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의학 - 손끝, 발끝에서 시작되는 추위의 신호, ‘레이노 증후군’

이상진 원장의 골프 의학 이야기 제59편

손끝, 발끝에서 시작되는 추위의 신호, ‘레이노 증후군’
쌀쌀한 날씨 속 ‘레이노 증후군(Raynaud Syndrome)’에 맞서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 손발이 너무 시리고 차가워지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색깔이 붉게 변하고, 심한 경우에는 짙은 색의 청색증이 발생해 골프는커녕 외출도 힘들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성 골퍼들에게 좀더 흔한데, 겨울에는 어느 정도 준비와 각오를 하고 있어 오히려 덤덤한 경우가 많은 반면, 봄, 가을처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질 때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해 증상이 심해져 힘들어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번 골프헤럴드 11월호 칼럼에서는 추위에 노출된 손발이 창백해지는 레이노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고, 그 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편집 | GH
글 | 이상진 (정형외과 전문의 & 現 대한골프의학연구학회부회장)

날씨가 쌀쌀해면서 손발이 시리고 차가와져 발생하는 '레이노 증후군'

추위나 스트레스에 의한 손발 혈관 수축으로 발생

레이노 증후군(Raynaud syndrome) 또는 레이노 현상(Raynaud phenomenon)은 프랑스 의사 모리스 레이노(Maurice Raynaud)가 1862년에 처음으로 발견한 질환으로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이 질환은 추위나 스트레스와 같은 변화에 의해 손가락이나 발가락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반응하며 피부 색조가 창백, 청색증, 발적의 변화를 보이면서 통증, 손발 저림 등의 감각 변화가 동반되는 현상을 말한다. 인구의 약 10%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상대적으로 가는 혈관이 많은 여성에게서 좀더 발병률이 높다.

레이노 증후군은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교감신경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며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또는 특발성 레이노 증후군은 특별한 원인이나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고, 이차성 레이노 증후군은 기저질환이나 유발 원인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레이노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질환이나 원인으로는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근염, 다발성 근염과 같은 교원섬유 질환, 죽상동맥 경화증과 같은 동맥 폐쇄성 질환, 폐동맥 고혈압, 신경학적 질환, 혈액 질환, 진동 등에 의한 외상, 베타 차단제 등의 약물 등이 있다. 대개의 레이노 증후군은 일차성이지만 병원에 의뢰된 환자의 50% 이상의 경우, 기저질환이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다.

레이노 증후군의 주 증상은 찬 것에 노출되면 손가락, 발가락 등의 색깔이 변하는 것이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혈관이 발작적으로 수축하고, 피가 잘 흐르지 않아 피부가 창백해지며 곧 청색증이 나타나게 된다. 혈관 수축은 자극이 시작된 지 약 10분에서 15분가량 지속된 후 풀리는데, 풀리게 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색깔은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고, 붉어지면서 얼룩덜룩해지기도 하며 손발 저림이나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손발 자주 시리거나 지리면 검사 고려해야

레이노 증후군은 합당하는 증상(한랭 노출이나 심리적 변화에 의한 피부 색조와 감각의 변화)에 대한 신빙성 있는 병력을 조사해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추위를 느끼지 않는 온도에서도 손발이 심하게 시리고, 손이 자주 저리다면 의심해야 한다. 일부 환자의 경우, 교원섬유 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앞에서 설명한 기저 질환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 환자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고, 자주 발생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추운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으면 자연치유가 되니 불필요한 한랭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외출 시에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손발을 따뜻하게 해야 하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금연을 하고, 카페인 음식 같은 것을 피해야 한다. 약물적 치료로 혈관확장제를 사용할 수 있고,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손, 발가락의 교감신경 차단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골퍼의 경우, 실외 골프장이나 필드에 나갈 때 반드시 손발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강구해 외출하도록 한다. 핫팩을 여러 개 준비하도록 하고, 가능한 얇은 양말을 두 겹 신는다. 또한 여분의 양말을 준비하도록 하고, 따뜻한 보온병을 가지고 다니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