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족의 의미 되새기는 어버이날 되어야

어린이날 연휴 하루건너 다가온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아닌 탓에 연휴에 미리 어버이날을 보낸 가정들이 많다.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핵가족화로 퇴색되어 가는 부모님과 어르신에 대한 경로효친 사상을 일깨우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것이다. 조사 결과 성인남녀의 절반가량이 어버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는 것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는 등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공휴일 지정을 찬성하는 측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연결해 공휴일로 묶으면 온 가족이 여유 있는 연휴를 보낼 수 있고 선물과 외식, 나들이 등으로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인 만큼 내수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법정 공휴일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어버이날에 부모님의 은혜를 돌아보는 마음이 줄어들 리는 없지만 조금 더 편안하게 가족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휴일 지정에 대한 찬성이 더 많은 편이다.

이처럼 가족애를 나누는 가정의 달이지만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어 지출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5월에 지출 계획이 있다는 사람이 80% 이상이고, 이에 압박을 느낀다는 사람도 70% 가량 된다. 특히 자녀와 부모를 모두 챙겨야 하는 40대의 경우 91.2%가 지출 예정이며 특히 어버이날에 비용 지출이 가장 크다고 응답했다. 5월 달 지출 규모에 압박감을 느끼는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매년 5월 달 지출을 예상해 4, 5월에 만기가 되는 적금을 붓는 직장인들도 많고, 심지어 단기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고물가도 가족 외식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온 가족이 외식을 하려면 금액이 상상 이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외식 물가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것만 보아도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버이날 과도한 소비 지출로 인해 자식들에게 부담스러운 날이 되면서 효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점은 지극히 아쉬운 부분이다. 부모님이 가장 바라는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란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 속에서 빈곤 상황에 놓인 노인 1인 가구도 많다는 점에서 소외된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아끼지 않는 어버이날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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