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투자 23조 손실에 내부 폭발…혼다 CEO 책임론 확산

혼다의 157억 달러 규모 전기차 사업 실패에 전 임원들이 CEO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은퇴한 혼다 고위 임원 몇 명은 지난해 말부터 비밀 회의를 열어 미베 토시히로 CEO 리더십 실책을 논의했으며 결국 사임까지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전기차 전략 수정 과정에서 약 2조5천억 엔(한화 23조7635억원) 규모의 투자 손실을 기록하며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최고경영진의 판단 실수가 더 큰 문제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혼다 자동차 사업부는 2025 회계연도에 4천억 엔(한화 3조8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1957년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영업손실이다. 

회사는 전기차 수요 감소와 시장 환경 변화,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전직 임원들은 비공개 모임에서 미베 사장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기차 전략에 집중한 결과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가와모토 노부히코 전 CEO는 지난 4월 미베 CEO를 만나 사퇴를 권고했으나 미베 사장은 경영을 계속 이어갈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경영진들은 혼다의 강점으로 꼽혔던 현장 중심 경영 정신 '겐바'를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고객과 판매점, 생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반영하는 문화가 약화되면서 특히 중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혼다 측은 전직 임원들의 논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밝히며 현재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포드와 GM, 닛산 등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했다"며 현직 대표를 향한 비난이 정당한 것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편 혼다는 이제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혼다의 실패가 단순한 투자 손실을 넘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전략적 판단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대규모 손실을 발판 삼아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