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건전성 하락에도 자산부채종합관리 '든든'

조회 452025. 4. 14.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빌딩의 현판 /사진=박준한 기자

교보생명의 자본건전성 지표가 금리하락과 당국 정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교보생명은 자본의 절대적인 양은 소폭 줄었지만 질적 측면에서 업권 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건전성위기설은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특히 "정교한 자산부채관리(ALM)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14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64.16%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미반영된 해외채권, 수익증권 자산평가이익 등 평가익이 170.10%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우상향을 기대했으나 다시 하락으로 이어지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다만 손실에 따른 변동 폭이 작아 양질의 자본으로 평가되는 기본자본을 높게 유지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위기에도 내실을 다졌다"는 평이 나온다.

기본자본은 실질적인 순자산으로 영구적인 성격을 가진다. 주로 손실 흡수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자본금, 이익잉여금, 미교부주식배당금, 투자유가증권 평가손실 등을 의미한다.

교보생명은 기본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계산하는 기본자본 K-ICS비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97.6%로 생보사 가운데 삼성생명, NH농협생명 다음이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이 비율의 적정 수준은 50%로 교보생명은 지금도 이를 훨씬 상회한다.

교보생명과 K-ICS비율이 160%대로 비슷한 한화생명의 경우 기본자본 K-ICS비율이 73.8%로 적정 수준은 넘었지만 교보생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K-ICS비율이 200%를 상회하는 신한라이프 역시 기본자본 K-ICS비율은 82.7%로 교보생명에 미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8월 7000억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12월까지 6000억원어치의 자본성증권을 추가 발행하며 가용자본을 늘렸다. 이에 지급여력금액은 13조원 후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금감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정책으로 할인율이 인하되고 해외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지급여력금액 하락 폭을 비교적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보험 계약은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시장가격을 직접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험 계약의 장래 현금유출입 등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이를 현재 시점으로 할인해 시가평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신회계제도(IFRS17)는 보험 계약의 미래 이익을 보험부채로 먼저 평가한다. 그런데 할인율이 떨어지면 시가평가한 금액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보험부채 증가를 야기하고 결론적으로 지급여력금액 감소로 이어진다.

교보생명 자사 홈페이지 공시자료 취합 /그래픽=박준한 기자

교보생명은 지급여력금액을 비교적 잘 관리해왔지만 같은 기간 보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늘고 대량해지위험 산출 기준이 강화돼 보험위험액이 증가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하락했다.

보험위험액은 지급여력기준금액을 구성하는 요소로 이것이 늘면 K-ICS비율이 하락한다. 교보생명의 기본자본 K-ICS비율이 지난해 3분기까지는 100%를 상회했으나 4분기 들어 하회한 것도 이의 영향이 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장단기 채권 교체매매, 우량자산 편입 등 전략적인 자산운용으로 수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ALM 관점에서 장기채 투자를 확대하고,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변동성을 축소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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