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조명 잘못 선택한 바람에 '한강뷰' 놓친 한강변 아파트 주민
[야경을 살려주는 마법의 조명]
[땅집고] 몇 년 전, 교수님 한 분이 한강 변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불렀다. 거실 조명도 비싼 것으로 달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한강의 야경이 펼쳐진 외부 경치는 제대로 보이지 않고 눈부신 실내만 거대한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그 교수님이 좋은 조명이라고 자랑한 것은 천장이 낮은 한국 아파트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눈부시게 밝기만 한 샹들리에였다. 이런 빛의 공간 설계는 ‘원웨이 미러’라고 해서 특수한 목적으로 검찰청 취조실 등을 설계할 때 주로 사용한다. 원웨이 미러, 한쪽에서만 반대쪽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반대 면에서는 거울로 보여 반대쪽을 볼 수 없는 현상은 빛의 양적 균형이 무너진 경계에 반사율이 높은 소재가 있을 때 발생한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만나는 우리의 야간 실내는 밝고 실외는 어둡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그 차이가 너무 크다. 기존의 1실1등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져 본의 아니게 검찰청 취조실 같은 조명환경을 만들어준다. 조명을 밝게 하는 것에만 집중한 결과이다.
내부에서 외부가 잘 보이고 외부에서도 내부가 잘 보이려면 양쪽 빛의 양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정원조명이나 베란다 조명에서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베란다, 테라스, 정원 등의 실외 공간과 거실의 경계면이 되는 유리창 주변에 조명을 설치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빛의 양이나 조사 각도, 배광 등에 섬세한 조정이 필요하기에 쉽지가 않다.
그래도 1실1등으로 설계된 일반 가정에서도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팁을 제시하겠다. 우선 천장의 직부등을 소등하고, 실내와 실외의 경계면이 되는 유리 창호 주변에는 조명기구를 두지 말아야 한다. 실내 안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다양한 높이의 은은한 느낌이 나는 스탠드들을 두고 사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한강변 아파트 거실을 이런 식으로 꾸미면 한강 야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실외에는 실내와 빛의 양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조명기구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좋다. 이때 설치하는 조명기구는 비와 먼지로부터 조명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방수와 방진의 정도를 나타내는 IP 등급이 65 이상 되는 조명장치를 권한다.
정원조명도 체계적으로 하자면 식생의 종류, 크기, 생장 속도에 따라 배광이나 조명의 색감 등을 섬세하게 조율하고 운용계획까지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이미 지어진 전원주택의 작은 정원이라면 되도록 키 낮은 볼라드를 정원에 설치하면 좋다. 지면이나 화단을 주로 비추는 정원용 조명을 볼라드라고 한다. 수목 주변에는 지면에 설치하는 상향광의 조명을 두고 실내의 밝기감과 차이를 줄이기 위한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글= 차인호 공간조명연구소(www.inholigh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