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턴가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면 받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나중에 바빴다는 문자만 짧게 돌아왔습니다.처음에는 정말 바쁜가 보다 했지만 몇 달째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놀러 온 손주가 무심코 꺼낸 한마디에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받지 않는 전화
저는 손주 소식이 궁금해 거의 매일 저녁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꼬박꼬박 받더니 점점 신호만 가다 끊기는 날이 늘었습니다. 아들에게 물어보면 요즘 일이 많아서 그렇다고만 했습니다. 저는 혹시 제가 뭘 잘못했나 싶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보기도 어려웠습니다.

손주가 한 말
주말에 손주가 놀러 와서 제 휴대폰을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러다 할머니 전화 오면 엄마가 휴대폰을 뒤집어 놓는다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할머니랑 통화하고 나면 한참 기분이 안 좋다고도 했습니다. 아이는 아무 뜻 없이 한 말이었지만 저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날 저녁 밥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통화 속 내 말투
저는 그동안 며느리와 나눈 통화를 하나씩 떠올려 보았습니다. 반찬은 뭘 해 먹였느냐, 애가 감기는 왜 걸렸느냐는 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관심이라 여겼지만 며느리에게는 매일 받는 점검처럼 느껴졌을 수 있었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며느리 입장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는 전화 대신 가끔 짧은 안부 문자만 보내기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자주 연락하는 것이 늘 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편하게 받을 수 있는 간격과 말투가 관계를 오래가게 합니다.요즘 연락이 뜸해진 가족이 있다면 먼저 내 연락 방식을 돌아보시면 어떨까요. 한 발 물러선 거리가 오히려 마음을 가깝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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