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친화’ 자랑하더니… 방제 미루다 진드기 출몰

‘달서반려견놀이터’ 위생 논란
개장 이후 8개월간 방제 ‘0건’
진드기 민원 발생 후에야 첫 실시
운영 초기比 이용객도 크게 줄어
철저한 관리·개선 촉구 목소리
대구달서구청

대구 1호 반려견 놀이터로 올해 초 문을 연 ‘달서반려견놀이터’가 개장 후 진드기 피해 발생 전까지 방제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도 개장 초기에 비해 절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달서구청과 위탁업체 등에 따르면 달서반려견놀이터는 개장 이후 처음으로 지난 22일 진드기 등 해충 방제를 실시했다. 진드기가 왕성한 여름철 이용객들이 ‘진드기에 감염됐다’는 민원과 함께 방제를 요청하자 임시개장 이후 8개월간 방관해 오다 서둘러 조치한 것이다.

운영을 맡은 위탁업체가 구청에 낸 ‘규정집’의 방제 규정에는 ‘3월부터 11월까지 방역 업체를 통해 방제 작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뿐이다. 방제 주기나 실시 횟수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은 없고 ‘하루 한 번씩 이용객 시설인 의자, 벤치 등에 대한 소독’, ‘잔디 청소’ 등 내용이 들어있다.

반려동물 복지와 성숙한 반려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반려견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고 강우 상태가 반복되면서 수풀이 자라고 해충 발생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후 조치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구청 관계자는 “정식 개장 이후 4~5월까지는 잔디가 많이 자라지 않아 문제가 없었고 최근 문제가 발생해 처리하게 됐다”며 “더 빨리하려고 했는데 휴장날인 월요일에 비가 오는 등 여건이 안 돼 늦었다”고 해명했다.

위생 관리뿐만 아니라 운영 전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반려견놀이터 이용객은 1천77명으로 개장 첫 달인 2월 2천322명에 비해 절반 이상 크게 줄었다. 최고를 기록했던 3월 2천998명 이후 이용객은 4월 1천619명, 5월 1천517명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에대해 구청은 “비 온 후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더운 날이 이어지면서 이용객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회충제도 강도가 약한 것을 사용하는 등 동물 복지에 신경 쓰고 있으며 위탁업체에 전달해 놀이터 운영에 신경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놀이터 관계자도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당 한 번이라도 방제 주기를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며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놀이터인 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 이용객들의 편의와 요구를 충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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