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속 노아의 방주와 관련된 대홍수가 실제로 벌어졌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근거로는 약 5000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수생생물의 화석이 제시됐다.
튀르키예 이스탄불공과대학교(ITU)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노아는 인간에 실망해 대홍수를 계획한 야훼의 명으로 거대한 방주를 만든 인물이다.
성서 속 노아의 방주가 실존하느냐는 학계의 오랜 논쟁이었다. 많은 종교 경전이 그러하듯 노아 역시 허구의 인물이며 방주 역시 지어낸 이야기라는 주장 한편에서는 증거가 뚜렷하다는 반박도 계속됐다.
연구팀은 노아 일행이 방주를 타고 마지막에 도달했다고 여겨지는 튀르키예 아라라트산 주변을 중점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5100m가 넘는 아라라트산은 대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일찍이 수몰됐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조사 관계자는 "일찍이 신은 인간의 타락을 한탄하며 대홍수로 멸망시키려 했는데, 마음이 바른 노아에게 방주를 건조하라고 고하고 모든 동물의 짝을 태우게 했다"며 "40일 밤낮을 계속된 홍수 끝에 아라라트산정에 도달했다는 것이 성서 속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화의 에피소드 일부는 사실에 근거한 것도 있듯 노아의 방주도 실존했다고 여겨진다"며 "아라라트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18㎞ 장소에 자리한 거대한 흔적 등 증거도 이미 여럿 나왔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언급한 흔적은 두루피나르(Durupinar)로 불리는 갈철광 지층이다. 그 형상이 어딘가 배를 닮았을 뿐만 아니라 길이도 약 164m로 구약성서 속 방주의 길이 300큐빗(약 157m)과 비슷하다. 때문에 적잖은 학자들이 두루피나르 지층을 노아의 방주가 화석화한 유적으로 본다.
연구팀은 아라라트 산이 과거 물로 뒤덮인 증거를 찾는다면 노아의 방주가 실존했음을 더 확실히 입증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아라라트산 조사에서 기원전 3000년에서 기원전 1500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해양 퇴적물과 조개류 화석 등을 확인했다.
성서 속 대홍수가 일어난 것은 기원전 5500년~기원전 3000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때문에 연구팀은 비슷한 시기에 두루피나르 지층 일대가 물 밑에 있었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우리 연구는 당시 이 지역에 생명이 존재했고 물에 깊이 잠겨 있었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준다"며 "대규모 자연재해가 단기간에 집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아의 방주 조사는 여러 학자와 단체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두루피나르 지층은 1948년 쿠르드족 농민들에 의해 발견됐고 195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측량 임무를 계기로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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