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도 극찬…10억으로 6900억 벌어들인 초저예산 공포영화 국내 상륙

크리스토퍼 놀란도 극찬…10억으로 6900억 벌어들인 초저예산 공포영화 '옵세션' 국내 상륙

75만 달러(약 10억 원)라는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공포 영화 '옵세션'이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1000만 달러(약 6900억 원)를 돌파하며 제작비 대비 무려 690배에 달하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작품이 9월 2일 국내 스크린에 상륙했다. 기존 공포 장르 흥행 1위였던 '백룸'의 3억 9400만 달러(약 5400억 원)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까지 극찬을 보내며 전 세계 영화계에 화제를 모았다.

개봉 2주 차에 오히려 30% 급증한 이례적 역주행

'옵세션'의 흥행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 곡선이 일반적인 공포 영화와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통상 공포 영화는 개봉 첫 주말 코어 팬덤이 몰린 뒤 2주 차부터 관객 수가 급감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이 작품은 개봉 2주 차 주말 수익이 1주 차 대비 오히려 30% 폭증하는 기이한 역주행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올해 5월 북미 개봉 이후 평가가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로튼토마토에서 322명의 평론가가 매긴 신선도 지수는 93%, 1만 명 이상의 실관람객이 매긴 팝콘 지수는 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체스·토론토·부천까지…글로벌 영화제 트로피 싹쓸이

이 작품은 2025년 제58회 시체스영화제에서 오피셜 판타스틱 심사위원특별상, 작품상, 관객상을 휩쓸며 3관왕을 차지했고,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 관객상 러너업, 2026년 제52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관객상,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 초이스 월드 장편 감독상까지 연이어 거머쥐며 세계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 작품과 '백룸'을 예로 들며 극장을 찾는 관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젊은 세대인 만큼 이들과 직접 소통하는 젊은 영화 제작자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도 공포 영화 제작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게임 디자이너 코지마 히데오 역시 니키 역의 인디 네버레티에게 완전히 매료될 것이라며 극찬을 보탠 바 있다.

유튜브 스케치 코미디언에서 장편 감독으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 이 작품의 중심에는 1999년생 신예 커리 바커 감독이 있다. 그는 대학 동료 쿠퍼 톰린슨과 함께 2인 스케치 코미디 유튜브 채널 'that's a bad idea'를 운영해온 크리에이터로, 지난 2023년 자신의 채널에 올린 단편 공포 영화 '더 체어'가 눈길을 끌면서 프로듀서 제임스 해리스로부터 장편화 제안을 받았다. 바커는 이 기회를 살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 'Treehouse of Horror II'에서 부분적으로 영감을 얻은 또 다른 구상이었던 '옵세션'을 역으로 제안했고, 2024년 10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작품을 완성했다. 감독은 극 중 베어와 통화하는 '원 위시 윌로우'의 상담원 목소리로 직접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백룸'의 케인 파슨스, '아이언 렁'의 마크 피슈바크 등과 함께 유튜버 출신 감독들의 영화계 진출 흐름을 대표하는 인물로도 꼽힌다.

신인 배우들이 완성한 날것의 리얼리티

사실적인 공포를 위해 배우진 역시 낯익은 톱스타 대신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신인급 얼굴들로 채워졌다. 마이클 존스턴, 인디 네버레티, 쿠퍼 톰린슨, 메건 롤리스 등 주연 배우들은 기존에 소비된 이미지가 없는 만큼 캐릭터 자체로 화면 속에 온전히 녹아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니키 역의 인디 네버레티는 제작을 맡은 프로듀서 크리스천 머큐리로부터 "진정한 라이징 스타"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해외 매체들로부터는 '차세대 호러 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서서히 이성을 잃고 광기에 사로잡히는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는 마치 실제 상황을 훔쳐보는 듯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는 평이다.

단 하나의 소원, 되돌릴 수 없는 저주의 시작

극의 뼈대는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니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성을 잃은 주인공 베어의 선택에서 뻗어나간다. 낡은 골동품 상점에서 무엇이든 이뤄준다는 유물 '원 위시 윌로우'를 손에 넣은 베어는 "니키가 나를 가장 사랑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그날 밤 두 사람은 실제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유물에는 오직 단 하나의 소원만 허락되며 한 번 내뱉은 소원은 어떤 경우에도 취소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규칙이 존재했다. 사랑을 향한 단순한 바람이 상대의 의지와 무관하게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니키의 감정과 행동은 점점 통제를 잃어가고, 베어는 자신이 빌었던 소원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108분짜리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유니버설 픽쳐스가 수입·배급을 맡았으며, 690배라는 흥행 신화가 한국 극장가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