금속 기업으로 지역과 국가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울산시와 대한민국의 핵심 자산으로 국가기간산업 한 축인 고려아연 경영권을 MBK파트너스에 넘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넘기는 격”이라며 “MBK파트너스는 적대적 인수합병을 정상적인 경영권 인수로 포장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지만, 현 경영진 체제에서 어느 때보다도 견조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20만 울산시민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으로 저력을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전원도 최윤범 회장 지지를 선언하며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반기를 들었다.

 사외이사들은 지난 21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고려아연 경영진은 사외이사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건전하게 운영돼 왔다”며 “현 경영진이 오랫동안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면서 비철금속과 자원 순환, 이차전지 배터리 공급망 소재 분야에서 구축한 장기적인 안목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고려아연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취득하면 고려아연의 구성원과 지역 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은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고려아연이 결국 해외 자본에 매각될 것임이 거의 분명한 만큼, 국내 주요기업들과 협업하여 확보한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계 “국가기간산업 붕괴 우려”

국민의힘 서범수(울산 울주군) 사무총장을 비롯해 울산 울주군 출신 시·군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있는 울주군을 지역구로 둔 서 총장과 이순걸 울주군수, 홍성우·김종훈 시의원, 최길영·정우식·김상용·이상걸·김영철·박기홍·노미경 군의원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개입한 데 대해 “핵심 기술 유출과 국가기간산업·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단기 수익을 좇는 사모펀드가 기업에 들어서면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소가 수반되는 것이 다반사다. 지역 사회의 고용과 신사업 투자 축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 총장은 “단순히 민간기업 간 경영권 분쟁이라고 하기엔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주민들과 정치권이 부득이 나설 수밖에 없다. 지난 50년간 울산과 함께한 고려아연의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두수·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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