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기록 못 봐" 아리셀 화재 첫 재판 입장 표명 없이 16분 만에 종료

지난 8월, 영장실질심사 마친 박순관 아리셀 대표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6월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 아리셀 화재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아리셀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수사 기록 열람' 등을 이유로 16분 만에 종료됐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4부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수원지검 열람실 사정으로 10월 30일부터 증거기록 등사가 가능하다고 해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수사 기록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외적인 문제로 재판이 지연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물적, 인적 시설을 확보해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족 측은 재판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여태 재판 준비도 못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하태승 변호사는 "검찰의 실무적인 사정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기록에 대해 열람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오늘 아무런 입장도 개진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며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이라 하더라도 직접 나와서 사과의 표시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사고와 관련해 유해·위험 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갖추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아들인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다른 임직원 등 6명과 아리셀을 포함한 4개 법인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송재원 기자(jw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48427_36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