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체의 이상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많은 이들이 병을 자각하기 전까지는 육안으로 드러나는 신체의 변화를 놓치기 쉽다. 특히 발은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부위지만, 의외로 심각한 내부 질환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영역이다.
최근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발 모양의 특정 변화가 암을 포함한 중증 질환의 초기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단순한 족저 변형이나 노화 현상으로 치부되던 증상들이 사실은 질병의 전조일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은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발의 변화 4가지를 짚어본다.

1. 갑작스럽게 발가락이 벌어지거나 오므라든다
정상적인 발은 체중 부하에 따라 어느 정도 탄력 있게 형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발가락이 의도치 않게 벌어지거나 오므라들고, 특히 이전보다 발 너비가 넓어졌거나 좁아졌다면 림프계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림프종 또는 혈액암 초기 환자들 중 일부는 림프액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의 형태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이런 경우, 발 전체의 부피 변화 없이도 미세한 틈의 변화로 감지되는 경우가 많아 일상에서 지나치기 쉽다. 오랫동안 신던 신발이 갑자기 불편해졌다면 발의 구조적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2. 발톱 곡률이 과도하게 휘거나, 굽은 모양으로 변한다
흔히 ‘클럽핑(clubbing)’이라고 불리는 손발톱의 곡률 변화는 폐암 또는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손보다 발에서 이러한 현상이 먼저 나타나는 사례도 있으며, 특히 발톱이 위로 부풀거나 둥글게 말리듯 변형될 경우 폐 기능 이상이나 산소 공급 장애를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종양으로 인해 혈액 내 산소 포화도가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생리학적 보상 현상 중 하나다. 단순한 무좀이나 외부 압박이 아닌 내부 요인에 의해 곡률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우, 전문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3. 발등 또는 발바닥에 단단한 혹이 만져질 경우
발의 연부조직이나 피하층에 종괴가 형성되는 경우, 대부분은 지방종이나 근막염으로 단정짓는다. 하지만 일정 기간 이후에도 단단함이 지속되거나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경우, 육종(Sarcoma) 계열의 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발바닥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 피로감으로 인한 단순한 굳은살로 오인되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육종은 성장 속도가 느린 대신 침투력이 높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신체 다른 부위로 전이될 위험성이 커진다. 특히 40세 이상에서 갑자기 생긴 덩어리는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4. 한쪽 발만 지속적으로 붓고, 온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전신 부종과 달리, 한쪽 발만 유난히 붓거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경우 혈액 순환계 혹은 림프계의 비대칭적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특정 암, 특히 신장암이나 림프종은 국소적 순환 장애를 유발해 이런 증상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골반 주변의 종양이 다리로 내려가는 림프관이나 정맥을 눌러 부종과 발의 온도 차를 발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고, 물리치료나 휴식으로도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맥순환장애와는 구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