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쇼핑 경험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기존 최저가 비교나 단순 상품명 검색의 시대가 저물고 사용자의 구체적인 맥락과 의도를 이해하는 대화형 검색이 주류로 부상하는 추세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이달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커머스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CMTS) 2026'에서 이러한 쇼핑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변화한 네이버의 초개인화 AI 전략과 함께 '쇼핑 에이전트' 및 전용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네플스)'의 성과를 공개하며 '에이전틱 커머스'로의 도약을 주제로 강연했다.
'검색서 대화로' 쇼핑 트렌드 변화
최근 급속도로 가속화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AI 검색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정보 탐색 행위를 본질적으로 변화시켰다. 과거에는 이용자가 상품명이나 최저가, 카테고리명을 일일히 입력해 결과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상황과 조건을 설명하고 AI에 맞춤형 해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픈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오픈AI 챗GPT의 최근 3개월 이용 경험률이 과반을 넘어섰고 구글 제미나이 역시 이용률이 급등하는 등 생성형 AI를 검색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정 리더는 "지난해는 AI 네이티브 검색 서비스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해"라고 정의하며 "이용자들이 더 이상 단순히 '블루투스 이어폰'을 검색하는 데 머물지 않고 '마이크 성능이 좋고 무선 충전이 되는 모델'처럼 구체적인 조건과 맥락을 제시하고 AI가 이를 이해해 적합한 상품을 추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커머스 영역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용자가 AI 안에서 정보를 탐색하다가 상품을 추천받고 쇼핑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확대되는 추세다.
예컨대 미국의 아마존은 2024년 도입한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활성 사용자 수가 급증하자 이를 음성 인식 디바이스인 알렉사와 통합해 메인 검색창에서 자연어 질의가 가능한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구글과 오픈AI 역시 쇼핑 기능을 점차 강화하며 대화 도중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인스턴트 체크아웃' 기능을 도입하는 등 이탈 없는 완결된 쇼핑 경험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정 리더는 이제 AI 서비스가 기존 쇼핑 채널을 대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쇼핑 여정 위에 새롭게 올라온 '의사결정 레이어'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구매 결정 과정에서 AI의 보완적인 도움을 받으며 한층 더 합리적인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네이버는 '완결된 쇼핑 흐름'과 '특화된 국내 로컬 데이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쇼핑 이력뿐만 아니라 검색, 지도, 플레이스 등 쇼핑 외 서비스에서의 행동 데이터를 비롯해 블로그나 카페의 방대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데이터까지 결합해 종합적인 최적의 추천을 만들어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7년 자체 내재화된 상품 추천 기술인 '에이아이템즈(AiTEMS)'를 도입해 개인화된 홈 화면과 AI 리뷰 요약 기능 등을 고도화해왔다. 특히 올해 초에는 쇼핑에 특화된 '쇼핑 에이전트'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이 에이전트는 생성형 AI의 한계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외부 LLM이 접근하기 힘든 네이버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왜 이 상품을 추천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선택 가이드를 제시한다. 가령 가성비가 좋은지, 네이버 멤버십 혜택이 가장 높은지 등의 포인트를 추천 사유와 함께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탐색 노동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네플스 전용 앱 출시 1년…'단골 구조' 플라이휠 가속화
네이버는 2024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웹 버전을 선보인 이후 지난해 3월 기존 네이버 앱과 별개로 쇼핑 전용 독립 앱인 '네플스'를 출시했다.
정 리더는 네플스의 출발점을 기존 네이버쇼핑과의 역할 차이에서 찾았다. 네플스 전용 앱 출시 후 지난 1년간 사용자의 쇼핑 행동 패턴에서 가장 뚜렷하게 관찰된 변화는 '탐색형 쇼핑'의 활성화와 '단골 매칭률'의 폭발적인 상승이다.
기존 네이버 앱이 필요한 물건을 최저가로 구매하기 위한 목적형 공간이었다면 네플스 앱은 AI가 유저의 상황과 취향에 맞춰 각기 다른 맞춤형 진열대를 구성하는 '백인백색의 맞춤형 쇼핑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네플스 앱은 기존 네이버 앱 대비 AI 추천 및 탐색 영역을 통한 거래 비중이 20%p 더 높게 집계됐다. 일 평균 방문자 당 구매 횟수와 구매 전환율 역시 기존 추천·가격비교 서비스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정 리더는 "네플스 앱 내에서 이용자 유입, 반복 구매, 체류 시간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며 "재구매자 비중은 전분기 대비 46.2%, 방문자당 월평균 구매 횟수는 23.2% 성장하며 앱 내 반복 구매 성향이 급격히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궁극적인 쇼핑 지향점은 탐색 과정을 인텔리전트하게 좁혀주는 현재의 단계를 넘어 선제적으로 이용자의 의도를 읽고 제안·실행까지 지원하는 전 과정 자동화인 '에이전틱 커머스'의 구현이다.
정 리더는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깊이 이해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면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이는 유저들의 재방문과 구매로 이어져 다시 '딥한 단골 데이터'로 축적된다"며 "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층 더 진화된 추천을 제공하는 구조, 이 사이클이 네이버 쇼핑이 그리는 AI 기반의 성공 플라이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CMTS 2026은 'Zero-Click & Agentic Commerce'를 주제로 개최됐다. 인핸스·어센트AI·플래티어·크리젠 등이 생성형 AI와 검색·콘텐츠 전략을 소개했다. NC AI·카페24·LG CNS·컬리·데이터라이즈·애피어코리아·크몽·씽킹AI·초인마케팅랩·누리하우스·구글코리아 등은 커머스와 마케팅 현장에서의 AI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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