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의 SUV는?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차는 차체가 살짝 높고 비포장 도로를 어느 정도 달릴 수 있으며 짐칸이 넓어야 한다. 거기에 시트 포지션이 높아 전방 시야가 확보되고 운전도 편해야 한다. 바로 SUV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UV 트랜드가 힘을 싣고 있다. SUV 돌풍이 불어온 지는 꽤 됐다. 세단의 위세를 꺾었고 대중적 승용차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SUV를 조금 더 세밀하게 보면 또 다른 매력이 숨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우선, SUV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잦아서다. SUV란 스포츠 유틸리티 비히클(Sport Utility Vehicle)이라는 뜻으로 레저 활동에 적합한 타입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사실 레저 활동에 더 적합한 명칭을 가진 차종이 있다. RV다. RV의 약자는 레크레이션 비히클(Recreational Vehicle)이다. 동의어로 캠퍼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포털의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카니발, 카니발 하이리무진, 토요타 알파드,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심지어 스타리아 캠퍼 모델까지 포괄한다. 하지만, 이런 차들은 미니밴으로 통한다.

MPV로 착각할 수도 있다. MPV는 다목적 차량(Multi Purpose Vehicle)을 뜻한다. 이 역시 미니밴 타입을 지시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구분이 잘 안 된다. 오프로드 차도 혼란을 가중한다. 자동차에서 ‘스포티하다’라는 의미가 두 가지가 있는데, 온로드에서 잘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비포장 도로나 험로를 달릴 때 스릴감이 넘친다고도 말한다.

싼타페 XRT 컨셉트 사진=현대자동차


요즘에는 도심형 SUV 조금 더 강세다. 도심형 SUV의 대표주자로는 최근 몸집을 키운 현대차 싼타페를 꼽았다. 전기차로는 기아 EV9이 도심형 SUV로 매우 적합하다. 특히, 싼타페의 경우는 세대 변경을 거치면서 오프로드 성향을 많이 받아들였다. 기존에 조금 더 도시 중심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세대는 각지고 딱딱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실제로 현대차는 험로 주파용 싼타페 XRT 컨셉트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내년에 호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싼타페 XRT의 설계는 싼타페 개발 당시부터 오프로드를 염두에 뒀다는 걸 증명한다.

기아 EV9 GT-라인 사진=기아


전기차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EV9 역시 오프로드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다. 캠핑 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도로를 벗어난 곳에서 여러 가지 가전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V2L 기능이 매우 유용하다. 배터리 용량이 허락하는 선에서 얼마든지 히터나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 본 특징 덕분에 계절에 상관없이 전기차로 차박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아이오닉5는 해치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안팎으로 모두 SUV로 생각하고 있다. EV6도 마찬가지다. 전기차는 고용량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탑재하기 때문에 측면 판넬부를 알게 모르게 넓혀야 하고 실제로 지상고가 높지 않기 때문에 뚱뚱해져 보일 수밖에 없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사진=스텔란티스


오프로드에 집약적인 브랜드와 차종도 있다. 이제는 오프로드의 대명사로 굳어버린 ‘지프’ 브랜드다. 세단 모델을 판매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SUV만을 만들었다. 오프로드에 진심인 랭글러 모델, 그리고 도심형에 조금 더 가깝게 만든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그리고 레니게이드까지 SUV에 집중됐다. 특히, 랭글러는 아이코닉한 이미지로 시장에 자리매김했다. 세대가 변경돼도 디자인 변경이 크지 않았으며 전통과 정통을 중요시했다. 한편, 여기에 오프로드에 럭셔리와 탐험이나 모험을 입히면 랜드로버가 된다. 랜드로버는 최첨단 기술들을 대거 적용하고 고급 소재들을 사용해 프리미엄 오프로드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레인지로버는 이미 럭셔리 쪽으로 갔으며, 모험과 탐험이라는 수식어는 디펜더가 이어가고 있다.

푸조 408 사진=푸조


한편, 한껏 멋을 내는 SUV도 있다. 바로 크로스오버다. 쿠페와 SUV의 혼혈아임을 표방하는 크로스오버는 차체는 높고 뭉툭하지만, 날렵한 뒷부분을 가졌다. 얼핏 보면 쿠페의 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크로스오버의 정체성은 적응력에 있다. 볼보의 C40 전기차의 경우 키가 꽤 높지만, 뒤가 쿠페형처럼 생겨서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한다. 푸조의 408같은 경우에도 크로스오버라고 부르지만, 408은 세단에 더 가까운 차체 높이를 갖추고 있다. 안락한 세단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차체가 조금 높아서 승하차시 편리함도 제공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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