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분양 광고, 알고 보니 ‘속 빈 강정’
중국 후난성 주저우 현에 들어선 새 아파트 단지가 ‘국민 사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30평 기준 약 1억 5,000만 원, 중소도시 기준 결코 싼 값이 아니다. 작년에 완공되어 한창 분양 중인 이 아파트는 외관만 보면 최신 설계와 고급 디자인으로 중산층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속았다”는 한탄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겉만 시멘트, 속은 스티로폼…안전은 어디에?
아파트의 가장 큰 문제는 ‘겉다르고 속다른’ 외장재다. 공식 설명과 달리 얇은 콘크리트 껍데기 안에는 스티로폼(EPS) 단열재가 대량으로 쓰였다. 스티로폼은 단가가 저렴하고 가벼워 대량 시공에 적합하지만, 충격에 약하고 화재에 취약하며 외력·내구성에서도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차원이 다르다. 실제로 스티로폼 몰딩은 화재 시 치명적 확산 통로가 될 수 있고, 여러 중국 신도시와 국내 일부 신축 단지에서도 산불·화재 위험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시공사들은 비(非)난연 제품을 부실 시공에 악용하며, 신고 과정에서조차 소재 사용을 빠뜨리는 사례가 많다.

물이 끓고, 바닥이 젖는 집…“배관 터짐은 기본”
외벽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내부 하자인데, 입주 한두 달 만에 아파트 바닥 아래에서 물이 부글부글 올라오는 광경이 속속 목격된다. 원인은 부실한 배관 시공. 아파트라는 공간의 핵심 인프라인 배수관·급수관이 저품질 자재 또는 조악한 시공으로 인해 입주 직후부터 누수·천공·터짐 사고를 일으켰다. 물바다가 된 집, 곰팡이가 색칠한 벽, 누수로 무너진 바닥…이 단지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최근 중국과 한국, 동남아 신흥국 다수가 “공기 좋고 깨끗한 신축 아파트”를 내세웠지만, 곧 이런 하자가 쏟아지며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항의하는 입주민, 침묵하는 시공사…“공안은 누구 편?”
하자가 심각해지자 입주민들은 대거 집단 항의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또다시 중국 특유의 “제도적 벽”이 등장한다. 주민의 편이 되어야 할 공안(경찰)은 시공사·건설사와 한 편이 되듯 입주민 집회·시위를 제지하고, 문제해결에 비협조적 태도를 반복한다. 실제로 중국 공안은 비판 언론인, 불만 제기 시민, 인권 변호사를 심각하게 감시·탄압한다는 보도도 적지 않다. 하자 아파트의 분쟁 현장에서도 집단 항의와 분쟁이 길어지면 “공안 투입”으로 오히려 문제가 쉬쉬 덮이는 분위기다. 건설사를 대신해 공권력이 저항을 제재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반복된다.

‘값싼 아파트’의 함정, 전국 공명…중국만의 일인가
실제로 중국의 아파트 부실 논란, 다 싼 값·고밀도 건설·속도전 경쟁의 부작용에서 시작된다. 단가 절감을 위해 현장에서 스티로폼이나 저가 마감재를 실제 사용하고, 불량 시공과 검수 부실이 겹치면서 단기간 대규모 하자가 빈발한다. 최근에는 ‘페인트로 그린 창문’, ‘베란다 시공 누락’, ‘외관 무너짐’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부실공사 사례도 매년 속출하고 있다. 이는 도급 및 하도급 구조, 현장 인력의 비숙련화, 규제와 처벌의 미흡, 견제 없는 공무원·정부와 건설사의 유착까지 사회 전반 구조적 모순과 맞닿아 있다.

고발 그 후…피해는 누가 책임지나, 제도적 대안마련 시급
입주민들은 “그나마 시공사가 있는 동안에는 보수를 해달라고 목소리라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시공사가 아예 사라지거나, 회사가 파산하면 피해자는 평생 두 손 놓고 산다”고 토로한다. 인허가 감시, 소재 단가 낙찰, 검수 시스템, 법적 대응이 아파트 시장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국민이 비슷한 ‘주거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유사 사례 증가, 신축 아파트에 대한 불신, ‘구축이 더 낫다’는 인식도 이런 상황에서 자라났다.