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치료하는 ‘체외충격파’, 어떤 질환에 효과적일까? [인터뷰]
근골격계 통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될 경우 체외충격파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근골격계 질환에서 널리 쓰이는 비수술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기기에서 나오는 충격파를 병변에 가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체외충격파 치료의 효과부터 장점까지, 김대희 원장(푸른길 정형외과의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
Q.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체외충격파는 40여 년 전에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오랜 기간 현장에서 사용되어온 치료입니다. 기존에는 일반 물리치료보다 좀 더 나은 치료 정도로 인식되어왔으나, 최근에는 확실하게 하나의 치료 분야로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기본 치료로 도입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아직 치료에 대한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병원마다 치료 효과의 차이가 크고, 치료 잠재력에 비해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병원에서 점점 표준화를 이루어 가고 있으며, 그 치료 효과 또한 괄목상대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Q. 체외충격파 관련 책을 출간하셨다고.
2년 전에 치료법에 관한 책을 집필하여 출간했는데요.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은 일이고, 체외충격파 치료에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임상 경험을 통해서 부위별 통증에 대한 치료 목표점을 정리하고, 이러한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으로, 기존의 체외충격파 치료와 매우 다른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년간 스톨즈메디컬과 손잡고 치료법에 대한 강의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처음 워크숍을 시작했을 때는 많은 분이 제 치료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현재는 많은 분들이 제 치료방법에 호응해 주고,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 3번의 강의는 수강신청 10여 분 만에 마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치료와 확실히 구분되는 효과가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새로운 치료법과 기존 치료법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기존의 치료법은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에 체외충격파를 적용하여 치료를 시도하였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에서는 섬유 단축으로 짧아진 부위를 찾아서 체외충격파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즉,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찾아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일례로 발바닥이 아픈 족저근막염 환자의 경우 발바닥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부위, 즉 종아리 부위에서 치료합니다. 이러한 치료법은 치료 직후 기존의 치료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치료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향후 경과에서도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기존치료와는 다른 치료를 시행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아픈 제 팔을 치료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체외충격파를 처음 접했을 무렵,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깨와 팔꿈치, 목에 심한 통증이 생겼습니다. 통증은 6개월가량 지속되었으며, 밤에 잠을 자기도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이때 경추 신경차단술, 어깨 주사, 팔꿈치 주사, 어깨와 목에 체외충격파 치료를 하는 등 할 수 있는 치료를 다 해 보았지만, 호전이 없었습니다. 그때 환자분들이 만성 통증이 있으면 우울증이 온다고들 하시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책상에 앉아 ‘왜 치료가 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가?’를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이두근을 주로 사용할 때 아픈 듯했습니다. ‘이두근 부위를 치료했지만 호전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원위부에서는 어떨까?’하는 생각에 원위부에 체외충격파를 적용했더니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던 부위입니다.
치료 후 아무 통증 없이 잠을 잘 수가 있었고, 한 번 더 치료한 후에는 운동할 때도 아무런 통증이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통증도 아픈 곳이 원인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내원하는 많은 환자에게 아픈 곳이 아닌, 연결된 근육 부위를 치료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체외충격파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궁금합니다.
통증의 원인이 근육에 기인한 경우 모두 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많은 통증이 근육에서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허리 통증과 더불어 하지의 통증이 있으면 대부분 허리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한 경우도 있지만, 허리와 허벅지 부위의 장경인대를 연결하는 대둔근에 의한 통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 문제로 생각되는 통증에서도 근육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신경 차단술에 호전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효과가 없어집니다. 이러한 환자에서 체외충격파는 매우 좋은 치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때 치료 부위는 아픈 허리가 아닌 장경인대 부위가 됩니다.
Q. 체외충격파 치료가 특히 도움되는 환자가 있다면?
근육과 관련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법으로, 통증으로 내원하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자는 ‘여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통증 환자’입니다.
통증이 오랫동안 치료되지 않는 이유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치료가 통증의 원인 부위를 신경이나 아픈 부위의 힘줄, 인대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상된 근육은 회복 단계에서 단축이 발생하는데요. 단축된 근육은 노화로 인해 점점 더 짧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짧아지는 근육은 다른 치료로 잘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위를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통증이 지속되는 것은 이 원인 부위를 잘못 찾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됩니다.
또한, 과사용증후군에서 매우 좋은 치료입니다. 과사용증후군은 쉽게 말해 직업병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반복되는 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근육 이상으로 인한 통증에 매우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취미활동에서 발생하는 통증 또한 매우 좋은 치료군이 됩니다.
Q. 체외충격파 치료의 장점을 설명해주신다면.
장점을 설명하기 이전에, 저는 현재 대한정형초음파학회 학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척추외과학회 학술위원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주사 치료 및 프롤로 치료에 대해 다양한 강의와 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수술적 치료 또한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체외충격파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기존에 체외충격파는 단순한 물리 치료의 일종으로 여겨져 왔지만, 체외충격파를 제대로 적용하다 보면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되지 않은 환자분들에게 매우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독자적인 치료라 생각합니다. 다른 여타의 치료에 호전되지 않던 증상이 체외충격파를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비침습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라는 점도 체외충격파의 장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치료 시 발생하는 통증만 잘 조절한다면 너무나도 좋은 치료입니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아직 체외충격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간추려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치료 환경입니다. 현재의 치료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는 처방을 내는 의사와 치료사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체외충격파는 단순한 치료가 아니며, 치료와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치료입니다. 의사가 직접 치료에 참여하여 치료 반응을 보고, 치료 방향을 잡아가야 합니다. 동시에 치료사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는 병인에 대한 이해 부족입니다. 의과대학에서 배울 때 통증의 원인을 대부분 신경에 기인하여 찾으려고 합니다. 실제 치료를 해 보면 근육에서 기인한 통증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근육에 의한 통증은 현재의 진단 기기로는 진단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인데요. 그렇지만 체외충격파를 통해서 의외로 쉽게 찾아낼 수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만 공부해 본다면 훨씬 더 좋은 치료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치료 기술의 부족입니다. 제가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이해를 하고 병소 부위를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치료 술기가 부족하면 치료가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술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체외충격파 중 방사형 치료가 매우 중요한 치료인데, 이 치료 술기는 수개월을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술기에 대한 습득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세 가지만 보완된다면 정말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체외충격파 치료는 단순한 치료가 아닙니다. 생각보다 치료기간이 긴 복잡한 치료입니다. 그렇지만 잘 배우면 기존에 행하고 있는 치료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치료에 대해 의사 선생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같이 배워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현재도 매일 같이 직접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치료사분들과 대화를 통해 더 좋은 치료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많은 병원에서 체외충격파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의사 선생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같이 시행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치료사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를 바랍니다.
환자분들께서는 해결되지 않는 통증이 있다면 방치하고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주위에 체외충격파 잘하는 병원에서 확인해 보길 권유 드립니다. 병은 환자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치료를 잘할 수 있습니다. 체외충격파를 통해 의외로 쉽게 낫는 경우가 많으며 하지 않아도 될 고가의 치료나 수술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도움말 = 김대희 원장 (푸른길 정형외과의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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