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MORE]내 집 깔고 있을까? 내 집 맡기고 연금 받을까?

김정후 2026. 2.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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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수령액·초기보증료·실거주 의무 개선
거래 적은 비아파트…현금창출 측면 가입 유리
"집값 상승기 유인 낮아"…물가 미반영 약점도

부동산은 한국인에게 단순한 거주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자산의 80%가량이 부동산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집 한채는 노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택연금 개편안은 또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제 부동산을 들고만 있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이를 노후 자금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주택연금 가입 장벽 낮춰

주택연금은 가입자가 금융기관에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사망 시까지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처럼 받는 대출 제도입니다.

그동안 주택연금은 전체 대상 가운데 가입률이 2% 수준에 머물 정도로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먼저 가입 시 내야 하는 초기보증료가 부담이었습니다. 

집값의 1.5%를 가입비 명목으로 떼어가는데 이는 5억원짜리 집을 기준으로 봤을때 750만원에 달합니다. 당장 현금이 부족해 연금을 신청하려는 분들에게 이 금액은 가입을 가로막는 문턱이었습니다.

엄격한 실거주 의무도 주택연금 가입을 외면하게 했습니다. 몸이 아파 요양시설에 가거나 자녀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면 연금이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습니다.

최근 발표한 금융위의 주택연금 개선방안은 이러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선 3월부터 신규 신청자의 수령액이 평균 3.1% 인상됩니다. 이는 통계적 모형을 재설계해 가입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조정한 결과입니다. 평생 받는 총액으로 따지면 평균 849만원 정도를 더 받게 되는 셈입니다.

초기보증료도 내렸습니다. 기존 1.5%에서 1.0%로 낮아지면서 가입 시 떼이는 비용이 줄었습니다. 5억원 주택 기준으로 보면 250만원의 초기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과거와 달리 예외 규정이 생겨 주택 보유자가 집을 비우더라도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임대로 내놓은 경우에는 전월세와 담보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공사를 통해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파트 vs 비아파트, 유리한 쪽은?

그렇다면 연금 가입시 가장 유리한 주택자들은 누구일까요? 아파트냐, 비(非)아파트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은 결국 주택가격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데 가입 가능여부 판단에는 공시가격이, 실제 월지급금 산정에는 담보주택의 시세 또는 감정평가액이 적용됩니다.

아파트는 한국부동산원 시세, KB국민은행 시세를 순차적으로 적용합니다. 통상 아파트 공시가격은 시세의 60~70% 수준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주택과 오피스텔도 마찬가지지만 인터넷 시세가 없을 경우 감정기관의 감정평가를 통해 적용합니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담당자는 "거래 사례가 적은 비아파트는 감정평가로 넘어갈 경우 시세 대비 덜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거래 사례가 부족하다는 것은 쉽게 팔기 어렵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이에 팔리지 않는 집을 들고 있기보다 주택연금으로 전환해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수령하는 쪽이 나을 수 있다는 조언입니다.

본인이 우대형 연금 가입 대상인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개편에 따라 부부 중 한명이 기초연금수급자인데다 공시가격이 1억8000만원 미만, 부부 합산 1주택자일 경우 연금 수령액이 일반형보다 약 5% 늘어났습니다.

집값 계속 오른다면?

다만 지속해 오르는 집값은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주택연금은 가입 당시의 집값을 기준으로 연금 수령액이 고정됩니다. 가입 이후 집값이 수억원씩 올라도 내 연금액은 요지부동이니 집값이 오를수록 가입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추진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상 자체가 고가 주택이나 소득이 많은 계층이 아니라 저소득층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제도"라며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주택자의 경우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합산 시세가 12억원 미만이어야 하기에 비교적 운신의 폭이 좁습니다. 12억원을 초과한다면 3년 이내 1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이 붙고 처분 전까지 종합부동산세도 그대로 부과됩니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는 점도 가입자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입니다. 가입 시 정해진 금액을 평생 받기 때문에 20년 뒤, 30년 뒤의 화폐 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주택연금 하나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수령액이 조정됩니다. 따라서 현명한 노후 설계를 위해서는 물가를 방어해 주는 국민연금을 기초로 삼고 주택연금을 통해 부족한 현금 흐름을 보충하는 병행 전략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정후 (kjh2715c@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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